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여행>풍치 아름다운 인천 앞바다의 섬들
<테마여행>풍치 아름다운 인천 앞바다의 섬들
  • 성광일보
  • 승인 2016.03.0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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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긴 여름을 보내고 수확의 계절을 맞았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9, 10월은 여행을 떠나기 딱 좋은 달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인천 앞바다의 섬들은 가을 소풍지로 제격이다. 도시의 휘황함에 젖어 있는 현대인들에게 작고 외진 섬은 차분히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

인천 앞 바다에는 수많은 섬들이 떠 있지만 신도, 시도, 모도는 방조제와 연륙교로 이어져 있어 하루만에 다녀올 수 있다. 1박 2일 일정이라면 신도에서 떠나는 배를 타고 장봉도까지 둘러볼 수 있다. 이들 섬(신도, 시도, 모도)은 하나의 섬같이 느껴지지만 분위기는 제각각이다. 신도가 좀 더 광활하고 활달하다면 그보다 작은 시도와 모도는 고즈넉하고 아담하다.

삼목선착장에서 신도행 카페리에 몸을 싣는다. 배의 갑판에 오르면 저만큼 신도가 손짓한다. 배가 출항하면서부터 시종 갈매기 떼와 행복한 동행을 한다. 그렇게 배를 타고 10분이면 신도에 닿는다. 짧은 뱃길이지만 바다의 가을 기운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 카페리에 자동차를 싣고 갈 수 있지만 경치 수려한 섬길을 따라 걷거나 마을에서 빌려주는 자전거를 타고 둘러보길 권한다. 풍광이 아름다운 이 세 섬은 드라마 영화 촬영지로 유명세를 타면서 젊은 연인들이 부쩍 많이 찾고 있다.

신도에 내려 마을길을 따라 5분쯤 가면 두 갈래 길이 나온다. 우측 길로 가면 신도를 한 바퀴 돌아보게 되고 왼쪽 길은 시도-모도로 이어진다. 신도는 3개의 섬 가운데 가장 면적이 넓지만 이렇다 할 볼거리는 없다.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는 섬길은 대체로 잘 닦여 있어 걷거나 자전거 통행에 무리가 없다.

☛신도에 우뚝 솟은 산
신도(信島)는 이곳 주민들이 성실하고 믿음이 있다 해서 붙여진 지명이라고 한다. 소금을 생산하던 곳이라서 진염(眞鹽)이라고도 부른다. 이곳에서 나온 소금은 품질이 우수해 조선 말기부터 큰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지금은 시도에 염전 일부가 남아 있다. 신도 한복판에 불쑥 솟은 구봉산(178m)은 가벼운 마음으로 올라볼만한 산이다. 아홉 개의 봉우리가 솟아 산 이름이 구봉산(九峰山)이다.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벚나무와 낙엽송이 우거진 산길을 따라 산악자전거와 트레킹을 즐기기에 좋다.

산 허리쯤의 구봉정(쉼터)에 서면 가까이는 인천국제공항과 강화도가 보이고 그 옆으로 서해의 작은 섬들이 사이좋게 마주보고 있는 모습이 두 눈 가득 들어온다. 특히 밤에 구봉정에 오르면 공항에서 펼쳐지는 빛의 파노라마를 감상할 수 있다. 산불감시탑만 서 있는 정상에는 별다른 표식이 없어 이곳이 정상인지 헷갈린다. 구봉산은 무엇보다 둘레길이 참 좋다. 산 중턱을 가로지르는 이 둘레길 중간 중간에는 쉼터(나무의자)와 약수터(성지약수터)가 있다. 산행 총 길이는 약 3㎞로 느긋한 걸음으로 1시간30분이면 마칠 수 있다. 구봉산에서 내려와 신도 북쪽으로 가면 왕봉산과 안산, 신도저수지, 갯벌체험장, 체험마을인 푸른벗말마을을 만나 볼 수 있다. 푸른벗말마을에서는 연중 포도따기, 바다낚시, 염전체험 등 체험 행사를 진행한다.

☛행정 중심지인 시도
신도에서 연도교(連島橋·섬과 섬을 잇는 다리)를 건너 시도로 들어간다. 신도와 시도를 잇는 이 연도교는 원래 하루 두 번만 모습을 드러내던 잠수교였지만 조류 흐름이 바뀌고 뻘이 쌓이자 잠수교를 헐어내고 2005년에 400미터 길이의 다리를 놓았다. 시도(일명 살섬)는 신도보다 작지만 면 중심지여서 사람들이 많이 드나든다. 우체국, 면사무소, 종합운동장 등 행정 편의시설이 다 모여 있다. 고려 말 최영 장군과 이성계 장군이 이끄는 군대가 강화도 마니산에서 이 섬을 과녁 삼아 활쏘기 연습을 했다 해서 ‘화살섬’이라고도 불린다.

