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춘/시인
취연(炊煙)
최성춘
옹기종기 모여 사는 산골 마을에
저녁밥 짓는 연기 뿌연 해지면
아이들은 시오리 신작로 길 따라
재잘재잘 집으로 돌아오고
아버지는 들판에서 소를 몰고
집으로 돌아오셨다
뉘엿뉘엿 넘어가는 해는
무량산 산 그림자로 덮어 토닥이고
멍석이 깔린 앞마당엔 푸성귀
가득 찬 바구니에 저녁상이 차려졌다
웃음 한가득 먹는 저녁 밥상이
너무도 행복했던 지난날
지금은 밥 짓는 연기 사라지고
앞마당에 깔렸던 멍석은 지난
세월을 둘둘 말고 주인 없는
텅빈 헛간에서 거미의 공중곡예를
보고 있다
※취연(炊煙) : 밥 짓는 연기, 시오리 : 약 6킬로 미터 거리
<문인 소개>
·코튼C&C 대표
·서정문학 시 부문 등단
·문학애 시/낭송 부문 등단
·문학애 자문위원
·한국 서정작가협회 정회원
·문학애 작가협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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