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보다 죽은 사람 밥 먹다가 죽은 사람
달보다 죽은 사람 밥 먹다가 죽은 사람
  • 김광부 기자
  • 승인 2019.10.07 1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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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진리와 함께 기뻐합니다 (고전13:6) 2019.10.04

(2019.10.06 새이령 길(진부령과 미시령 사이) 사진: 김광부 기자
(2019.10.06 새이령 길(진부령과 미시령 사이) 사진: 김광부 기자

 

“두보가 죽은 일화는 참 비극적입니다.  뇌양 땅에 있는 고을 수령이 소고기와 백주(술)을 가져다 주었는데,  두보가 너무나 주린 나머지 그것을 먹다가 죽었다고 합니다.  참 불쌍한 죽음을 한 것입니다.  이태백은 어떻게 죽었지요?  달을 따려 강에 뛰어 들었다가 죽었다는 낭만이 있지 않습니까? 그러나 두보는 죽음 자체도 참 비극적입니다.”

심경호 교수 ‘EBS 인문학 특강’  「한시, 삶의 노래 3강 ‘슬픔의 미학 두보’」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당대(唐代)의 대표 시성(詩聖) 이백과 두보.  송대 엄우(嚴羽)는 이런말을 했습니다.  “이백과 두보의 문집으로 가까이 살펴보기를 오늘날 경서를 연구하듯 하고 난 후에야 성당의 유명한 문인을 널리 배우고 마음에 새기어 오래도록 하면 자연히 오묘한 경지에 들게 된다.”

이백과 두보의 시는 시인이 통과해야할 시의 정석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둘은 달랐습니다.  이백은 자신이 달에 사는 신선이라고 여기고 달과 술을 벗삼아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폅니다.  그러나 두보의 시는 철저히 ‘현실’이었습니다.

“꽃 한 조각 떨어져도 봄빛이 줄거늘 수만 꽃잎 흩날리니 슬픔 어이 견디리” 두보가 벚꽃 날리는 거리에서 쓴 시입니다. 이 시를 보고 소설가 김훈은 이렇게 평했습니다. “이러한 글은 사람의 솜씨라고 말하기 어렵지만, 산화하는 꽃과 시간을 견디지 못해하는 ‘슬픔’으로 보아 사람의 소행임에 틀림없다.”

슬픔을 느끼는 것으로 보아 사람의 소행임에 틀림없습니다. 달 따려다가 죽은 이백도 그늘과 슬픔을 뼈저리게 알았을 것입니다. ‘밝은’ 달은 ‘슬픈’ 현실의 역설적 표현입니다. 예수님이 좋은 것은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초월적 존재가 너무나 가까이 우리의 죄됨과 그로인해 달도 밥도 다 눈물인 우리의 약함과 슬픔 속에
들어오신 친밀함에 있습니다.

“우리에게 있는 대제사장은 우리의 연약함을 동정하지 못하실 이가 아니요 모든 일에 우리와 똑같이 시험을 받으신 이로되 죄는 없으시니라.”(히4:15)

 

한재욱 목사
강남 비전교회
서울시 강남구 삼성2동 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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