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산문집> ‘외삼촌의 편지’
<신간 산문집> ‘외삼촌의 편지’
  • 이원주 기자
  • 승인 2016.09.08 2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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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사단 신병교육대 훈련병 엄마들을 울렸던 [외삼촌 편지], 산문집으로 출간

 
산문집 [외삼촌의 편지](해드림출판사)는 하늘나라 누이를 대신해 외삼촌이 입대한 조카에게 매일 써주었던 편지들을 묶은 것이다. 육군 22사단 신병교육대 카페 위문편지 게시판에 매일 이 편지가 올라가면서 많은 훈련병 엄마들을 눈물짓게 하였다.

단순히 조카의 안부를 묻고 격려하는 차원을 떠나, 병영생활 시작부터 정서적인 안정을 갖도록 격려하면서 군 생활을 어떠한 마음과 자세로 받아들여야 더불어 좋은 인생 변곡점이 될 수 있는지 외삼촌이 정감어린 메시지를 담았다.

따라서 앞으로 입대할 청년들이나, 지금도 여전히 땀 흘리며 고생할 훈련병들이나, 본격적인 군 생활을 하는 병사들, 자식을 군에 보낸 부모 혹은 여타 가족들과 함께 읽어도 좋을 책이다.

왜 외삼촌이 매일 훈련병 조카에게 편지를 썼을까

수십 년 전이나 지금이나 자식이 입대하면 부모는 마음을 졸이게 마련이다.
이 책 속의 조카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엄마를 잃었다. 30여 년 전 저자의 어머니가 밤새 끓인 백숙을 들고 강원도 외진 골짜기까지 면회를 왔던 것처럼, 특히 엄마의 애틋한 마음은 군 생활에서 가장 큰 위안이다. 그런데 저자의 조카는 애초 이를 기대할 수 없는 처지여서 혹여 그 빈자리가 더 힘들게 할까 봐 훈련 받는 내내 그리고 자대에서 어느 정도 적응이 될 때까지 저자는 매일 편지를 써주기로 마음먹었다. 동기들이나 선후임 엄마들이 면박을 올 때마다 멍하니 지켜볼 수밖에 없는 조카를 떠올리니 짠한 마음을 도무지 내려놓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편지가 주는 정겨움과 따뜻함과 안정감,
일반 사병들이 휴식 삼아 읽으며 정서적 안정과 힘을 얻을 수 있는 책

사회생활에서도 정서가 풍부한 사람은 심리적으로 안정이 되어 있으니 무슨 일이든 열정적이고 하고자 하는 일에도 집중한다. 군 생활도 마찬가지다. 군인이 정서적으로 안정이 되어 있을 때 보다 훈련에 집중할 수 있으며, 내무생활 또한 보다 돈독한 전우애로 이끌어갈 것이다.

사회가 정서적으로 삭막해진 이때야말로 가족 간, 친구 간, 연인 간, 기타 관계에서 다시 끈끈한 편지의 활성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병사들에게는 편지가 주는 정겨움이나 따듯함, 그리고 정서적 안정감은 군 생활하는 데 상당히 유익할 것이다. 이것이 ‘가벼움의 미학’이라고 할 수 있는 [외삼촌의 편지]의 존재감이다.

[외삼촌의 편지]는 병영 체험기나 병영일기가 아니다. 지나온 병영생활 이야기를 묶은 책은 더러 있었지만, 훈련소 때부터 군 생활을 잘할 수 있도록 병사를 격려하며 마음을 다잡아주는 책은 [외삼촌의 편지]가 처음이다.

국방부 권장도서를 보면 시간과 정독을 요하는, 무게감 있는 책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무게감 대신 [외삼촌의 편지]는 마치 나의 외삼촌이 내게 쓴 편지처럼 다정다감하게 느끼면서 사병들이 휴식 삼아 읽는 가운데 긴장과 곤함을 편안한 정서로 순화시켜 줄 산문집이다.

병영생활의 비전 제시, 군 생활은 더불어 자기혁신의 기회

입대하기 전까지 20여 년 세속에서 살다보면 부정적 생각이나 나쁜 습관이 몸과 정신 구석구석 배어 있을 수 있다. 국방의무라고는 해도 22개월이라는 기간은 각종 훈련 및 조직 생활과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몸과 마음을 수련하여 자신을 재탄생시킬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가 경영철학은 ‘창조경제’이다. 이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 자신을 혁신할 ‘자기경영철학’이기도 하다. 자신을 재창조하려면 성찰과 타성으로부터 자신을 개혁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소극적인 자세로 의무나 다하고자 한다면 우리 병사들에게 군 생활은 공허한 시간으로 남을 뿐이다.

군 생활에 ‘수련’의 의미를 함께 담아 자신을 거듭나게 할 수는 없을까. 그래서 군 생활을 마치면 건강한 몸을 유지해감은 물론이요, 예의 바르고 겸손하며, 의롭고 희생할 줄 알며, 가족의 소중함과 이웃 사랑과 효를 깊이 알며, 조직의 질서를 중시하는 좀 더 반듯한 젊은이로 숙성해 있을 수는 없을까. 군 생활을 통해 그런 인격체로 거듭나 돌아온다면 우리 사회와 국가의 저력과 정서도 질적으로 한층 성숙해질 것이다.

<본문 일부>

찬오야, 훈련소 퇴소하기 전날 밤 혹여 하늘을 바라볼 기회가 있거든 너와 마주치는 별 가운데 가장 빛나는 별 하나를 찾거라. 아마 그 별빛이 니 엄마의 눈빛일 게다. 그리고 하늘을 향해 엉덩이를 쑥 내밀어라. 그러면 니 엄마가 “아이고, 우리 아들 장허네!” 하며 엉덩이를 톡톡 때려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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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컴퓨터 속 파일을 정리하다가 네게 썼던 편지를 들여다보면서 책으로 묶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네가 세상살이 하는 데 외삼촌으로서 딱히 해주는 게 없는 거 같아서 이 책을 네게 영원한 선물로 남기마. 비록 네 군 생활할 때 쓴 편지라고는 하지만, 다시 읽어 보면 사회 생활하는 데 힘도 날 테고 네 자신을 다시 한 번 추스를 기회가 되지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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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 차 며칠 시골에서 머물던 날, 커다란 물통의 바가지에 적힌 글귀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단단하고 청결한 용기’
물론 여기의 용기는 그릇을 뜻하는 용기(容器)이다.
녀석이 22개월 동안 군 생활을 하면서 ‘단단하고 청결한 용기(容器)’가 되어 나와도 좋겠고, ‘단단하고 청결한 용기(勇氣)’를 얻어 나와도 좋겠다는 바람을 이 편지 행간마다 담았다.


저자 소개

저자 이승훈(본명: 이재욱)은 전남 순천 생으로 경남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였다.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수필가이며 시인으로 활동하는 중이다.
현재 부정기 간행물 [테마수필]과 정기간행물 계간 [출판과 문학]의 발행인이며, 해드림출판사 대표이다.
개인 수필집으로 수필집 [가족별곡](2010)과 동인 작품집 [오늘도 바람이 분다]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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