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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희구 박사의 번안시조
봄이 돌아오니 여전히 백화 만발하구나 : 返本還源한시 향 머금은 번안시조(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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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3.18  12:3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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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돌아오니 여전히 백화 만발하구나 : 返本還源 / 만해 한용운

이제 주객이 텅 빈 원상 속에 자신의 모습이 있는 그대로 비춰짐을 묘사한다. "산은 산이오. 물은 물이라"라는 이론과 만물을 있는 그대로를 바르게 바라볼 수 있는 참된 지혜를 상징한다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모두 하나같이 사랑한다고 했다. 이제는 '나'와 '너'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있는 그대로의 실상(實相)만 있을 뿐… 이 단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견성(見性)’이라는 단계가 된다. 시인은 고개 돌리니 털도 뿔도 나지 않은 곳에, 봄이 돌아오니 여전히 백화가 만발하는구나 라고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

   
 
返本還源(반본환원)  /  만해 한용운

삼명육통 공력으로 될 일이 아니거늘
고개를 돌렸더니 털도 뿔도 없는 곳에
여전히 백화만발하구려, 오는 봄 맞이하며.

三明六通元非功 何似若盲復如聾
삼명육통원비공 하사약맹부여롱
回首毛角未生外 春來依舊百花紅
회수모각미생외 춘래의구백화홍

봄이 돌아오니 여전히 백화 만발하구나(返本還源)로 번안해본 칠언절구다. 작자는 만해(卍海) 한용운(韓龍雲:1879~1944)이다. 위 한시 원문을 의역하면 [삼명육통(三明六通)은 공력으로 될 일이 아니거늘 / 어찌 소경이나 귀머거리처럼 할 것인가 // 고개 돌리니 털도 뿔도 나지 않은 곳에 / 봄이 돌아오니 여전히 백화가 만발하네]라는 시상이다. 아래 감상적 평설에서 다음과 같은 시인의 시상을 유추해 본다. ‘공력 아닌 삼명유통 盲者 聾者 아니리니, 털도 뿔도 나지 않아 봄이 와도 백화만 만발’ 라는 화자의 상상력을 만난다.

위 시제는 [근원으로 돌아오다]로 번역된다. 사람과 소는 둘이 아니다는 이론은 색즉공이요 공즉색이라는 시상에 바탕을 둔다. 이를 공생공멸이라는 측면에서 ‘근원으로 돌아가다’고 했다. 사람과 소를 다 잃어버렸지만, 불가에서는 새로운 시작의 출발점으로 보려는 시상 앞에 설법의 오묘한 진리를 본다.

시인은 삼명육통(三明六通)은 공력으로만 될 일이 아닌 데도 어찌 소경이나 또 귀머거리처럼 할 것인가라는 계명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삼명(三明)은 ① 천안통, ② 숙명통. ③ 누진통이다. 육통(六通)은 ① 신족통, ② 천안통, ③ 천이통, ④ 타심통, ⑤ 숙명통, ⑥ 누진통을 말하면서 공력으로 미칠 일이 아니라고 했다.√ 화자는 다시 고개 돌리면서 털도 뿔도 나지 않은 곳에, 봄이 돌아오니 여전히 백화가 만발하는구나라는 호소 한 마디로 모두가 이제 근원으로 돌아왔음을 역설한다. 참 진리의 면모다.

불가에서는 반본환원(返本還原)를 다음과 같이 기린다(頌). [근원으로 돌아가 돌이키니 온갖 노력 기울였구나(返本還源已費功) / 차라리 당장에 귀머거리나 장님 같은 것을(爭如直下若盲聾) / 암자 속에 앉아 암자 밖 사물을 인지하지 않나니(庵中不見庵前物) / 물은 절로 아득하고 꽃은 절로 붉구나!(水自茫茫花自紅)]

【한자와 어구】
三明六通: 3가지 지혜와 6가지 신통력. 元: 원래. 非功: 공력으로 되는 일이 아님. 何: 어찌하여.似若: 같다. 盲: 소경. 復: 또. 如聾: 귀머거리. // 回首: 고개를 돌리다. 毛角: 털과 뿔. 未生: 나지 않다. 外: 밖에. 春來: 봄이 돌아오다. 依舊: 옛것에 의지하다. 百花: 온갖 꽃. 紅: 붉다. 만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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