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곡동 신성시장 <소문난 순대국·왕족발>
중곡동 신성시장 <소문난 순대국·왕족발>
  • 성광일보
  • 승인 2017.07.13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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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향금 기자의 맛집탐방
▲ 모듬순대

“저는 뚝배기 한가득 담아 숟가락이 안 들어가게 담아드리라고 일하시는 분들께 항상 말씀드려요. 왜냐고요? 많이 드셔야 담에 또 오시죠”라며 품체 만큼이나 호탕한 목소리로 말씀을 하시는 박형태 대표이다.

▲ 박형태 대표

기자는 순댓국을 먹지 않는다. 아니 먹지않았다. 예전 어딘가 맛있다는 순댓국집에 가서 너무 역했던 향에 그만 본연의 맛을 놓쳐버려 멀리하게 되었다. 그런데 몇 일전 편집 회의를 마치고 오늘은 순댓국이나 한 그릇 하고 가자는 편집위원장의 말씀에 나 혼자만 안 먹는다 할 수 없어 자리하게 된 곳이 이곳 소문난 순댓국집이다. 아차산 아래쪽에 위치한 중곡동 신성시장 내 소문난 순대국집.

산행하시는 분들 입소문으로 알게 되었지만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이다.
물론 들어가는 입구에서 나는 사골의 깊은 향은 어느 집이나 마찬가지로 특유의 향을 가득히 풍긴다. 속으로 생각에 별반 다르지 않을 거란 생각을 하며 들어서서 먹게 되었다.

그전엔 몰랐던 걸까? 아니면 이곳만 이런 걸까? 숟가락으로 살짝 찍어 먹어보고 다시 숟가락 가득 국물을 떠 먹어보며 어라? 매력이 있네? 하며 살포시 반 그릇을 비웠다. 

함께 자리한 분들께 이런 저런 질문을하며 궁금증을 풀어가려 할 때쯤 박형태 대표가 들어섰다. 순대술국을 한 그릇 추가해서 먹고 있던 차였다. 소주잔을 기울이며 이렇게 많이 주시면 다른 메뉴를 먹을 수가 없을텐데 양이 너무 많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더 안 드셔도 되요 배부르고 맛있게만 드시고 가면 되요.”라고 말을 한다.

이곳은 깔끔한 사골육수의 맛 그대로를 살려 이것저것 깃들이지 않은 순수한 육수의 맛을 대표로 하여 국밥을 말아낸다. 새벽에 나와 잘 손질된 돼지 사골뼈 중심으로 잡뼈 들을 한가득 솥에 넣어 장시간을 달여 낸다. 보통은 24시간 또는 몇 날을 달여 만든다는 사골 육수 그러나 박형태 대표는 그 날, 그 날 잘 손질된 뼈로 깔끔하고 본연의 맛을 내기 위해 이른 새벽 남들은 잠들어 있을   시간에 나와 육수를 달인다. 

고기는 따로 삶아 뚝배기에 담아 육수를 부어낸다. 일반적으로 고기를 같이 넣으면 더 맛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지만 박형태 대표는 그럼 사골의 깊은 맛이 없어져서 안 된다며 고집스럽게 무더위에도 손수 고기 손질과 사골육수를 따로 준비 하고 있다.

시장 안에 순댓국밥 한 그릇에 5,000원 요즘 물가로 계산할 때 엄청 싼 값이다. 요즘 대부분의 메뉴는 국밥이라면 7000원~9000원 사이 금액을 웃돈다. 그런데 이집은 고기가 가득 들어 숟가락을 요리저리 살살 굴려야 숟가락이 들어가는 양이다. 

남을까? 박리다매 라고 많이 팔면 남기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그게 매일 그럴수는 없지 않을까? 고개가 갸웃해진다.

대부분 넉넉한 양을 과시하지만 이집은 유독 과시할만한 양을 넘어서는 듯하다.
뚝배기 한가득 고기, 들깨가루 듬뿍 들어간 그릇에 뽀얀 육수, 강하지 않은 양념장까지 정말 담백하고 고소함 그 자체이다.

이곳의 모든 메뉴는 말 그대로 착함이다. 착한 가격에 착한 양에 착한 맛에 어디까지가 끝인줄 모를 만큼이나 착하다.

이것도 먹고 싶고 저것도 먹고 싶은데 다 시킬 순 없을 때 모둠 메뉴를 시키면 담백한 순대국물과 머리고기부터 족발까지 모든 메뉴를 맛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양이 적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모둠메뉴를 시켜도 어지간한 장정 셋은 먹을 만큼이 된다. 이렇게 맛과 양과 사람들의 마음을 다 사로 잡은 이곳 박형태 대표는 지역주민들을 위해서 봉사활동도 왕성히 하고 있다. 

“젊어선 돈만 벌었어요. 정말 아무것도 안했어요. 이제는 돌아보며 살아야죠”라는 말에 다시 한 번 생각을 하게 된다.

현재 광진소방서 의용소방대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지역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는 말을 덧붙여 한다. 

20여년을 한자리에서 한결 같은 마음으로 요즘 같은 각박해지는 세상에 맛있는 음식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것도 고마운데 더불어 함께 하겠다는 그의 생각에 박수를 보낸다.
무더위에 지친 심신에 뜨끈한 사골육수에 든든한 고기 듬뿍 담긴 순대국 한 그릇~ 건강에 더 할나위 없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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