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꽃씨를 뿌리는 사람인가?
당신은 꽃씨를 뿌리는 사람인가?
  • 성광일보
  • 승인 2020.02.25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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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한교 / 성동신문 논설위원
송란교/논설위원
송란교/논설위원

원숭이와 타잔은 줄을 잘 탄다. 타잔이 나오는 TV프로그램을 보면서 타잔은 어쩜 저렇게 줄을 잘 탈까 궁금하여 그들이 하는 행동을 진지하게 관찰해본 적이 있었다. 

정답을 알고 나면 아주 쉬워 보이는 것처럼 정말 단순한 것이었다. 즉, 새로운 줄을 잡으려 잡고 있던 줄을 내려놓는 것이 전부였다. 
줄을 잘 탄다는 것은 결국 잡고 있는 줄을 먼저 놓고 잡아야 하는 줄을 나중에 잽싸게 붙잡는 것이다. 

인생도 이와 다를 게 없다. 행복한 인생을 원한다면 불행의 씨앗을 먼저 없애면 되는 것이다. 희망의 끈을 잡고 절망의 줄을 내려놓으면 되는 것이다. 

욕심을 한 바가지 품고 있으면서 이것저것 더 많이 채우려 하면 담아낼 공간이 부족하다. 그러면서도 더 갖지 못해 불행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원하는 다른 것을 움켜쥐려면 내가 쥐고 있는 손을 펴야 한다는 사실을 누구나 다 알지만 아무나 다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꽃밭에 꽃씨를 뿌리고 가꾸면 아름다운 꽃이 피어난다. 그러나 꽃씨를 움켜쥐고 뿌리지 않으면 그토록 원하고 바라는 아름다운 꽃은 피어나지 않는다. 꽃이 없는 마음은 삭막하다. 향기도 없다. 

메마른 사막 같이 거칠고 불 꺼진 밤거리처럼 황량하고 썰렁하다. 우리들이 사는 동네에 꽃씨를 뿌리는 사람이 한 명만 있어도 그 동네는 꽃동산이 되고 꽃향기를 맡을 수 있게 된다. 

당신은 다른 사람을 위해 그리고 나 자신을 위해 꽃씨를 뿌리는 사람인가요? 꽃을 피우는 사람, 꽃을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은 늘 꽃향기를 품고 있어 얼굴도 인생도 꽃을 닮아간다. 예쁘게 피어 있는 꽃을 보면서 기분 나쁘다고 외치는 사람은 없겠지요?

'심난해’를 외치면 심난한 인생을, ‘잘나가’를 외치면 잘나가는 인생을 맛볼 수 있다. ‘미워 죽겠다’를 외치면 미운 놈만 골라서 만나게 되는 것이 인생이다. 콩 심는데 콩 나고 팥 심는데 팥 난다고 하는데, 행복을 심으면 행복이 열리고 희망을 심으면 희망이 피어나고 꿈을 심으면 꿈이 펼쳐지지 않겠는가! 

불만을 쏟아내면 불만의 바다에 빠지고 불행을 심으면 불행이 따라오고 걱정을 품으면 걱정에 묻히게 될 것이다. 
마음 밭에 무엇을 심을까? 마음이 하잔 대로 뿌리고 거두면 된다. 마음이 머물 자리에 꽃씨를 뿌리는 것은 공짜다. 꿈은 누구나 원하는 대로 얼마든지 크게 키울 수 있다. 우리들은 기억이라 하면 흔히 과거만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뇌는 생각, 상상, 꿈, 희망이라는 미래도 기억한다고 한다. 생각이라는 씨앗, 상상이라는 꽃씨, 꿈과 희망이라는 알갱이를 미래의 기억 속에 심고 가꾸는 것도 공짜다. 

그런데 그 공짜 같은 생각과 상상과 꿈과 희망들이 꽃밭에 뿌려지면 값나가는 비싼 열매들이 줄줄이 맺게 된다는 것이다. 마음이 통한다면 꽃잎처럼 싱싱한 생각을 나눌 수 있고 꽃향기처럼 달콤한 감정을 나눌 수도 있다. 

명심할 것은, 공짜지만 다른 사람이 나에게 선물해줄 수 없다. 오직 나 자신만이 선물할 수 있고 나 자신만이 뿌릴 수 있다는 사실이다. 
태양이 비를 쫓는가? 비가 꽃을 따라오는가? 꽃향기는 얼마나 예쁠까? 다른 사람들이 그토록 궁금해 하는 따끈따끈한 정보를 심으면 그 정보도 탐스럽게 잘 자라겠지요? 

아름다운 꽃들이 만발하면 눈동자를 빙글빙글 굴리고 카메라 렌즈를 이리저리 돌리고 꽃향기에 취해 코를 벌렁벌렁 대면서 가던 발걸음도 멈출 것이다. 

개 같은 세상이 아닌 꽃 같은 세상이 될 것이다. 상상해보자, 노랑나비들이 덩실덩실 춤추고 웽웽 울어대는 벌들도 쉬어가고, 봄기운이 저만치에서 아지랑이와 함께 피어나는 그런 꽃밭을. 그리고 그 꽃을 바라보듯 마음을 바라보고 이웃을 바라보자. 

누군가는 지금 이 순간에도 열심히 꽃씨를 뿌리고 있다. 그 아름다운 마음을 뿌리고 있다. 그리고 '꽃씨가 뿌려져 있어요' 하는 팻말을 세우고 있다. 

행동은 바꾸기 어렵지만 생각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꽃밭에 희망을 심고 희망 꽃이라 우겨보자. 꽃씨 뿌리기에 딱 좋은 시절이다. 한바탕 웃음꽃이 활짝 피어나 동네방네 너른 들판이 온통 꽃물에 젖어들면 뿔뿔이 흩어진 마음들이 하나로 모이게 된다고 너와 나의 뇌를 속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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