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조갯국 사이소
갱조갯국 사이소
박영희
'아지매, 갱조갯국 사이소.'
어린 시절,
아침 일찍 재첩국을 팔러온
아주머니의 낯익은 목소리.
어머니가 텃밭에서 따온
애호박이랑 부추를 숭숭 썰어 넣고
재첩국을 한소끔 끓여 밥상에 올리면
다른 반찬은 필요 없을 정도로 맛났다.
지금도
포장된 재첩국을 팔고 있지만
예전의 그 맛을 찾을 수가 없다.
재첩이 서식하는 강물의 오염 때문인지.
국을 끓이는 조리사의 욕심 때문인지.
아, 그립다.
어머니가 끓여 주시던 재첩국 맛이
밥상에 둘러앉은 가족이
'갱조갯국 사이소.'를 외치는
아주머니의 그 목소리가
박형희 시인은 고향인 하동의 섬진강변 백사장에서 모래집을 짓고 송림에서 뛰어 놀며 강 건너 무등산을 바라보면서 꿈을 키워왔다.
결혼 후, 서울 생활을 하면서 고향이 그리울 때면 '고향 노래'를 즐겨 부르다가 2004년에 월간 '한국시' 신인상 당선으로 문단에 등단하였다.
경희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에서 스피치 토론을 공부하고, 용인대학교 사회교육원에서 스피치 외래교수로 활동하였다.
지금은 한국스피치교육센터 원장으로 강의활동을 하면서 마음의 곳간에 담아두었던 그리움과 추억을 한 편씩 글로 쓴다.
저작권자 © 성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