연도교를 건너면 우측으로 바닷물이 들고 나는 개펄이 아득하게 펼쳐져 있다. 그 모습이 꽤나 역동적이다. 신도와 시도 사이의 바다는 예부터 대나무 발(살막이)을 설치해 물고기를 잡던 곳인데 지금도 낚싯줄을 던지면 망둥이와 우럭을 심심찮게 낚을 수 있다. 해당화가 길게 늘어선 바닷가 둑길을 따라가면 갈대 무성한 생태공원과 염전이 나온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소금은 저염도의 천일염으로 소금을 사러 대도시에서 일부러 찾아오기도 한다.

현대식 주택들이 즐비한 꼬불꼬불한 섬길을 따라 깊숙이 들어가자 앞으로 탁 트인 바다가 나타난다. 수기해수욕장이다. 고운 모래와 소나무숲이 둘러싸고 있는 수기해변 저 멀리로는 강화도가 손에 잡힐 듯하다. 해변 한쪽에 한 폭의 그림처럼 들어선 건물은 드라마 <풀하우스> 세트장이다. 드라마가 끝난 지는 오래됐지만 세트장은 아직 그대로 있다. 말 그대로 전시용이다. 전망이 확 트인 통유리창과 바다로 뻗은 나무데크가 꽤나 이국적이다. 세트장 앞에 펼쳐진 활처럼 휘어진 해변도 무척 아름답다.

드라마에서 주인공 이영재(비)와 한지은(송혜교)이 살던 집 거실 앞과 해변으로 나 있는 나무테라스는 기념사진 포인트. 시간이 있다면 세트장 앞 개펄에서 바지락, 게, 소라, 참고동 등을 캐거나 해변 동쪽 끝 갯바위지대로 가서 망둥어 낚시를 즐기는 것도 좋을 듯. 풀하우스 세트장에서 500미터 거리에 있는 드라마 <슬픈연가> 세트장. 그러나 아무렇게나 방치돼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지중해 연안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하얀색 단층 건물은 빛이 바랬고 그 앞에는 짓다 만 건물이 덩그렇게 서 있다. 세트장 뒤편에서 바다 건너로 바라보이는 강화도 마니산이 그림 같다.

☛작지만 아름다운 섬
시도에서 모도로 건너간다. 시도와 모도를 연결하는 400여 미터의 다리(연륙교)는 섬사람들의 삶을 180도로 바꿔놓았다. 다리가 놓이기 전에는 하루 두 번 물이 빠진 틈을 타 건너야 했다. 다리를 건너면 우측으로 ‘노르메기’라는 해안이 있는데 낚시 포인트다. 입질을 기다리는 서너 명의 낚시꾼들이 옹기종기 앉아 있다. 모도는 50여 가구가 사는 작은 섬으로 주민들 생계인 고기가 잡히지 않고 띠만 잡힌다 하여 띠 모(茅)자를 따서 모도란 이름을 지었다. 지명의 유래가 재밌다.

모도에는 암행어사 불망비(不忘碑)가 하나 있다. 130여 년 전 강화 출신 암행어사 이건창이 과중한 세금과 부역에 시달리던 모도 주민에게 세금과 부역을 면제해주자 주민들이 이를 기리기 위해 세웠다고 한다. 불망비 옆으로 난 좁은 길을 따라가면 그 끝에 해변의 모양이 배 밑구멍처럼 생겼다는 배미꾸미해변이 있다. 이 또한 지명이 재밌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 ‘시간’을 촬영했던 곳으로 탁 트인 해변 한쪽에는 조각공원이 들어서 있다. 조각가 이일호 씨가 사랑과 성을 주제로 한 에로틱한 조각 작품 50여 점을 전시해놓았다. 조각공원 앞으로는 자그마한 해변과 기암들이 병풍처럼 늘어서 있고 바다 건너로는 장봉도가 그림처럼 떠 있다. 아담한 카페와 펜션도 마련돼 있어 하룻밤 머물 수도 있다. 인천공항에서 5분마다 이륙하는 비행기의 소음이 다소 거슬리긴 하지만 반나절 여행지로 딱 좋은 곳이다. 입장료 2000원을 받는다.

