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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학
뿡,뿡뿡김정숙의 북치고 장구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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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14  13: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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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숙/논설위원

‘뿡!’
'아이구 아무데서나 방구가 뿡뿡 나오네!'
은행 필기대에서 전표를 작성하고 있는데 앞에 선 아주머니가 방귀를 '뿡!' 뀌면서 무안한 듯 말했다.
주책이지, 주책이야!
아무데서나 방귀를 뿡뿡 뀌어대고.

젊었을 땐 이런 눈길로 멸시하듯 쳐다봤을 내가 함께 방귀를 뀐 공범처럼 웃었다.
냄새만 배려해 준다면야 방귀 뀌는게 뭐 대수라고.
솔직히 말하지만 나도 요즘 방귀를 잘 뀐다.

젊은 시절 직장에 다닐때야 늘 사무실에 앉아 있는 일이 많다보니 방귀 한번 뀌려면 이 눈치 저 눈치 봐 가며 참고 참다가 방귀가 풀 죽은 방귀로 피식대거나 아예 시체방귀가 되기 일쑤였는데 이젠 사무실에서 눈치 볼 일도 없고 앉아 있는 시간보다 돌아다니는 시간이 많으니 방귀는 날개를 달고 아무데서나 뿡뿡댄다.

그나마 길을 걷다가 뿡뿡대는 방귀야 소음에 묻혀서 내 체면을 세우는데 이렇게 은행 필기대를 마주하고 '뿡!'소리로 뀐 방귀는 아무래도 방귀주인이 좌불안석일 수밖에 없을거다.

며칠 전 TV 오락프로그램의 게스트로 나온 신혼부부 연예인에게 남편과 방귀를 텄냐고 했더니,
'아뇨, 그건 안 텄어요!'라며 수줍게 말했다.
'그래, 신혼때 방귀트는 게 쉽진 않지, 내 친구는 신혼 때 남편이 밥상머리에서 방귀를 터서 이혼했다더라. 근데 그렇게 20년만 살아봐라!'
콧방귀를 뀌며 그 대답에 토를 다는 순간 시어머니뻘 되는 패널들이 “그럼, 그럼 방귀는 트지 말아야지. 그건 부부가 평생 지켜줘야하는 예의인 거 같아.”라고 고상하게 얘기했다.

나보다 더 오래 사신 분들이 그렇게 얘기하니 역시 TV 방송이 어려운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60 하고도 70살에 이르는 분들이 남편과 방귀를 트지 않고 지금까지 살았다면 저 분들의 괄약근은 라텍스 고무처럼 짱짱하단 말인가?

카메라를 의식한 거짓말 같기도하고, 나만 미개인인 것 같기도하면서 결국엔 페널 노인들의 말을 반만 믿기로 했다.

방귀가 냄새만 고약하지 않다면야  방귀뀌는 게 뮈  어떤가?
항문은 방귀를 뀌라는 기능도 있는거고 방귀를 꼭 뀌어야 사람은 건강하게 사는거다.
병원에서 큰 수술을 받으면 방귀를 뀌어야 음식도 먹을 수 있으니까 간호사가 들락날락하면서
“방귀 나왔어요? 방귀 뀌세요!”라며 '방구방구'하지 않는가?
그 귀한 방귀가 병원만 떠나면 천대를 받으니 참 안타까운 일이다.
나도 연애시절이나 신혼초엔 방귀뀌는게 쑥스러워서 궁둥이 끝까지 밀려오는 공기 압력을 이겨보고자 무진 애를 썼다.
그 시절엔 방귀보다 내 힘이 더 쎄니까  방귀를 이겨냈지만 지금은 다르다.
내 나이 오십대가 되니 내가 늘 방귀에 밀려서 자다가도 ' 뿡!,'
걷다가도 '뿡뿡!'
일하다가도'뿡! 뿡뿡!'거린다.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방귀소리는 수줍거나 창피하다기보다 '방귀가 잘 나오니 소화가 잘 되나보네,'
'가스가 차면 배가 아프니까 방귀를 뀌어야해.'라며  방귀는 그저 생리작용일 뿐 그 작용이 원활한 건 건강하다는 신호로 긍정한다.

훔쳐먹은 나잇살에 덤으로  뻔뻔스러워져서 일까, 인간세상의 순리와 이치가 이해 되어서 일까?
이젠 창피한 것도 왜 창피해야 하는지, 기능이 기능해야 하는 원리가 무엇인지를 이해하니 인간 세상은 그저 조금 창피해도 조금 쑥스러워도 그저 한 때고 그저 방귀도 뀌면서 사는 게 사람 사는 세상 이라는 생각이 든다.

카페에서 글을 쓰는 중 옆 자리에서 빵과 단 커피를 먹으며 공부하는 대학생이 오른 쪽 궁둥이를 슬쩍 들었다 내렸다.
'깍쟁이!'
카페에 실방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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