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죄는 생각 없음(thoughtlessness)
그의 죄는 생각 없음(thoughtlessness)
  • 김광부 기자
  • 승인 2019.03.13 0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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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진리와 함께 기뻐합니다 (고전13:6) 2019.03.13

(2019.2.15 창경궁 대온실) 사진: 김광부 기자
(2019.2.15 창경궁 대온실) 사진: 김광부 기자

“그는 어리 석지 않았다.  그로 하여금 그 시대의 엄청난 범죄자들 가운데 한 사람이 되게 한 것은 (결코 어리석음과 동일한 것이 아닌) 순전한 무사유 (sheer thoughtlessness)였다.”

한나 아렌트 저(著) 김선옥 역(譯)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한길사,391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나치 친위대의 중령 아돌프 아이히만(Adolf Eichmann)은 히틀러 치하의 유대인 학살에 큰 책임이 있는 전범(戰犯)입니다.  그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에 의해 극적으로 체포되어, 이스라엘로 압송 되서 교수형에 처해 지게 됩니다.

미국의 정치 철학가 한나 아렌트는, 『뉴요커』 라는 잡지의 특파원 자격으로 이 재판 과정을 취재한 후  ‘악의 평범성(the banality of evil)’ 이라는 중요한 주제를 제시합니다.  아렌트가 본 아이히만은 인간의 탈을 쓴 악마나 비정상적인 살인마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주어진 일을 성실하게 수행하고, 상부의 명령에 복종한, 평범한 군인이었습니다.  한나 아렌트는 어느 누구도 아이히만과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것이 ‘악의 평범성’입니다.  아이히만은 재판 과정에서 줄 곧 “나는 지시에 따랐을 뿐입니다” 라고 변론하였습니다.

그렇다면 그는 무죄일까요?  한나 아렌트는 아니라고 합니다.  600만명이 죽었습니다.  아이히만은 나치가 지시한 일만 숙지했지,  그 집단의 의도가 무엇을 향하고 있는지 관심이 없었습니다. 죽어간 사람들의 고통을 공감하지 않는 ‘생각 없음(thoughtlessness)’이 악을 낳았고,  이러한 ‘생각 없음’이 유죄라고 하였습니다.

사유란 단순한 생각함이 아니라 타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공감하는 능력입니다.  이러한 사유는 의무입니다.  이 의무를 지키지 않을 때,우리는 누구나 아이히만이 될 수 있습니다.

“예수께서 눈물을 흘리시더라.” (요11:35)

 

한재욱 목사
강남 비전교회
서울시 강남구 삼성2동 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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