성동구 선거구 획정과 구민의 분노
성동구 선거구 획정과 구민의 분노
  • 성광일보
  • 승인 2016.02.25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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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욱/논설주간

한 해가 또 지나가니 바야흐로 선거 해인가?
건물 벽면을 장식한 예비후보들의 현수막은 현란하다.
자기를 주목하라는 절절한 구호 속에
장차 선거구를 잃어버릴 성동구민의 분노가 배어 있다.

▲ 이춘욱/논설주간
국가구성의 근간이 되는 헌법재판소는 현행 국회의원 선거구가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하였다. 지난 해 말로 효력은 없어졌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는 '2016. 4. 13 수요일’로 법정되어 있는데 아직 선거구 획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 국회의원 선거구가 이리되고 저리됨에 뭐가 그리 중요할 것인가 할 수 있으나 우리 성동구민의 자존심이 예 있다.

선거구에 관한 위헌결정 주요 쟁점은 인구편차가 2:1을 넘지 않아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 기준에 따라 어떤 선거구는 분구가 되어 늘어나는 반면에 없어져야 하는 곳이 있는데 성동구와 인접한 중구가 포함된다.

그런데 이 중구를 살리기 위해서 성동구의 옥수동과 금호동을 떼어다가 채움으로 중구 선거구를 유지하겠다는 발상이다. 성동구는 그냥 주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두 곳인 선거구가 하나로 줄어든다.

이것은 마치 다리가 없어진 사람에게 하나를 떼어주고 두 사람 모두 외발이가 되고자 하는 발상이다. “성동이 무슨 중구의 대리모인가?”라는 구호가 참으로 가슴에 와 닿는다. 민심이 이반 됨은 물론 선거제도 자체를 희화화시키고 있다.

이 발상이 더욱 한심스러운 것은 더 있다.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의 근거를 삼은 성동구 갑·을 선거구를 하나 없애고자 하는 점이 전제하고 접근하는 것이 문제다. 중구는 성동구에 인접하고 있어도 성동구와 함께 선거구가 된 적은 없다.

한 때 서울의 절반이나 차지하고 있었던 성동구의 옛 영광으로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었다. 중구가 단독선거구가 아닐 때는 종로·중구가 한 선거구였고, 중선거구 제도를 시행한 5공화국 경우에는 종로·중구·용산이 한 선거구였다.

시작은 이 중구를 종로와 합치면 단독선거구 인구상한선을 초과하여 - 참고로 인구의 상한선과 하한선은 기준 일에 따라 유동적임 - 이른바 종로·중구 ‘갑 선거구’와 '을 선거구’로 나뉘게 된다. 용산구와 함께 해도 마찬가지다. 선거구가 줄어들지 않는다. 그래서 정치권의 얄팍한 고민은 서울의 다른 선거구를 늘리기 위해 성동구 선거구 하나를 반드시 없애야 한다는 사실을 전제하고 말았다. 성동구는 과연 이렇게 역사적으로 항상 내어주고 마는 운명을 거쳐 왔는가 궁금하다.

이러한 결정의 이면에는 추악한 정치권의 단면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여야 한다. 바로 비례대표 의석을 하나라도 더 가지기 위한 이해타산에서 비롯되었다. 비례대표제도 취지가 변질되고 오직 가신만을 위한 자리이며, 그곳에 앉은 이는 국민을 외면하고 주군을 맹종해야 하는 식으로 타락한 것은 지난 역사가 반증한다. '나봐라 식'의 막말을 일삼고 전문성은 오직 계파수장에 대한 충성이 전부인 사람을 줄이지 않기 위한 성동구민의 희생이라니 이보다 더 황당할 수는 없다.

예전에 서울특별시 상징마크는 여덟 개 별모양이었다. 이것은 광복 이전에 8개 구청이 있었던 것을 상징하였다.

성동구는 그 기에 포함되어 유수가 깊다. 1975년 강남구가 생기기 이전까지 80여 개 법정동을 가져 최대 전성기를 구가하였다. 중구 신당동에서 장안동과 면목동을 거쳐 지금 광진구 전부와 강동의 암사동과 고덕동을 아우르고 송파와 잠실을 비롯하여 말죽거리와 반포·서초는 물론 멀리 원지동까지 실로 방대하였다.

그러던 성동구는 갈라져 내어준 구청만 다섯 곳이나 된다. 헌법재판소의 선거구 관련 인구편차 기준은 점점 강화된 측면이 있다. 종국에 광진구와 분리된 이후로 성동구는 인구 맞추기가 아슬 하였다. 하지만 지금 선거구는 법률에 위반되지 않고 헌법재판소의 결정에도 한 치의 어긋남이 없다. 그러나 소위 '선거구획정위원회'라는 괴물의 손에 의해 없어질 지경에 이른 것이라니 과연 구민들은 필경 분노해야 할 것이다.

성동구의 뜻있는 인사들에 의해서 대책위원회가 구성되고 성동구청장이 이에 임하여 국회를 항의 방문하는 등 여론이 거세건만 이것을 수렴하는 절차조차 없다. 정치권은 자기 부끄러운 것을 아예 모른다. 종국에 그냥 확정되어 없어지고 말면 성동구민의 상실감과 좌절은 장차 어찌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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