☛인어의 전설이 깃든 장봉도
모도 앞에 떠 있는 장봉도는 연륙교로 이어지지 않아 신도에서 다시 배를 타고 가야 한다. 신도 선착장에서 장봉도행 카페리를 타면 20분 남짓 걸린다. 물론 차도 싣고 갈 수 있다.
선착장에 내리면 인어상이 반겨준다. 인어상 비문에 적혀 있는 전설이 눈길을 끈다.

<장봉도는 옛날부터 어장으로 유명한 곳이다. 우리나라 삼대 어장의 하나로 손꼽던 곳이다. 옛날 어느 때인지는 잘 알 수는 없어도 장봉도 날가지 어정에서 어느 어민이 그물을 낚으니, 인어 한 마리가 그물에 걸려 나왔다. 그들은 말로만 전해들었던 인어가 나오자 깜짝 놀라 자세히 보니, 상체는 여자와 같이 모발이 길고 하체는 고기와 흡사하다. 뱃사람들은 그 인어를 측은히 여기고, 산 채로 바다에 다시 넣어주었다 한다. 그 뱃사람들은 수 삼 일 후 그 곳에서 그물을 낚으니 연 삼일 동안이나 많은 고기가 잡혀, 이는 그 인어를 살려준 보은으로 고기를 많이 잡게 된 것이라 여기고 감사하였다고 전한다.>(비문 전문).

선착장에서 섬마을 버스나 승용차를 끌고 산모롱이를 구불구불 돌아 언덕에 올라서면 툭 트인 바다가 막힌 가슴을 뻥 뚫어준다. 해안선 길이가 22.5km에 이르고 구릉성 산지가 동서로 길게 뻗어 있으며 때론 논이 때론 밭이 사이좋게 이어지는데 그 끝에는 푸른 바다가 넘실댄다. 장봉도는 이처럼 섬을 이루는 산지와 봉우리가 많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섬사람들도 반농반어로 생계를 꾸려간다.

아직 개발이 못 미쳐 섬은 한적하기 이를 데 없다. 그런 만큼 아직 섬 본래의 기능이 살아 있어 여느 섬들과는 다른 풍치를 보여준다. 섬 안에는 아담한 세 개의 해변(옹암, 한들, 진촌)이 펼쳐져 있어 잠시 쉬어갈 수 있다. 길이 2km의 백사장과 100년이 넘는 소나무들이 숲을 이룬 옹암해변은 물이 빠지면 드넓은 갯벌에서 모시조개, 동죽, 바지락, 대합 등을 잡을 수 있어 그 재미가 쏠쏠하다. 한들해변을 지나 야트막한 산을 넘어 장봉 3리에 이르면 낙조와 석양이 아름다운 진촌해변이 나온다. 바로 앞에는 무인도인 멀굿이 그림처럼 떠 있다. 썰물이면 마을 아낙네들이 그곳까지 걸어가 조개와 해초를 캐온다. 멀굿이 말해주듯 장봉도에는 우리 고유어를 지명으로 부르는 곳들이 많다. 망토섬, 감투산, 날가지, 뒷장술, 독바위, 거무지, 아기노골, 아구노골, 똥골, 뱀메기 뿌리 등등 이름만 들어도 뭔가 신비한 기운이 감돈다. 이 섬 해안 가 솔숲에는 천연기념물 제360호와 제361호로 지정된 노랑부리백로와 괭이갈매기가 서식하고 있다.

◆교통편(지역번호 032)=인천공항고속도로 화물청사 나들목으로 나와 북쪽 방조제 도로를 따라가면 삼목선착장이 나온다. 삼목선착장에서 매시 10분에 신도를 거쳐 장봉도로 가는 배편이 출발한다. 첫 배는 아침 7시10분, 막배는 저녁 6시10분이다. 뱃삯은 신도에서 나올 때 받는다. 신도에서 삼목으로 돌아오는 막배는 저녁 6시30분. 요금: 어른 4000원, 승용차 2만원(어른 1명 포함). 삼목선착장(www.sejonghaeun.com 032-884-4155).

◆맛집=신도에 전망대횟집(751-7536), 부자신도식당(751-8207), 섬마을식당(751-0260)등 식당이 여럿 있다. 삼목선착장에서 을왕리 해수욕장 가는 길에 칼국수 맛이 일품인 황해칼국수집(746-3017)이 있다. 다시마를 우려낸 진한 국물에 10여 가지의 해산물이 압권이다. 주말엔 평균 30분 기다려야 한다. 1인분 7000원.

◆숙박=신도에 신도펜션(010-9594-8212), 매료 37.5(010-2861-0375) 등이 있고 시도 서쪽 해안의 아일랜드스토리(752-1155), 이솔라펜션(752-9255) 등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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