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철 작가는 오랫동안 회화와 도예작가로 매일매일 먹을 갈고 화선지를 펼쳐 수묵화의 번짐과 스밈, 파묵과 발묵, 농담 및 여백이 느낌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은은한 매력의 수묵화를 연구하고, 때로는 매일매일 흙덩이를 주무르고 만지고 물레를 차면서 다양한 작업을 시도해 왔지만 도자기라는 한정된 형태의 작품 속에서 한계에 부딪히며 그의 생각을 모두 담아낼 수 없었다. 대중과의 소통에도 문제가 있다는 걸 깨닫고 있을 즈음 일찍이 한나라 때부터 발달한 중국도자기의 도시인 장시성의 징더전(景德鎭)으로 가면서 그 해답을 찾아냈다. 송나라 이후 중국 도자기를 세계적인 명품으로 인정받게 한 징더전은 천혜의 도자기원료 산지로 꼽히며, 특히 토질이 곱고 깨끗한 고령토는 화선지에서의 스밈과 번짐, 파묵과 발묵 등 모든 분야에서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기에 그동안 고민해왔던 최대의 난관을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문제도 많았지만 그동안 고행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때부터 몇 달씩 혹은 틈나는 대로 드나들며 온갖 구상 실험을 통하여 그의 생각을 담아낼 수 있었고 그 동안에 물리적으로 할 수 없었던 기본적인 부분들이 해결되면서 물 만난 물고기처럼 그동안의 연속된 실패와 좌절을 보상이라도 받아내듯이 단순이 입체를 평면으로 옮기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조형성과 예술성을 구현한 새로운 도자화가 탄생한 것이다.
이번 전시는 큰 틀에서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는 반추(反芻)라는 제목의 작품으로 이는 소가 되새김질한다는 뜻으로 우리의 국보급 보물급 명품들의 도자기와 우리 고유의 문화인 장승들을 새롭게 되새겨 우리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이어받아 법고창신(法古創新)과 온고지신(溫故知新)으로 우리문화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고자함이고, 두 번째는 우리 주변의 풍경이나 문인화 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서 도예가 들이 풀어내지 못한 공예 장르의 한계를 평면백자도판에 1330℃라는 고온의 불세례를 견뎌내고 우리 전통 수묵화의 합작품인 도자화를 세계에 널리 알리고자 함이다.
또한 도자화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 우리의 문화를 알리고 이러한 도자화는 우리고유의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작업으로 그 전통을 잇고자 하는 사명감을 가지고 더욱더 정진할 계획이라 한다. 오만철 작가는 “도자화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결하는 고리의 역할로 색깔의 불변 및 영원성, 흙과 불과 안료와의 관계를 연구해서 도자화의 독창성을 확고하게 성립하여 새로운 장르로 성장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만철 작가: 010-3323-7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