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경연대회, 누가 누가 잘하나?
막말 경연대회, 누가 누가 잘하나?
  • 성광일보
  • 승인 2019.05.20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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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란교 / 논설위원
송란교 / 논설위원

지금의 시대상황을 옛 선인들이 보면 한마디로 무어라 정의할 것인가? 다음 문장 중에서 이 시대와 관계없는 문장을 있는 대로 고르시오 하면 몇 개나 선택되어질까? 자못 궁금해진다. 또한 정치꾼과 일반국민들의 답은 얼마나 많은 차이가 있을까?

1. 지록위마(指鹿爲馬),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한다는 뜻으로, 윗사람을 농락하여 권세를 휘두른다.

2. 양두구육(羊頭狗肉), 양 머리를 걸어놓고 개고기를 판다는 뜻으로, 실제로는 그렇지 않으면서 겉으로는 그럴싸하게 허세를 부린다.

3. 호가호위(狐假虎威), 여우가 호랑이의 위세(威勢)를 빌려 호기(豪氣)를 부린다는 뜻으로, 남의 세력(勢力)을 빌어 위세(威勢)를 부린다.

4. 표리부동(表裏不同), 앞에서 보여 지는 모습과 뒤에서 하는 생각이 일치하지 않는 것을 가리킨다.

5. 구밀복검(口蜜腹劍), 입에는 꿀을 바르고 뱃속에는 칼을 품고 있다는 것으로 겉으로는 친절(親切)하나 마음속은 음흉(陰凶)하다. 소리장도(笑裏藏刀), 소중유검(笑中有劍) 이라는 말도 있다.

6. 면종복배(面從腹背), 겉으로는 복종하는 것처럼 하면서 속으로는 배반을 하는 것으로 면종후언(面從後言)도 있다.

7. 양봉음위(陽奉陰違), 겉으로는 명령을 받드는 체 하면서 물러가서는 배반하는 것.

8. 마이동풍(馬耳東風), 바람이 말 귀를 스치는 것으로 우이독경(牛耳讀經, 쇠귀에 경 읽기), 대우탄금(對牛彈琴, 소 앞에서 거문고 타기)도 있다.

9. 지부작족(知斧斫足),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는 것으로, 믿는 사람에게 배신당하는 것.

10. 동상각몽(同床各夢), 같은 침상(寢床)에서 서로 다른 꿈을 꾼다는 뜻으로, 동상이몽(同床異夢)도 있다.

11. 곡학아세(曲學阿世), 자신의 뜻을 굽혀가면서까지 세상에 아부하여 출세하려는 태도나 행동을 의미한다.

12. 견강부회(牽强附會), 전혀 가당치도 않은 말이나 주장을 억지로 끌어다 붙여 조건이나 이치에 맞추려고 하는 것, 아전인수(我田引水, 제 논에 물 대기라는 뜻), '추주어륙(推舟於陸, 배를 밀어 육지에 댄다는 뜻)도 있다.

13. 영서연설(郢書燕說), 영 땅의 사람이 쓴 편지를 연나라 사람이 잘못 해석한 것으로,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을 끌어다 맞는 것처럼 말한다.

14. 홍길동이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한다’, 15. 여측이심(如厠二心), 화장실 갈 때 마음과 나올 때 마음이 다르다. 16. 손등으로 하늘을 가리려 한다.

우리들이 선택한 답안지가 ‘해당사항이 없음’이라면, 이 시대는 분명 아름다운 사회라 할 수 없을 것이다. 아수라장, 야단법석, 난장판, 엉망진창, 뒤죽박죽 등의 단어가 낯설지 않고 귀에 익숙하다면 이 또한 바람직한 현상은 아닐 것이다.

관자(管子)는 목민편(牧民篇)에서 예의염치(禮義廉恥)를 사유(四維)라 하였다. 하나가 끊어지면 나라가 기울고, 둘이 끊어지면 나라가 위태하고, 셋이 끊어지면 나라가 넘어지고, 넷이 끊어지면 나라가 멸망한다고 하였다. 기울어지면 바로잡을 수 있고, 위태로운 것은 안정시킬 수 있고, 넘어지면 일으켜 세울 수 있지만, 멸망하면 다시 복원할 수 없다고 하였다.

‘예’는 절도를 넘지 않는 것으로, 절도를 지키면 윗사람의 자리가 평안하다. ‘의’는 스스로 나서지 않는 것으로, 스스로 나서지 않으면 백성들 사이에 속임이 없다. ‘염’은 악을 감추지 않는 것으로, 악을 감추지 않으면 행동이 온전해진다. ‘치’는 그릇된 것을 따르지 않는 것으로, 그릇된 것을 따르지 않으면 사악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특히 그는 천하에 신하가 없음을 걱정하지 말고 신하를 적절히 쓰는 군주가 없음을 걱정해야 한다고 강조하였었다.

불이 났는데도 불이 났다고 말을 못하고, 배가 고픈데도 배가 고프다고 말을 못하고, 마음이 아픈데도 마음이 아프다고 말을 못한다. ‘네가 죽어야 내가 살 수 있다’는 신념에 묻혀 사는 사람들, 예의염치가 무너지고 막말과 비난만이 난무하는 세상이다. 과연 어린 애들이 보고 무엇을 배울 것인가? ‘너는 도대체 누굴 닮아서 그 모양이냐’고 따져 물을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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