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제101주년 3·1절에 대한 단상
(독자기고) 제101주년 3·1절에 대한 단상
  • 김광부 기자
  • 승인 2020.02.24 1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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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은 / 서울지방보훈청 보상지원팀장

신재은

신재은

“우리는 오늘 조선이 독립한 나라이며 조선인이 이 나라의 주인임을 선언한다. 우리는 이를 세계 모든 나라에 알려 인류가 모두 평등하다는 큰 뜻을 분명히 하고 우리 후손이 민족 스스로 살아갈 정당한 권리를 영원히 누리게 할 것이다...중략”

1919년 3월 1일 민족대표 33인의 기미독립선언으로 시작된 만세운동. 이는 1910년 나라를 빼앗기고 무력통치로 일관해 온 일본에 맞서, 독립을 쟁취하기 위한 우리민족의 의로운 항거였다. 3·1운동은 맨몸으로 남녀노소, 계층 구분없이 전국각지에서 동참하여 세계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대규모 비폭력 저항으로 남았다. 서울에서 시작된 만세운동은 전국으로 확산되었고, 전체 인구의 약 1/10인 202만명이 참가하여 사망 7천여 명, 부상 약 16천 명, 체포 약 47천 명 등의 희생이 있었다. 비록 일제의 탄압으로 독립을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당시 형성된 독립정신은 대한민국임시정부로 이어져 궁극적으로는 광복의 원동력이 되었다. 한편 대외적으로는 인도의 비폭력 독립운동, 중국의 5·4운동 등 다른 나라의 민족운동에 영향을 미쳤다.

3·1운동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유관순 열사일 것이다. 유관순은 이화학당 보통과에 재학하던 중, 3·1운동에 동참했고, 학교가 휴교하자, 고향인 천안으로 내려가 태극기를 만들어 배포하며 만세운동을 준비한다. 1919년 음력 3월1일 오후 1시 병천 아우내 장터에서 만세운동이 이루어졌으며, 이 과정에서 유관순의 부모님 등 19명이 목숨을 잃고 수십 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후 유관순도 체포되어 공주재판소에서 “제 나라를 되찾으려고 정당한 일을 했는데 어째서 군기를 사용하여 내 민족을 죽이느냐, 죄가 있다면 불법적으로 남의 나라를 빼앗은 일본에 있는 것이 아니냐.”며 일본 재판관에게 논리정연하고 당당하게 대항하였다.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된 이후에도 계속하여 독립만세를 부르다, 고문으로 인하여 형이 끝나기 전 순국했다.

한편 외국인으로서는 최초로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된 독립유공자 석호필(프랭크 스코필드)을 꼽아본다. 1916년 선교사 겸 의학교수로 한국에 온 영국인 스코필드는 일본의 지배를 받는 한국인의 비참한 삶을 보고 도울 방법을 찾고 있던 중, 3·1운동을 해외에 알리는 역할을 했다. 3·1운동이 시작되자 사진기와 펜을 들고 거리로 나와서 생생한 현장의 모습을 해외 언론사에 보냈고, 그 기사를 보고 해외에 있는 한국인들도 만세운동을 펼치게 되었다. 그 이후로도 제암리 학살사건, 서대문형무소 등을 취재해 일제의 만행을 해외에 알리는 역할을 했다.

나라를 빼앗기고, 독립을 기약할 수조차 없는 암울한 상황에서도 국가를 위해 자신은 물론 일가권속을 희생해가며 항일운동을 했던 독립운동가들이 있었기에 현재의 우리나라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이러한 역사를 부정하고, 대한민국을 자랑스럽지 않은 나라로 생각하며, 심지어는 국가 무용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 세기 전처럼 나라를 빼앗기고 의지할 국가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정말 상상 하고 싶지 않은 일이다. 일제에 빼앗겼던 나라를 되찾기까지 얼마나 많은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이 있었는지 기억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제101주년 3·1절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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