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선 / 성동문인협회 명예회장
수 잠
지 하 선
초저녁잠이 많은 어머니
늦은 저녁이면 밥숟갈 들고서도 꾸벅 졸곤 합니다.
시끄러운 마음속에서 북적대던 잠꼬대 얼결에
한마디 툭! 떨어집니다.
에구머니나!
화들짝 놀라는 봄꿈
어둠의 벽에 부딪쳤다가 허공을 빙 돌리다가
꽃졸음에 겨운 밥상위에서
뎅구르르 구릅니다.
혼곤 한낮 양지쪽 병아리 같다고
함박 웃는 아버지 농담 받아서
내가 언제? 어머니 손사래 치며
무릎위로 미끄러지는 잠 한 덩이
얼른 뒤춤에 감춥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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