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진 칼럼> 호남향우회
<김상진 칼럼> 호남향우회
  • 성광일보
  • 승인 2019.05.28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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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진 /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겸임교수

호남향우회, 한국의 3대 모임중 하나라고 한다. 영남에도 있고 해외에도 있으며, 서울에는 각 동마다 있을 정도로 많다. 가는 곳마다 호남인들은 왜 모였을까?

보통 '1300만 호남향우'라고 한다. 광주 150만명, 전남 200만명, 전북 150만명 등 호남 거주민 500만명과 출향민 800만명을 합한 것이다.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그만큼 전국에 전라도 사람들이 흩어져 있다는 걸 강조하는 표현이다.

1960~70년대 서울로 유입되었던 인구는 전라도 지역의 인구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1970년 자료의 경우 서울로 들어온 약 51만명 가운데 호남지역 출신이 29%라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고, 영남지역 출신은 24.1%에 불과하였다.

또한 1970~1997년 기간에는 수도권 순 전입 인구 약 800만명 가운데 호남출신이 37.6%이고, 영남출신이 28.4%를 차지하였다. 서울 유입 인구의 절대 수치로 보나, 인구대비 수치로 보나 호남사람이 압도적이었다고 하겠다.(조상현, 2012, 전남대 호남학연구원, '1980년대 이전 호남향우회의 성격 검토')

서울에서 호남인들을 가장 많이 만나는 곳은 재래시장, 건설현장, 자영업 현장이다. 소위 서민들이며 빈민계층의 다수가 호남인들이다. 한국의 산업화시기에 고향을 떠나 도시로 올라왔지만 소위 말하는 빽도 연줄도 없으니 신분상승을 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군사정권이 장기집권을 하면서 많은 공직과 기업들을 영남출신들이 장악했기에 호남인들은 어디 기댈 곳도 하소연 할 곳도 없었다. 그래서 이들은 모일 수밖에 없었다. 모여서 정치적으로는 김대중을 성원했으며, 프로야구를 통해 승리감을 맛보았다. 이렇듯 호남향우회는 소외된 호남인들이 저항할 수 있는 단위였으며 정을 나누는 모임이었다.   

필자는 호남출신이다. 호남출신으로 불이익을 받거나 탄압을 받은 적은 없다. 오히려 호남인 이라는 자긍심과 오기(傲氣)가 있었다. 호남인의 자긍심은 다름 아닌 동학농민혁명운동과 5·18광주민주화운동이었다. 불의에 항거하며 정의를 외치다 쓰러져간 호남인들의 후예라는 근거 있는 자부심이었다.

그런데 광진구의 호남향우회는 필자를 부끄럽게 하였다. 정파를 달리하는 정치인들은 인사도 힘들 정도로 배타적이었으며 특정정치인들의 사조직이 되어있었다. 20년이 넘게 특정 정치세력에게 장악되어 불만이 있어도 표출할 수 없었다. 자랑스러운 호남정신은 온데 간데 없고 호남인의 외피를 쓴 정치조직으로 변질되어있었다.

최근, 호남향우회에 내에서 이제는 바뀌어야한다는 목소리가 분출되고 있다. 더 이상 정치인들의 하수인이 되지 말자고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불의에 맞서 목숨을 걸었던 호남인들의 오기가 꿈틀거리고 있다. 다행이다. 호남인들은 대한민국 정치를 바꾸는 바로미터였다. 그 만큼 행동으로 정치의식을 표출하였던 국민이다. 결국, 광진구의 변화를 주도하는 주체세력도 호남인들이 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이순신(李舜臣) 장군은 '호남은 국가의 보장이니 만약 호남이 없으면 곧 국가도 없다[湖南國家之保障 若無湖南是無國家]'고 하였다. 호남인의 정체성을 찾자. 호남향우회는 향우회(鄕友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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