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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典에서 배우는 智慧>조고각하<照顧脚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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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15  16:4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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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계 묵 근도/노고산방에서 화옹거사

#1
조고각하(照顧脚下)는 발밑을 살펴보라는 말입니다. 삼불야화(三佛夜話)라는 선화(禪話)에 나오는 화두(話頭)입니다. 중국 송나라 때 오조 법연선사 밑에 삼불(三佛) 제자가 있었다. 불감(佛鑑)혜근, 불과(佛果)원오, 불안(佛眼)청원스님이다. 

세분의 제자와 오조법연스님이 밤길을 멀리 갔다 오는 길에 손에 들고 있던 등불이 바람이 세차게 불자 꺼지고 말았다. 어둠을 밝혀 주었던 등불이 꺼지자 칠흑같이 캄캄해서 앞뒤를 분간 할 수가 없는 지경에 처했다. 

스승인 법연스님이 세 제자에게 그대들은 어떻게 하면 되겠는가? 하고, 묘책을 물었다. 칠흑 같은 밤에 등불에 의존했는데, 그 등불이 꺼져 버렸으니, 어찌 해야 좋겠는가? 하고 묻는 것이다.

그동안 수행한 경지로 이 난관을 해쳐나갈 방법을 말하라는 것이다. 그러자 불감 혜근이 채색 바람이 붉게 물든 노을에 춤춘다(彩風舞丹宵), 대답을 하자, 불안 청원 스님은 쇠 뱀이 옛길을 건너가네(鐵蛇橫古路)라고 대답을 했다. 마지막으로 불과 원오스님은 조고각하(照顧脚下)라고 말했다.

조고 각하는 각자 발밑을 조심히 살펴서 걸으라는 말이다. 어둠은 눈앞에 당면문제다. 선(禪)은 현실 문제를 극복하는데 있다. 조고 각하는 이 삼불(三佛) 선화(禪話)에서 비롯된 것이다. 선(禪)의 본질은 바로 지금 여기에서 자기 일을 통해서 현실 문제를 제시하고 해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스승 법연선사가 묻는 것은 바로 지금 여기에서 이 어둠을 해결할 방법을 물었다. 그런데 세 제자 답이 각기 다르게 말하고 있다. 세 제자 중에 불과 원오스님만 “발밑을 살피십시오”했다.

어둔 밤길은 한발 한발 조심히 살펴 걷는 것이 최상이다. 한 발 잘못 걸으면 산길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다. 발밑을 살펴보라는 말이 살아 있는 말(活句)이다. 발밑을 보지 않으면 천길 만길 절벽 밑으로 떨어져 죽게 된다. 그래서 발밑을 살피라는 말이다. 선禪의 핵심은 인생의 근본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다. 관념의 늪에 빠진 것은 선(禪)이 아니다. 당송(唐宋)때 선(禪)이 너무 관념적 구두선(口頭禪)으로 흘러갔다. 그것을 이 조고각하 선화가 바로 지금, 여기서, 현실적 문제로 전환 시킨 계기가 되었다. 절에 가보면 스님 들이 신발 벗어놓은 마루 토방을 보면 절마다 조고각하(照顧脚下)라고 써 놓았다. 그리고 신발이 가즈런히 정돈되어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그것은 각자 발밑을 살펴보면서 수행 하라는 말이다. 신발을 벗을 때 제 자리에 놓았는지, 나갈 때 바로 신을 수 있게 놓았는지 살피는 것이 수행 규칙이다. 신발 하나 잘 벗어놓는 것도 수행이다,

#2
신발 정돈이 잘 되어 있는 집은 도둑도 그냥 간다고 한다. 털어 갈 것이 없다는 것이다. 도둑도 단념케 하는 것이 조고각하다. 조고각하가 신발 정돈만 잘하라는 말은 아니다. 거기에 담긴 깊은 뜻은 삶을 통찰하라는 말이다. 우리의 삶 전체를 살피고 돌아보라는 메시지가 담겨져 있다. 살피고 돌아본다는 것은 수행(修行)을 말한다. 수행(修行)이라는 것은 닦는 다는 말이다. 무엇을 닦느냐? 행(行)을 닦는다. 행이란 우리 행동 행위(行爲)를 말한다. 그것을 불교에서는 업(業)이라고 한다. 행위(行爲)가 업(業)이다. 사람의 행위를 살펴보면 세 가지로 요약이 된다. 몸으로 짓는 행위(身業)가 있다. 입으로 짓는 행위(口業)가 있고, 마음으로 짓는 행위(意業)가 있다. 이 세 가지를 나누(細分)면 열 가지가 된다.

몸으로 짓는 행위가 셋이 있다. 죽이는 것(殺生業), 도둑질 하는 것(偸盜業), 삿된 음행(邪淫業).
입으로 짓는 업은 네 가지다. 거짓말(妄語業), 꾸밈말(綺語業), 이간질(兩舌業), 험한 악담(惡語業).
마음으로 짓는 업은 세 가지다. 지나친 욕심(貪慾業), 화내는 것(嗔?業), 어리석은 것(癡暗業), 사람의 행동 행위는 이렇게 열 가지다.이것을 닦는다 해서 수행이라고 한다. 착한 마음으로 잘 닦으면 십선(十善)이 되고, 나쁜 마음으로 닦지 않으면 십악(十惡)이 된다.

그러니 조고 각하는 우리 행동 행위를 살피고 통찰하는 수행이다. 수행은 자기반성이고, 자아 통찰이다. 자기 내면에서 일어나는 욕구 욕망을 잘 컨트롤해야 한다. 이 열 가지 업을 정화시키는 것이 자기 통찰 수행이다. 그리고 인격 수양 이다. 반성, 통찰, 성찰이 잘 된 사람을 인격이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열 가지 업業중에서 각자 삶을 비교하여 비율을 따져보면 그 사람의 인격 품격이 나온다.

거짓말을 밥 먹듯 해서도 안 된다. 험한 말로 남을 비방 모략해서도 안 된다. 비단결 같은 꾸민 말로 아첨해서도 안 된다. 혀를 두 개 가져도 안 된다. 이쪽저쪽 말이 달라도 안 된다. 바람을 피워도 안 된다. 불륜의 종착지는 패가망신이다.

각자 조고각하 해야 한다. 탐욕도 문제다. 명예에 대한 집착도 욕심이다. 지나친 물욕도 문제다. 화 잘 내는 것도 병이다. 옛 말에 화  한 번 잘못 내면 뱀이 된다 했다(一起嗔心受蛇身). 화는 뜻대로 안 되면 화를 낸다. 욕심과 화는 따라 다닌다. 콩인지 팥인지 분간 못하는 것이 어리석음 이다. 사리 판단을 못하는 것이 어리석음 이다. 우리 삶이 그렇다. 이 모든 것이 남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 인생의 문제 이다. 조고각하는 삶의 통찰(洞察)이고, 성찰이며, 깨어있음이다. 자신의 내면을 보는 거울이 조고각하다. 진지한 삶을 살게 하는 것이 조고각하다. 그래서 수행 규칙으로 삼는 것이다. 

혼탁한 이 시대에 조고각하가 시사한 바가 아주 큽니다.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메시지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삼불야화에 나오는 조고각하를 소개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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