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예천군의회 사건, 남의 일이 아니다
(시론) 예천군의회 사건, 남의 일이 아니다
  • 성광일보
  • 승인 2019.01.23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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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진/건국대정치외교학과 겸임교수
김상진/건국대정치외교학과 겸임교수
김상진/건국대정치외교학과 겸임교수

모두가 부끄러웠다. 어떻게 저런 사람들이 주민의 대표이고 국민의 세금을 쓰고 있는지 분노를 금치 못하였다. 경북 예천군의회 의원들이 해외연수에서 보인 추태 말이다. 선진국의 지방자치와 의회운영을 배우고 오기는커녕 여행 가이드를 폭행하고 유흥업소를 찾아 다녔다고 한다. 어처구니없고 창피스럽다.

이번 예천군의회 사건으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기초의회를 폐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의하면 지방의원 해외연수를 전면금지 해야 한다는 의견이 70.4%에 이르고 있다. 기초의회 폐지를 주장하는 여론은 이미 오래전부터 국민의 절반 이상이 찬성하였다.(2014년 MBC 여론조사보도)

실제로 지난 2014년에는 대통령 직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가 서울과 6대 광역시 기초단체의회를 없애는 계획을 냈으며, 지난해에는 광역의회와 기초의회를 통합하는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풀뿌리민주주의를 이루는 기초단체의회에 대한 국민의 질타는 가히 위험수준이다.

우리나라는 1991년 지방자치제가 도입되었다. 지방자치제도는 군사정권에 저항하며 민주주의를 쟁취한 역사적 산물이기도 하다. 주민이 직접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을 선출하여 풀뿌리민주주의를 실현한다는 기대감으로 출발하였다. 30여년이 지난 현재, 관공서 공무원들의 고압적이고 군림하는 행태가 사라졌다. 주민이 직접선거를 통해 심판하므로 공직사회가 변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방자치제의 긍정적 측면이다.

그러나 지역의 토호들이 지역을 분열시키고 기득권과 이권을 챙기기 위한 경연의 장으로 변질된 부정적 측면도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2004년부터 명예직에서 수당을 지급하는 지방의원 유급화를 실시하였다. 전문성이 있고 실력 있는 젊은 사람들이 참여해 지역을 개혁하고 지방자치를 정착시키기를 바라는 취지에서 진행된 제도개혁이었다.

지방의회 의원 유급화를 실시한지도 벌써 15년이 되었다. 그런데 당초 취지에 맞게 운영되기는커녕 기초의회 폐지를 바라는 여론은 더욱 많아지고 있다. 이제 지방자치제도에 대해 원점부터 다시 되돌아보아야할 시점이 되었음을 반증한다.

광진구도 구의회 원구성을 할 때마다 여러 가지 잡음이 나오고 있다. 구의회가 과연 광진구 집행부를 견제할 수 있는 전문성과 실력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여론도 있다. 또한, 소속정당과 국회의원이나 지역위원장들에 예속되어 주민의 심부름꾼이 아니라 그들의 심부름꾼으로 전락하였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뿌리가 썩은 나무는 죽어가게 된다. 풀뿌리 민주주의인 지방자치가 썩게 되면 주민의 삶은 피폐해지고 국가는 시들어간다. 예천군의회 사건은 지방자치 위기의 단면이다. 국회의원들과 지방의회의원들의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지방자치제가 근근이 유지되고 있지만 영원한 제도는 없다. 군주민수(君舟民水)이다. 백성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뒤집을 수도 있다. 정도가 지나치면 백성이 성난 군중이 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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