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없는 꽃이 어디있니?
이름없는 꽃이 어디있니?
  • 김광부 기자
  • 승인 2019.05.28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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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진리와 함께 기뻐합니다 (고전13:6) 2019.05.28

(2019.4.27 홍도) 사진: 김광부 기자
(2019.4.27 홍도) 사진: 김광부 기자

글쓰기에 있어 그 어느 작가보다도 엄중하기로 소문났던 김동리(金東里; 1913~1995)에게 ‘이름 모를 꽃 ’이라고 표현했다가 혼쭐이 난 문순태의 일화는 유명하다.

“이름 모를 꽃이 어디 있어!  자네가 모른다고 ‘이름 모를 꽃’이야!
… 작가라면 당연히 꽃 이름을 알아내야지.  꽃잎도 만져 보고 냄새도 맡아 보아 아주 손에 쥐여 준듯이 구체적으로 묘사해야지.”

문순태는 그길로 서점으로 달려가 ‘식물도감’ 을 샀다고 한다.  그때의 그런 충격 때문인지 그 후에 등단한 문순태는 지금껏 우리말을 제대로 구사하는 몇 안 되는 작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히고 있다.

권오운 저(著) 《시인들이 결딴낸 우리말》 (문학수첩, 112-113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이름 모를 꽃’이라는 문학적 언사를 종종 접합니다.  시인이 그 꽃이름을 모르던지 아니면,  진짜 이름을 얻지 못한 꽃일 것입니다.  대부분 시인이 미처 몰랐을 뿐 세상에  ‘이름 없는 꽃’ 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내가 꽃피는 소리를 듣지 못한다고 해서 하루라도 꽃이 피고 지지 않는 날은 없습니다.  내가 인식하지 못할 뿐입니다.  관심은 사랑입니다.  

《사하촌》의 작가 김정한도 김동리 못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요산 문학관에 가면 그가 직접 그려가면서 정리해 놓은 ‘식물도감’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투철한 시인 정신입니다. 시인은 이름을 불러주어 자존감을 살리는 사람입니다.

전도자의 사명도 그러합니다.  그의 이름을 불러주어 사명을 일깨워 주고,  이름 없는 것들에게는 이름을 붙여 주어 생명을 불어 넣는 사람입니다.

“갈릴리 여러 회당에서 전도하시더라.” (눅4:44)

 

한재욱 목사
강남 비전교회
서울시 강남구 삼성2동 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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