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아직 이런 친구도 있다
나에게는 아직 이런 친구도 있다
  • 이원주 기자
  • 승인 2019.10.10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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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란교/성동신문 논설위원

 

송란교/성동신문 논설위원
송란교/성동신문 논설위원

체면이나 부끄러움 따위는 내가 알 바 아니라 하면서 일부러 모른 체 하는 뻔뻔스러운 철면피(鐵面皮,)와 자질과 능력이 부족함에도 이를 감추고서 천방지축 날뛰는 파렴치한((破廉恥漢)이 평양감사 자리를 두고 사생결단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그것도 벌건 대낮에 대로변에서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고 있다.

무례하고 무지한 사람을 심판관으로 내세우고 '예의염치 무너뜨리기 시합'을 한다고 온 세상에 광고를 하면서 순진한 국민들에게 열심히 값비싼 표를 강제로 팔고 있다.
몰염치도 선수로 등판하겠다고 하니 싸움판이 갈수록 커지고 지저분해지고 있다. 차마 두 눈 뜨고 볼 수 없는 목불인견(目不忍見)의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그들이 싸우는 모습을 똑바로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을 얼마나 얕잡아 보았으면 그 사람들 앞에서 그들은 은근슬쩍 아주 친한 친구인 척 아양을 떨고, 서로 싸구려 안부를 묻는 척 야단법석을 떤다.

이 얼마나 표리부동(表裏不同)한 모습인가? 앞날이 걱정스러워 잠 못 이루는 밤에 제(齊)나라 환(桓)공(BC 716년 ~ BC 643년, 제나라 15대 군주)을 도와 제나라를 초강대국으로 만들고 춘추오패(春秋五?, 제 환공, 진 문공, 초 장왕, 오왕 부차, 월왕 구천)를 이루었던 우정의 대명사 '관포지교(管鮑之交)'의 주인공들이 갑자기 떠오르는 이유가 뭘까?

관자(管子) 소광편(小匡篇)에 나오는 이야기다. 관중과 포숙(鮑叔)은 각각 다른 주군을 모시고 있었다. 

제(齊)나라에서 내란이 발생하자 그들은 모시고 있는 주군을 왕으로 만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다. 관중은 포숙의 주군인 환공을 시해하고자 활을 쏘았는데 불행하게도 그 화살이 환공의 허리띠를 맞혔다.

그렇게 간신히 살아남은 환공은 왕위에 오르면서 포숙을 재상(宰相)에 임명하고자 했다. 이 때 포숙은 관중 보다 부족한 점 다섯 가지를 들면서 관중을 재상으로 추천하였다. 환공이 '나를 죽이려 한 사람을 어찌 재상으로 임명하라는 것인가'라고 하자', '관중은 백성의 부모입니다, 그 자식들을 다스리고자 한다면 부모를 버려서는 아니 되옵니다'라고 하였다.

그 부족한 점 다섯 가지란, 관대한 은혜를 베풀어 백성을 사랑하는 것(寬惠愛民), 나라를 잘 다스려 기강을 바로잡는 것(治國不失秉), 충성과 신의로 제후들과 동맹을 맺는 것(忠信可結諸侯), 예의를 제정하여 뭇 백성들이 본받게 하는 것(制禮義可法四方), 백성들을 용맹스럽게 만드는 것(使百姓皆可勇)을 말한다.

결국 환공은 관중을 재상에 임명하였다. 포숙의 관중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과 인재를 적재적소에 임명하는 환공의 포용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요즘에도 곳곳에서 귀한 산삼이 자라고 있듯 드러나지 않는 훌륭한 인재들이 있지만 그들을 찾지 않고 인정하지 않는 세태가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 두 사람의 우정은 사기(史記), 관안열전편(管晏列傳篇)에 다섯 가지 사례가 기록되어 있다.
첫째, 장사를 하면서 더 많은 이익을 챙겨가도 욕심쟁이가 아니라 가난하기 때문이다.
둘째, 일을 도모하다 포숙을 난처하게 하였으나, 어리석다 아니하고 일을 행함에 유불리가 있을 따름이다.
셋째, 벼슬길에 나아갔다 3차례나 군주에게 쫓겨나자, 모자란 놈이라 하지 않고 때를 못 만난 것이다.
넷째, 전쟁터에서 3차례나 도망 나왔으나, 비겁한 놈이라 하지 않고 노모가 계시기 때문이다.
다섯째, 왕위쟁탈전에 실패하고 주군을 따라 죽지 않았을 때, 절개가 없다 아니하고 공명을 드러내지 못함을 부끄러워하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그래서 관중은 포숙을 보고 '나를 낳아준 사람은 부모지만 나를 알아준 사람은 포숙이다. 라고 하였다.
이렇게 절대적으로 믿어주는 친구가 있다면 얼마나 든든할까요? 내가 혹시 친구의 빛을 가리고 있지는 않는지 돌아본다.
꽃향기도 바람이 있어야 더 널리 퍼지고 아름다운 별빛도 어두운 밤이 있어야 더 빛나고, 참다운 우정도 진실하게 믿어주는 친구가 있어야 더 아름다울 것이다.  나를 낮추고 비워서 친구를 더 높이고 채워주는 참다운 우정이 정말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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