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사업의 허울
도시재생사업의 허울
  • 성광일보
  • 승인 2016.05.10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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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욱/논설주간

▲ 이춘국/논설주간
우리가 편하고 쉽게 이해하고 있는 재개발사업은 1970년대 초반 도시계획법에 재개발에 관한 규정이 신설되면서 시작되었다. 서울특별시의 경우 1970년대 초반 기존시가지는 거의 전부가 재개발사업으로 구역지정이 되었다.

전쟁의 상흔위에 무분별하게 들어선 슬럼가를 살만한 고급 아파트단지로 변모시킨 이 재개발사업과 재건축사업이 도시계획적인 측면에서 가지는 순기능은 결코 무시해서 될 것이 아니다. 숱한 애환과 땀이 묻어 가능한 역사적인 산물이라 해도 된다. 일부 부정적인 측면을 침소봉대하여 진실을 가리는 예가 참으로 많다.

일본을 비롯한 숱한 외국 도시계획 전공자들의 배움터가 되었던 서울의 재개발 사업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가는 안타까운 측면이 강하다. 그것이 누가 서울시장에 되느냐에 운명 지워진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종로구 이화동 일대는 진즉에 재개발구역으로 지정이 되었으나 시간이 70년대에서 멈추어 버린 곳이다. 도시재생사업을 한답시고 재개발사업을 하고자 하는 부류를 적대시한 결과이다.

극도로 열악한 주거환경은 배고프던 구시대를 경험하는 체험장이다. 화려한 한류의 이면을 비추어 한국을 비판하고자 하는 중국사람은 물론 식민지배의 옛 서울을 느끼고자 하는 일본 관광객들의 소음은 광기가 되었다.

빈민적인 삶과 열악한 생활여건을 추억으로 치부하여 합리적 사고가 결여된 자들은 페인트로 벽화를 그렸다. 4~50년 전의 국민적 단합을 요구하던 표어도 그대로 흉내 내었다. 재산권 행사를 위해서 투자한 이나 그기에 살며 재개발 업이 시행되면 영구임대주택이라도 기대하는 세입자는 영 불편하다. 그러니 벽화를 훼손하고, 붉디 붉은 글씨로 황칠을 해서 맞불을 놓았다. 마치 해방정국의 좌우 대립을 그린 영화를 보는 듯하다.

이러한 대립의 바탕은 누가 시장이 되느냐에 있다면 이 또한 서글픈 일이다. 왜색용어를 지운다고 온통 어법에도 맞지 않는 법률을 제정하였다. 이 때 도시재개발사업을 대신한 것이 정비사업이었다. 어떤 이는 “차량 정비소를 뭐 이렇게 거창하게 하는가 싶었다.”는 것이 시사하는 바도 있다.

2003년부터 시행된 이 정비사업은 몇 년을 버티지 못하고 그 주도권을 '뉴타운 사업'에 내어 주고 만다. 이명박 시장 때는 물론이고 2008년 대선 때에는 광풍이 몰아친 바가 있다. 그러나 이 뉴타운 사업 또한 역사유물관에 가야할 처지를 결코 벗어나지 못하였다.

아이러니 한 것은 바로 뉴타운 사업을 만들어 바람을 일으킨 사람에 의해서라는 거다. 이명박 시장은 대통령이 되자 신도시 사업의 일종인 보금자리주택을 주창하였다. 재개발과 신도시는 양립할 수 없는 숙명을 지녔다. 도심이야 황폐화가 되던 상관없이 충분한 토지보상으로 민원 없이 공동주택을 쉽게 지을 수 있는 사업이 신도시 사업이다. 위정자가 수월한 강남개발과 같은 신도시 사업에 심취하면 균형 잡힌 도시개발은 요원한 법이다.

정비사업에서 뉴타운사업으로 갈지자 행보를 하던 재개발사업은 요즘은 '도시재생사업'이라는 허울로 형색을 바꾸었다. 우려하던 바대로다. 서울시장이 바뀌니까 그리되는 것이다. 도시재생사업이라는 것은 경험자에게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재개발사업의 사업기법 중에 '수복재개발사업'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이면 충분하다. 철거민을 양산하고 세입자를 내쫓는다는 부정적인 한 쪽을 부각한 나머지 도입한 사업이다. 시장의 내면적 생각이 좌우 어느 쪽이냐에 따른 사업의 도입이라 해도 절대 과한 말이 아니다.

더욱 한심한 것은 이 도시재생사업이라는 것은 필연적으로 한시적인 것이 될 수밖에 없다. 그간의 제도 변천이 명확하게 비추고 있다. 무소불위가 아니라 시장 아래 오직 한사람 일소불위의 권한을 가지고 추진한다는 도시재생사업이다. 사람 따라 사업기법이 바뀐다면 도시재개발사업의 종착지는 과연 어디일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더불어 신기한 것은 서울의 이 황당한 제도는 곧바로 지방이 따른다는 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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