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원/용마초 6년
피에로
이혜원
눈에는 눈물을
입에는 미소를 띤
나는 우스꽝스러운 피에로
슬픔을 미소 뒤에 숨기고
고통을 우스꽝스러운 행동 뒤로 감추고
오늘도 난 춤을 춘다
이번이 마지막이라 다짐하고
소리 없이 아우성치는
내 눈물을 애써 외면한다
내 눈 밖으로 도망치려는
내 마음은 현실을 알고 있는 듯
몸부림치며 벗어나려 한다
저 만치 서서 날 구경하는
입에 더없이 행복한 미소를 띤 사람들에게
도와 달라 소리치라 한다
이내 잠잠해진 마음은
내 눈에서 탈출해 사람들을 보고
마지막 희망을 단념한다
더 이상 살려 달라 할 수 없는 마음은
그렁그렁 눈물을 머금은 채
조용히 자기의 곳으로 돌아간다
진짜 현실을 마주친 마음은
사람들의 피에로와 같은 눈물을 보고
조용히 눈물을 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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