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동굴
탈 동굴
  • 성광일보
  • 승인 2018.09.0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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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의 북치고 장구치고

 

김정숙/광진투데이 논설위원
김정숙/광진투데이 논설위원

누가 자발적 외로움을 스스로 택하겠는가 마는 인간의 외로움 대부분은 자신이 만들어내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아무리 사람의 성격 유형이 어떻다고 하더라도 본인이 외롭다고 느끼거나 외로워 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면 그건 전적으로 자신의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많은 경우의 외로움은 자신을 스스로 동굴에 가두고 밖으로 나오려 하지 않았을 때 생겨난다. 실제로 그런 사람은 외로운 사람이다.
외로움이란 어떤걸까? 인간이 느끼는 감정중에 불안 다음으로 가장 큰 두려움이 있다면 그건 외로움일거다.

사람은 타인과 관계하고 소통하는 사회적 동물로 태어났기 때문이다. 인간이 지닌 이목구비는 어디에 쓰려고 만들어 졌겠는가? 말하는 입과 듣는 귀 보는 눈, 냄새맡는 코의 기능은 먹고사는 문제의 생존 이외에도 누군가와 소통하고 관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건 두 말하면 잔소리다.

그뿐인가 손과 발 또한 정지한 나로부터 누군가에든 어디에든 움직이기에 적절하도록 생겨먹었다. 그래서 관계하고 소통하는 사회적 기능이 상살되거나 퇴화된다는 건 인간의 기능 중의 하나, 그것도 가장 기본적 기능을 상실하는거나 마찬가지다.

쓸 곳에 적절하게 쓰지 못한다면 그러한 기능은 훗날 퇴화하여 기능을 상실한다. 그러한 기능이 상실되거나 퇴화한 사람은 사회적 기능의 가장 기본, 즉 가정에서조차 그러한 기능을 상실하고 만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나‘가화만사성’이라는 한자어를 나열하지 않아도 관계가 이루어지는 기본적 집단에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건 인간 기능의 가장 큰 상실이라고 할 수있다.
실제로 가정에서 관계가 삐걱거리는 사람들을 보라. 그런 사람의 대부분은 사회적으로도 크게 성공하기 어렵다. 큰 일을 한답시고 밖에서 열정을 쏟지만 그런 사람의 성공은 남들이 부러워하지도 않고 본인 자신도 늘 어딘가 께름칙하게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는 걸 느낀다. 그 숙제를 영영 풀지 못한다면 그런 사람은 자연히 외로워진다. 외롭다는 건 그런거다.
관계가 원만하지 않아서 타인과의 관계가 삐걱대거나 타인이 아닌 자신이 스스로 칩거한 고독으로 인해 즐겁지 않다면 그건 외로운거다.

그 외로움을 타인이 덜어줄 수 있다면 도움을 구할 사람에게 SOS를 칠 수 있겠지만 그런 처치는 일시적 처치일뿐 근본적 처방은 아니다. 심리적 외로움이 깊어서 신체화 증상까지 나타나는 데는 타인이 도울 수 있는 정도에 한계가 있다. 심리적 기저에 깔려 있는 외로움의 정체와 원인을 해소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어떻게 해야 자신을 외로움으로 부터 해방시킬 수 있을까? 그건 자기 노력이다.
칩거하는 동굴로부터 스스로 걸어나오는 거다. 걸어 나와서 세상사람들과 어울리려 소통하려 애쓰는 거다. 가까운 가족간의 대화에 긍정적으로 참여하고 개나 줘버려도 될 만한 알량한 자존심일랑 마음 저 밖에 내던지고 어울리는 거다. 그래야 외로움은 해소될 수 있다. 그 외로움이 타인으로부터 왔든,자신으로부터 왔든간에 말이다.

문제의 근원이 타인으로부터 왔다고 느끼는 사람의 모든 문제는 거의 해결할 수 없는게 대부분이다. 남에게서 왔기 때문이다. 타인 때문에 외롭다고 느끼는 것도 이런 맥락이기 때문에 타인을 원인으로 할 땐 문제를 해결할 수없다는 거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중심적 사고를 해서 자신에게 이로운 생각을 많이 하기 때문에 타인을 비난하여 문제를 해결하려고 해 봤자 비난만 사기 쉽다. 오히려 자신에게서 문제를 발견하고 자기반성이 이루어 졌을 때 문제는 쉽게 해결된다. 자기 반성이라고 해봤자 말 그대로 반성일 뿐 자기 비난과 자기 학대는 대체로 하지 않는게 인간이다. 자기를 소중히 하는 자기애 때문이다. 실제 외로움이 깊은 사람이 이런 점을 인식하여 외로움을 벗어나려 노력한다고 해보자.

노력하는 면이 가상해서라도 주변 사람들이 그를 돕는다. 반대로 자기 고집과 아집으로 똘똘 뭉친 사람이라고 한다면 그 사람은 타인으로부터 도움을 받기 어렵다. 아니 영영 도움을 못 받을 수도 있다.

자기가 칩거한 동굴에 철통같은 자물쇠를 잠궈 놓은 사람을 어떻게 밖으로 끌어 내겠는가? 설사 물리적 처방으로 그 사람을 끌어낸다고 해도 그 사람은 동굴밖의 생활에서 적응하지 못하거나 적응하려해도 꽤나 긴 시간을 필요로 할 것이다.
외로움이 깊어서 물리적 처방을 해도 그  처방이 끊기면 다시 외롭다는사람들의 사례를 보라. 무엇이 문제이겠는가? 동굴을 스스로 걸어나오는 사람과 끌려 나오는 사람의 차이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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