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분단과 역대 정부의 대북 정책(7)
한반도 분단과 역대 정부의 대북 정책(7)
  • 성광일보
  • 승인 2019.08.28 15: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명길랑 / 천주교 서울평협 전 대외관계위원장

3. 왜 스탈린은 38도선을 수용했을까?

명길랑 / 천주교 서울평협 전 대외관계위원장

미국이 진짜로 의아해한 것은 스탈린의 신속한 38도선 수용 회신이었다. 스탈린의 거취에 긴장하고 있던 트루먼 대통령과 전략정책단 기획팀들이 걱정이 뜻밖에 쉽게 풀리자 스탈린의 행동에 숨어 있는 저의를 의심하게 되었다. 스탈린의 목적이 애초부터 북해도 침공에 있었다면 이를 관철하기 위한 조건을 달고 물고 늘어졌을 터인데 그런 조건이 없고, 또 한반도를 점령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38도선을 수락한 스탈린의 속셈이 과연 무엇인지 미국은 알 수 없었다.

현시점에서도 스탈린의 속셈은 알 수 없다. 스탈린의 1953년 2월에 사망했으니 직접 그 이유를 물어볼 수도 없고 소련의 공문서를 통해서도 알 길이 없다. 당시 상황을 분석한 전문가들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정치 외교적 분석과 소련군의 동원력 분석을 살펴보기로 한다.

 가. 정치 외교적 분석
스탈린은 38도선을 미·소의 엄격한 세력권의 분배로 이해하면서 수락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모리스(William Morris)는 스탈린이 38도선을 수락한 것은 아마도 연합국의 협력관계 유지를 원했기 때문에 한반도에서의 군사행동에 제한을 가했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미·소간의 세력권의 분배였건, 연합국의 협력관계였건 간에 스탈린이 완전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미·소의 공동행동을 취했다는 것이다.

 나. 소련군의 동원력 분석
'소련군 만주 진공 작전계획 개요도'에 의하면, 한반도 수도(서울)를 향한 진공 시기는 만주에 주둔한 일본 관동군을 격파하여 항복을 받은 후로 예정되어 있었다. 종전 직전 한반도 동북지역에 침공해 있던 소련군 규모는 한반도 남진을 계속할 수 있는 정도의 병력이 아니었음이 훗날 확인 되었고 그들 병력의 공격 배치 방향은 만주로 향하고 있었다는 것도 나중에 확인되었다.
그렇다면 소련군의 동원 능력이 한계에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소련군 제25군에 속해 있던 대부분의 병사들이 시베리아 강제노동수용소 죄수들로 편성되어 있었다면 사실로도 짐작이 가능하다. 제2차 세계 대전 중에 전사한 군인 숫자만도 1,350만 명으로 알려졌고 전후 미국 CIA가 조사한 바로는 2,350만 명이다. 실제 전사자 숫자는 훨씬 더 많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하나의 가정이 상정(想定)된다. 즉 소련의 대일 작전시기를 8월 말로 미국에 통고 했었는데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폭으로 인해 일본이 항복할 것으로 판단해 서둘러 대일 선전 포고를 하며 허둥대다 보니 스탈린이 전략상 차질을 빚게 되었을 것이다. 즉 소련군의 동원능력의 한계가 스탈린이 38도선 수락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1945년 9월 8일 미군이 남한에 도착했을 무렵 개성과 춘천까지 진주했던 소련군은 거의 대부분 38도선 이북으로 철수해 있었다. 스탈린은 '일반명령 제1호'를 신사적으로 지킨 셈이다.

4. 38도선을 만든 주범과 공범

38도선을 그은 미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소련과 더불어 일본의 항복을 받아내기 위한 편의상의 임시 군사적 경계선이라고 말하지만 소련군의 침입으로 빚어진 남북 분단의 비극은 군사적, 정치적, 외교적 노력으로도 풀지 못하고 있다.

38도선을 그은 주범은 미국이고 이를 수용한 소련도 공범이다. 소련을 연합군의 일원으로 대일전에 끌어들인 주범은 미국이고, 소련을 대일전에 참전토록 유도한 공범은 소련 비밀경찰 NKVD(KGB 전신)이다.

소련의 잘못된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군사정보 부재를 초래한 주범은 미국이다. 나아가 미국의 군사정보 부재를 초래한 인물은 맥아더이다. 맥아더는 자기 통할권 즉 태평양 및 극동 전역(戰域)내에서 자신의 명령권을 벗어나 첩보활동을 용인하지 않아 OSS요원들의 첩보활동을 원천 봉쇄했다. 이것이 38도선이 만들어 지기까지의 과정이고 오늘의 한반도 분단을 초래한 것이다.

