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말을 하면서 서로 틀렸다고 다투는 사람들
같은 말을 하면서 서로 틀렸다고 다투는 사람들
  • 성광일보
  • 승인 2019.04.25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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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란교/논설위원
송란교/놀설위원
송란교/놀설위원

마음이 갈지(之) 자면 행동도 갈지자가 된다. 갈지자로 걸으면 다가오는 다른 사람과 부딪히기 쉽다. 다가오는 상대와 눈빛을 교환하고 움직이는 리듬을 맞추면 다행스럽게도 조화를 이룰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불안하고 어색하다. 자칫 잘못하면 상대와 부딪히고 다툼이 일어날 수 있다. 고슴도치의 딜레마처럼 너무 가까이 가면 찔릴 수도 있다. 조심해야 하니 신경이 곤두서고 그 만큼 피곤해진다. 그것을 피하는 좋은 방법은 비틀거리는 상대방이 넉넉한 마음으로 지나가기를 기다려 주면 될 것이다. 다른 사람이 갈지자로 걷는다고 나도 갈지자로 걸어야 할 이유는 없다. 똑바로 걷는 것이 바람직하고 또한 그렇게 걸어야 한다. 이것이 함께 살아가는 마음이고 올바른 방법일 것이다. 갈지자로 걸을 것인가 똑바로 걸을 것인가는 '나'의 말과 생각이 결정한다. 같은 말을 하고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마음을 가지고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걷는다면 함께 어울려 사는 행복과 즐거움이 있을 것이고 그 반대이면 불행과 다툼만이 넘칠 것이다.

'ㄱ'을 보고 'ㄴ'이라 읽고, '나'를 '너'라고 읽으려는 사람들의 심보는 어딘지 모르게 삐딱하게 모가 나 있고 기울어져 있다. 내편이 'ㄱ'이라 말하면 'ㄱ'이라 알아 듣고 잘했다며 박수를 치고, 상대편이 'ㄱ'이라 말하면 'ㄴ'이라 오해하고 악의적으로 'ㄱ'이 아니고 'ㄴ'이라 우긴다. 같은 말을 하는데 뜻이 왜 다를까? 똑같은 말인데도 '내편'이 말하면 귀에 순하고 잘 받아들이고, '네 편'이 말하면 귀에 거슬리고 어색해 한다. 일명 '내로남불'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참 별난 모습이다. 이런 현상을 오래 방치하면 사회가 아프게 된다. 잘못되었다고 느낄 때  즉시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모두 비뚤어진다.

그런데 우리들이 하는 말, 똑같은 말을 하는데도 내편이 하면 박수를 치고 상대편이 하면 욕설을 내뱉는 이유가 뭘까? 참 궁금하다. 무리 당(黨)은 항상 상(常)과 검을 흑(黑)의 조합이다. 무리를 짓는 사람들은 항상 검은 마음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고 속임이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왜 속이려 하는가? 상대를 속여 돈을 쉽게 벌려 하기 때문이다. 탐욕 가득한 마음이 상대를 배려하기 보다는 '내가 먼저', '내편이 먼저' 이기를 원하는 지극히 이기적이기 때문이다. 국민을 속여 권력을 잡으려 하고, 권력을 잡고 나면 '어제 했던 말'과 '오늘 한 말'이 똑 같은데도 뜻이 다르다고 우긴다. 어제는 이 말이 맞다하고 오늘은 이 말이 틀렸다 한다. 이것은 국민을 속이는 것이고, 국민을 우습게 보는 것이다.

말의 뜻은 하나여야 한다.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그 말뜻을 바꾸려면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구성원들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편이 갈리면서 말의 뜻도 달라지고 있다. 말의 뜻이 쪼개지고 있다. '내편 말 사전', '네 편 말 사전'이 따로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같은 말을 하면서 통역이 필요해지는 참 별난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말의 뜻이 쪼개지면 생각도 마음도 쪼개진다. '내편', '네'편'이 아닌 '우리'라는 말 사전이 필요하다. 장작 쪼개는 도끼로 사람들 마음을 후려패고 있으니 마음이 쪼개질 수밖에 없지 않는가?

관자(管子)는 凡言而不可復,行而不可再者,有國者之大禁也(되풀이하지 못할 말이나 두 번 다시 못할 행동, '임시응변으로 하는 말과 행동',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들이 매우 삼가야 하는 것), 言室滿室,言堂滿堂(말의 뜻이 이중적이지 않고 정확하게 전달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말과 행동은 내가 기분이 좋고 나쁨에 따라 큰 차이가 날 수 있다. 마음도 마찬가지다. 평생 함께 할 것처럼 좋아하다가도 어느 순간 같은 하늘아래 함께 있기를 거부하는 원수처럼 미워하기도 한다. 손바닥 뒤집는 것처럼 좋은 사람을 나쁜 사람으로 만들기는 쉽다. 말, 행동, 마음은 그대로인데 무엇이 그것들을 다르게 만들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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