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 섬 백령도에서 나만의 여유를
외딴 섬 백령도에서 나만의 여유를
  • 김광부 기자
  • 승인 2018.06.06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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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지쳐있는 사람들은 섬 여행을 꿈꾼다. 소박한 여유와 잔잔한 감동을 섬에서는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월이 멈춘 듯 고요한 공간에서 자신을 되돌아 보고,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기 위함이다. 섬이라는 특성상 악천후 등 여행이 쉽지 않아 마음이 더 끌리는 섬, 그곳으로 떠나본다.  

▲ 두무진 형제 바위

'아름다움은 늙은 신의 마지막 작품'으로 비유된, 두무진(頭武津)

인천 연안부두에서 쾌속선을 타고 4시간을 내달리면 소청도와 대청도를 거쳐 백령도에 도착한다. 쾌속선으로 육지와 이어지기 전에는 인천에서 약 12시간이 걸리는 멀고 먼 최북단 외딴 섬 이었다. 1993년에 쾌속선이 취항했으니 여행 또는 관광으로 백령도가 이름을 높인지는 얼마 되지 않은 편이다. 항구에 내리자 스치는 바람이 오는 동안의 피로를 풀어주듯 선선하다.

▲ 두무진 기암괴석

백령도 북서쪽 끝으로 가면 두무진이다. 머리카락처럼 뾰족한 바위가 많아 예전에는 '두모진(頭毛鎭)'이라 불렸다고 한다. 이후 바위의 형상이 마치 장군들이 머리를 맞대고 회의하는 것 같다 하여 '두무진(頭武津)'이라 바뀌었단다. 해안가와 절벽 위 능선 사이로 형제바위, 부엉이바위, 코끼리바위, 장군바위, 신선대 등 그 형태에 빗대어 이름 붙인 만상의 기암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절벽 틈에는 기댈 곳을 찾은 나무와 풀들이 자라고 있다.

▲ 두무진 코끼리 바위

하늘과 바다 사이, 깎아지른 절벽에 녹색 물감을 흩뿌린 듯한 두무진 풍경이 그림처럼 눈에 담긴다. 해안가에는 까만 가마우지가 날개를 펼치고 일광욕을 즐기는가 하면, 해수면에는 천연기념물 제331호인 점박이물범이 가끔 얼굴을 내밀기도 한다. 이런 기기묘묘함에 휩싸이다 보면 한두 시간은 훌쩍 지나가버린다.

▲ 두무진 기암괴석

절벽의 단면을 살펴보면 층층이 여러 겹을 이루고 있다. 오랜 시간 퇴적 작용으로 형성된 후 굳어진 것이다. 이것이 지각 변동으로 땅 위에 솟았고, 빙하기가 끝나면서 침식과 풍화를 거쳐 지금 같은 모습을 하게 되었다. 두무진을 뒤로하며 특별한 여행을 하고 있다는 기쁨이 뒤늦게 찾아온다. 풍경도 풍경이지만 맑은 날에는 두무진에서 북쪽으로 장산곶과 몽금포가 보여 실향민들이 향수를 달래러 오기도 한다.

▲ 두무진 절벽 퇴적층 수풀

두무진 유람선은 하루 2회, 운항한다. 날씨와 파고에 따라 운항이 취소되는 일이 잦다고 하니 관광이 가능한지 미리 알아보는 것이 좋다. 운항을 마친 선장은 두무진을 선상에서 보는 것도 좋지만, 해가 떨어질 즈음 두무진 주변을 걸어 다니며 풍광을 즐기라 귀띔했다.

▲ 두무진 도보 코스

파도가 돌을 쓰다듬는 콩돌해안

맨발로 콩돌해안을 걸으면 아찔하면서 색다른 감흥이 전해진다.

▲ 백령도 콩돌 해변

백령도를 구성하는 암석의 절반 이상은 규암이다. 규암은 석영이라는 단단한 광물로 대부분 구성되는데, 이 단단함 덕에 형성된 독특한 해안을 만날 수 있다. 백령도 동남쪽에 자리한 콩돌해안이 그것이다. 폭 30m, 길이 800m의 이 해안에는 남해안에서 볼 수 있는 몽돌보다 작은 콩만 한 자갈이 깔려 있다. 어느 하나 모난 것 없이 반들반들하다. 파도가 수천 년을 쓰다듬어 그 아기자기한 모습을 완성했다니 새삼 경이롭기까지 하다. 이 콩돌은 백령도의 지질과 지형을 알 수 있는 많은 정보를 담고 있어 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받고 있다.

▲ 백령도 콩돌 해변

신비한 천연비행장, 사곶해변

▲ 사곶 해변(천연비행장)

백령도에 쾌속선이 다니기 시작한 무렵, 백령도에 관한 이야기에 빠지지 않는 소재가 있었다. '천연비행장 사곶해변'이 그것. 규조토가 깔린 사곶해변은 바닷물이 빠지면 비행기 활주로로 이용할 수 있을 만큼 단단하고 곧게 뻗은 해변이 드러난다. 실제로 한국전쟁 당시 유엔군의 비행기가 이곳에서 뜨고 내렸다.

▲ 서예 최북단 백령도 사곶 해변(천연비행장)과 백령대교

최초의 기독교 복음전례지, 중화동 교회 이야기

한국 기독교의 역사는 19세기의 바깥으로 밀려든 선교의 물결과 더불어 시작된다.

▲ 개신교 최초선교 섬을 상징하는 중화 교회

그 물결의 가장 먼저 닿은 곳이 서해의 백령도가 속해있는 대청군 도이다. 1898년 백령도 진의 첩사 자문역으로 참사 벼슬을 지냈던 허득이 복음의 씨앗을 받고 그곳에 유배 되어온 김성진, 황학성, 장지연 등과 함께 한학 서당에 중화동 교회를 설립하게 되었다 한다.

▲ 중앙교회 최초 설치 종

백령도 북동쪽, 인당수가 보이는 심청각

백령도는 《심청전》의 무대가 되기도 했다. "심청이 거동 봐라. 샛별 같은 눈을 감고, 치맛자락 무릅쓰고, 이리 비틀 저리 비틀, 뱃전으로 우루 루루루루, 만경창파 갈매기 격으로 떴다 물에 가 풍, 빠져노니···." 판소리 《심청가》 중에서 심청이 인당수에 뛰어드는 대목이다. 백령도 북동쪽, 심청이 바다로 뛰어들었다고 전해지는 인당수가 보이는 곳에 심청각이 있다. 이곳에서 보이는 바다는 북쪽으로 시원한 전망을 자랑한다.

▲ 백령도 심청각

백령도는 태곳적부터 지금까지 자연의 섭리 속에서 외딴섬의 순수한 매력을 오롯이 드러낸다. 그 순수함 안에서 만상을 보여주니 힐링이 따로 없다. 근심과 걱정을 씻어준 백령도를 뒤로하고 뭍으로 돌아가는 배에 몸을 실으니 떠나올 때보다 한결 가벼워진 심신이 느껴진다. 잊지 못할 섬이다.

▲ 백령도 일출시 바라본 심청 조형물
▲ 두무진 가마우지 가족 나들이
▲ 백령도 사자 바위
▲ 백령도 용트림 바위
▲ 백령도 갈매기 군무
▲ 심청각에서 바라본 백령도 일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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