【참고 문헌】
1. 프레드 이스라엘·홍수원, 인물로 읽는 세계사 루즈벨트, 대현출판사, 1993. 89∼90쪽
오창훈·장종훈·홍수원·박찬석, 고등학교 세계사, 지학사, 2010. 306쪽
역사연구모임, 누구나 알아야 할 단숨에 읽는 세계사, 베이지북스, 2006, 316쪽
2. 오창훈·장종근·장두호·박찬석, 고등학교 세계사, 지학사, 2010. 311쪽
3. 프레드 이스라엘·홍수원, 인물로 읽는 세계사 루즈벨트, 대현출판사, 1997. 93∼94쪽, 97∼101쪽
4. 명길랑, 우리들 세상사 함께 풀어 갑시다, 탑프린, 2010. 129쪽
5. 오창훈·장종훈·장두호·박찬석, 고등학교 세계사, 지학사, 2010. 307쪽
김형종·장문석·서각수·장두호·김정희·조예진, 고등학교 세계사, 금성출판사, 2018. 188쪽
6. 오창훈·장종근·장두호·박찬석, 고등학교 세계사, 지학사, 2010. 308쪽
역사연구모임, 누구나 알아야 할 단숨에 읽는 세계사, 베이직 북스, 2006. 318쪽
7. 오창훈·장종근·장두호·박찬석, 고등학교 세계사, 지학사, 2010 .308쪽
김형종·장문석·서각수·장두호·김정희·조예진, 고등학교 세계사, 금성출판사, 2018. 188쪽
최준채·윤영호·안정희·남궁원·조미영·정선이, 고등학교 세계사, 미래엔, 2018. 181쪽
8. 아서골드워그·이경아, 이즘과 올로지, 랜덤하우스, 2009. 122쪽
9. 역사연구모임, 누구나 알아야 할 단숨에 읽는 세계사, 베이직북스, 2006. 329∼331쪽
오창훈·장종근·장두호·박찬석, 고등학교 세계사, 지학사, 2010. 309쪽
최준채·윤영호·안정희·남궁원·조미영·전선아, 고등학교 세계사, 미래엔, 2018. 182쪽
10. 역사연구모임, 누구나 알아야 할 단숨에 읽는 세계사, 베이직북스, 2006. 334∼336쪽
오창훈·장종근·장두호·박찬석, 고등학교 세계사, 지학사, 2010. 309∼310쪽
11. 전국역사교사 모임, 처음 읽는 일본사, Humanist, 2013. 277∼279쪽
12. IRIS CHANG·윤지환, 역사는 힘 있는 자가 쓰는가, 미다스북스, 2006. 47∼48쪽
13. 이삼성, 동아시아 전쟁과 평화2, 한길사, 2014. 489∼490쪽
14. 전국역사교사모임, 처음 읽는 일본사, Humanist, 2014. 301쪽
15. IRIS CHANG·윤지환, 역사는 힘 있는 자가 쓰는가, 미다스북스, 2006. 21쪽
16. empas 백과사전 1/1쪽
17. 역사연구모임, 누구나 알아야 할 단숨에 읽는 세계사, 베이지북스, 2006. 337∼338,        341, 343쪽
오창근·장종근·장두호·박찬석, 고등학교 세계사, 지학사, 2010. 313∼314쪽
18. 이삼성, 동아시아 전쟁과 평화2, 한길사, 2014. 501∼503쪽
19. 역사연구모임, 누구나 알아야 할 단숨에 읽는 세계사, 베이지북스, 2006. 344∼345쪽
20. 오창훈·장종근·장두호·박찬석, 고등학교 세계사, 지학사, 2010. 315쪽
역사연구모임, 누구나 알아야 할 단숨에 읽는 세계사, 베이비북스, 2006. 343∼344쪽
21. 부루스 커밍스·김자동, 한국전쟁의 기원, 일월서각, 2008. 153쪽
정경모, 시대의 불침번, 한겨레 출판사, 2010. 96∼97쪽
두산백과, 위키 백화사전, 눈높이 대백화 사전
22. 부루스 커밍스·김자동, 한국전쟁의 기원, 일월서각, 2018. 151∼156쪽
23. 하리마오, 38선도 6.25한국전쟁도 미국의 작품이다, 새로운 사람들, 1998. 18∼20쪽
24. 하리마오, 38선도 6.25한국전쟁도 미국의 작품이다, 새로운 사람들, 1998. 22∼23쪽
25. 하리마오, 38선도 6.25한국전쟁도 미국의 작품이다, 새로운 사람들, 1998. 20∼23쪽
26. 역사연구모임, 누구나 알아야 할 단숨에 읽는 세계사, 베이비북스, 2006. 347∼348쪽
하리마오, 38선도 6.25한국전쟁도 미국의 작품이다, 새로운 사람들, 1998. 19∼26쪽
27. 하리마오, 38선도 6.25한국전쟁도 미국의 작품이다, 새로운 사람들, 1998. 26∼29쪽
28. 하리마오, 38선도 6.25한국전쟁도 미국의 작품이다, 새로운 사람들, 1998. 29∼32쪽
29. 하리마오, 38선도 6.25한국전쟁도 미국의 작품이다, 새로운 사람들, 1998. 32∼34쪽
강만길, 20세기 우리의 역사, 창작과 비평사, 1999. 179쪽
30. 부루스 커밍스·김자동, 한국전쟁의 기원, 일월서각, 2008. 170쪽
31. 하리마오, 38선도 6.25한국전쟁도 미국의 작품이다, 새로운 사람들, 1998. 34∼37쪽.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 특별시 광진구 용마산로128 원방빌딩 501호(중곡동)
  • 대표전화 : 02-2294-7322
  • 팩스 : 02-2294-732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주연
  • 법인명 : 성광미디어(주)
  • 제호 : 성광일보
  • 등록번호 : 서울 아 01336
  • 등록일 : 2010-09-01
  • 창간일 : 2010-10-12
  • 회장 : 조연만
  • 발행인 : 이원주
  • 자매지 : 성동신문·광진투데이·서울로컬뉴스
  • 통신판매 등록 : 제2018-서울광진-1174호
  • 계좌번호 : 우체국 : 012435-02-473036 예금주 이원주
  • 기사제보: sgilbo@naver.com
  • 성광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성광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gilbo@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