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줄을 서시오, 행복의 줄에 서시오!
줄, 줄을 서시오, 행복의 줄에 서시오!
  • 성광일보
  • 승인 2019.08.28 15: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송란교 / 논설위원

모처럼 몇 명의 친구들과 함께 기분 좋은 산행을 마치고 내려와서 가까운 지하철역으로 가는 버스를 타려고 정류장에 도착해보니, 버스를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줄을 서야하는지 분명하지 않아서 여기저기 여러 갈래로 줄을 서고 있었다.

필자는 가장 먼저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의 줄을 찾아서 다른 승객들도 그 줄에 서도록 안내를 해드렸다.
땡볕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 오랫동안 오지 않는 버스를 마음 졸이며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졌다.
그런데 기다리고 있던 버스가 도착하고 문이 열리자 처음부터 줄을 서지 않았던 사람이 중간에 새치기를 하려고 하였다. 그래서 오랫동안 줄을 서있던 사람들이 '줄을 서시오' 하고 큰 소리로 외쳤다.

그러나 새치기 하는 그 사람은 '줄을 서라'는 말을 무시하면서 그대로 앞 사람을 제치고 버스에 올라탔다.  많은 사람들이 '무슨 저런 사람이 다 있어', '참 예의가 없는 사람이구만' 하면서 여기저기서 불평불만을 늘어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치기를 한 사람은 쥐새끼가 쥐구멍 드나들 듯 재빨리 올라가 제일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그리고 줄을 서서 나중에 타는 사람들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이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미안해하는 기색이나 자리를 양보할 자세를 취했다면 줄을 섰던 사람들의 마음이 다소 수그려들었을 지 모른다.

그러나 그 사람은 전혀 그럴 마음이 없었다. 참 어처구니가 없었다. 좁은 도로여서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 만한 공간이 부족하기도 하였지만, 버스가 출발하는 곳에 줄을 설 수 있도록 안내하는 팻말이라도 있었다면 이렇게 막무가내로 새치기를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팻말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라 줄을 섰던 사람들이 줄을 서라고 외쳤음에도 그 말을 무시하는 그 뻔뻔함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그 한 사람 때문에 새새치기를 당한 사람들은 다른 승객들과 이리저리 부딪히면서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 까지 불편한 마음을 달래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줄 서는 곳을 잘 모르는 사람이 그러했다면 이해하고 넘어가겠지만 알 만한 사람이 그런 행동을 하니 다른 사람들처럼 필자도 화가 났었다.
“당신의 방금 전 행동은 언젠가는 똑같은 방식으로 보복을 당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성공하고 싶거든 행복의 줄에 서야 한다”고 꼭 말해주고 싶었다.
깨진 유리창을 방치하면 마치 전염병처럼 빠르게 퍼져서 그 일대가 무질서와 범죄의 온상이 된다는 '깨진 유리창 이론'이 있다. 간단하고 단순한 것 같지만 가장 기초적인 생활 질서를 무시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새치기 하는 것을 지적하면 오히려 '왜 이렇게 유난을 떠세요?', 아니면 '정말 무정한 사람'이라고 반박의 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 때로는 그런 말로 인해 큰 싸움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잘못한 것을 보고도 따끔하게 지적할 수 없다면 진정 건강한 사회라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쥐새끼처럼 행동하면 쥐새끼 취급을 당해야 마땅하다. 또한 바늘도둑이 소도둑이 되지 않도록 이끌어주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일 수 있다. 질서를 지킨다는 것은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의 시작이며, 서로의 행복을 지켜주는 출발선인 것이다.

Cosmos는 희랍어인 Kosmos에서 유래하였으며 조화로운 우주를 말한다. 질서가 바로 잡히면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은 더욱 아름다워진다.
가을의 꽃 코스모스, 꽃대가 가늘고 길어서 홀로 서 있기에도 힘들어 보이지만 다른 꽃들과 함께 있으면 어지간한 바람에도 쓰러지지 않는다. 바람과 다른 꽃들과 함께 어울려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다. 그래서 코스모스의 꽃말은 조화인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질서나 순서를 지키는 것이 불편하다고 느끼면 거리낌 없이 편리함을 선택하려 한다. 누가 보지 않는다면 더더욱 그렇다. 서산대사는 '오늘 내가 남긴 발자취는 뒷사람의 이정표가 된다'고 하였다.
혼자 편하자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선량한 이웃을 바보로 만들지 말자. 함께 줄을 서는 예쁜 친구가 되어 보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 특별시 광진구 용마산로128 원방빌딩 501호(중곡동)
  • 대표전화 : 02-2294-7322
  • 팩스 : 02-2294-732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주연
  • 법인명 : 성광미디어(주)
  • 제호 : 성광일보
  • 등록번호 : 서울 아 01336
  • 등록일 : 2010-09-01
  • 발행일 : 2010-09-01
  • 발행인 : 이원주
  • 편집인 : 이원주
  • 회장 : 조연만
  • 편집이사 : 김광부
  • 논설주간 : 김정숙
  • 자매지 : 성동신문·광진투데이
  • 통신판매 등록 번 제2018-서울광진-1174호
  • 성광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9 성광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gilbo@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