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왜 잔인한 달?
4월은 왜 잔인한 달?
  • 김광부 기자
  • 승인 2019.04.22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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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진리와 함께 기뻐합니다 (고전13:6) 2019.04.19

(2019.3.05 청도 와인터널) 사진: 김광부 기자
(2019.3.05 청도 와인터널) 사진: 김광부 기자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꽃을 피우며, 추억과 욕망을 섞으며,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T.S. 엘리어트의 시 「황무지」에 나오는 유명한 싯구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토록 눈부셔했던 봄날도,  그에게는 몸서리치며 다시 살아내야 하는 잔인한 시간일 뿐이었습니다.  왜 이렇게 다시 살아나야 한단 말인가.  시인이 왜 그리 잔인한 달이라고 말하는지,  이 시집의
프롤로그를 보면 어렴풋이 느낄 수 있습니다. 「황무지」의 프롤로그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쿠마에서 한 무녀(巫女)가 조롱에 매달려 있는 것을 난 보았다. 아이들이 “무녀야, 너의 소원이 무엇이냐?” 하고 묻자 그녀는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죽고 싶어...”

쿠마의 무녀(巫女)는 명쾌한 예언으로 유명했습니다.  이런 그녀를 총애한 아폴로는 소원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이에 그녀는 한 줌의 모래를 들고 와서,  이 모래의 숫자만큼 생일을 갖게 해달라고 했습니다. 쿠마의 무녀는 손에 든 모래만큼의 장수를 허용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 많은 햇수만큼 생의 기쁨을 얻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늙고 메마르고 쪼글아 들어서 새 장에 갇힌 채, 아이들의 조롱거리가 된 것입니다.  이렇게 되고 보니 그 무녀의 소원은 차라리 죽는 것이었습니다.  죽음보다 못한 잔인한 인생, 황무지 인생!

인간은 천하보다도 귀하게 만들어졌기에 천하를 다 주어도 만족하지 못합니다. 인간은 영혼의 존재이기에 영혼이 만족되어야 비로소 행복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황무지 인생이 됩니다. 얼마나 오래 사느냐 하는 시간의 양보다도,  존재의 기쁨이 넘치게 얼마나 보람 있게 사느냐 하는 시간의 질이 더 중요합니다.

영혼의 만족은 우리를 지으신 하나님과 교제하고 동행할 때 채워집니다.  주님과 동행할 때 황무지 같던 인생이, 꽃이 피는 축제의 인생으로 변합니다.

“여호와께 구속 받은 자들이 돌아와 노래하며 시온으로 돌아오니 영원한 기쁨이 그들의 머리 위에 있고 슬픔과 탄식이 달아나리이다.”(사51:11)

 

한재욱 목사
강남 비전교회
서울시 강남구 삼성2동 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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