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정보의 필요성
올바른 정보의 필요성
  • 성광일보
  • 승인 2018.09.19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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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종 교수/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장원종 교수

지난 8월 29일 미국 농무부는 플로리다 주의 6년 된 암소 1마리에서 비정형 '소해면상뇌증(Bovine Spongiform Encephalopathy, BSE)' 양성반응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 정부는 곧바로 그 대응방법을 제시했다. 즉,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현물검사 비율을 현행 3%에서 30%로 확대한다는 것이 그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광우병'으로 더 잘 알려진 '소해면상뇌증'은 한 때 우리나라를 공포에 몰아넣었었고, 범국민적인 촛불시위를 일으킨 원인이기도 했다. 2008년 우리나라에서 큰 문제를 일으켰었던 광우병, 즉 BSE를 현재 미국에서는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를 미국 농무부의 발표 자료를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미국 농무부는 BSE 확진 소가 발견되었음을 밝히고,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우선, BSE 증상을 보인 소는 도살장에 들어가지 않았고, 식품으로 가공되지 않아 자국민의 건강을 해치지 않았다는 설명으로 국민들을 안심시켰다. 그리고 BSE에 대한 역사와 질병의 유형을 설명하였다. BSE는 1980년대 영국에서 최초 발생하였으며, 이 때 발생한 BSE는 정형 (classical)으로서 사람에서 나타나는 변종 크로이펠트-야콥병(variant Creutzfeldt-Jakob disease, vCJD)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형 BSE는 프리온(prion)이 오염된 가축의 고기나 뼈를 함유하는 사료를 동물이 먹음으로서 감염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물론, 2009년 이후로는 위해 동물성 물질을 사료로 사용하는 것은 엄격히 금지되었다. 다른 형태의 BSE는 비정형 (atypical)으로서 사료가 원인이 아닌 8년 혹은, 그 이상 사육한 소에게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BSE 발생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북미에서는 1993년 이후 캐나다와 미국에서 총 26건의 BSE가 발생했는데, 그 중 20건이 캐나다에서 발생했으며, 6건이 미국에서 발생했다고 한다. 특이할 점은 미국에서 발생한 것은 대부분이 비정형 BSE이었는데, 2003년 발생한 한 건은 정형 BSE이었고, 그 소는 캐나다에서 수입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이 미국에서 발생하는 것은 비정형 BSE이기 때문에 세계 동물 보건기구(World Organization for Animal Health, OIE)는 BSE에 대한 미국의 위험은 무시할 만하다고 인정하고, BSE로 인한 무역 문제가 이어지지 않아야 된다고 강조한다. 끝으로 미국 내 BSE에 대한 감시와 동물유래 사료 금지조치가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올 해 발생한 것 외에 지난해 7월 18일에 미국 알라바마 주에서 11년 된 암소 한 마리에서 비정형 BSE가 발생했었다. 그 때 미국 농무부에서 발표한 글은 발생한 소에 대한 정보를 제외하고는 올 해 올린 글과 대부분이 일치한다. 발표한 담당자도 2명 모두 일치한다. 이 같은 것들로 미루어 미국은 BSE에 대한 일관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요약하면, BSE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자국 내 국민들은 걱정할 것 없다. 국가가 잘 관리하고 있다. 더불어 국제적으로도 안전하다고 인정하고 있다. 또한, 쇠고기를 수출함에 있어서도 무역 문제가 이어지지 않아야 한다. 이것이 미국의 BSE에 대한 관점인 것이다.

2008년은 광우병 (狂牛病)이라는 광풍(狂風)이 불었던 한 해였다. 미국 정부는 알면서도 광우병에 걸린 소를 수출하고, 우리 정부는 뻔히 광우병에 걸린 소를 수입하여, 우리 국민들은 그렇게 수입된 미국산 소고기와 갈비, 내장 등의 부산물을 먹고 언젠가 광우병에 걸려 쓰러질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에 분노했었다. 정작 제대로 된 BSE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전문가는 찾아보기 어려웠고, 학생부터 유모차를 끌고 나온 주부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가 인터넷 공간과 광화문 광장에 운집하여 광우병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를 소리 높여 외쳤다. 그로인해 미국산 소고기의 수입이 일시 중단되었고, 엄격한 기준과 조건이 만들어 지고 이를 충족한 소고기에 한 해서 수입 재개가 이루어 졌다.

과거 우리나라에는 유독 B형 간염환자가 많이 발생했었다. 그 이유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 것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국이나 찌개를 여러 사람이 숟가락으로 떠먹는 문화, 술잔을 서로 돌리는 문화가 바로 B형 간염의 만연 이유라는 것이었다. 과거에는 B형 간염이 타액 등을 통해 전파된다는 것이 정설이었기에 그런 억측이 가능했었다. 하지만, 감염된 사람의 체액이나 혈액 등을 통해 B형 간염이 전파된다는 것이 알려진지 오래이다.

광우병이나 B형 간염과 같은 질병이나 어떤 사건에 있어 정확한 정보와 지식이 없는 상황에서 수많은 억측이 난무하고, 이로 인해 인적, 물적, 정신적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으로 알고 있다.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해서 정부는 질병 등에 관련한 올바른 정보를 신속하게 사회 구성원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 또한, 이 정보에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홍보하여야 할 것이며, 또한 그 정보는 누구나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할 것이다.

약 13개월 전 2017년 7월 18일, 미국에서 BSE 양성 소가 발생했다는 발표 직후 우리 농림축산식품부는 장관주재 대책회의를 열어 가축전염병예방법과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등 관련 규정과 미국 BSE 발견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와 별도로 우선 당장, 19일부터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검역강화조치로 현물검사 비율을 현행 3%에서 30%로 확대한다는 발표를 했었다. 우리 정부가 곧바로 그 사실을 알리고, 위에 기술한 바와 같이 검역강화조치로 현물검사 비율을 현행 3%에서 30%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이 같은 빠른 행보는 매우 긍정적이라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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