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풍
김지영
깊은 밤
우주를 날아다니는 꿈을 꾸고
별에서 떨어진 한 사람을 찾아다녔지
오늘은 아무 생각도 하지 말자
검은 김 위에 하얀 밥을 펼치고
한없이 말아도 김밥은 자꾸 사라지고
아름다운 경치를 방관하고
시간은 제멋대로 짧아져
잡풀이 우거진 길로 번져오는 향기
나무에 기대선 너를 배경으로
셔터를 누르면
하얀 개망초 꽃이
너의 풀린 몸을 휘감아
하늘이 파랗고
너무 고와서 눈물이 나
입속에서 허밍으로 풀리는 음표들이
목줄을 타고 전신으로 내달아
전설은 몸속과 바깥을 드나들어
일종의 플랫폼을 따라
우리는 자신만의 데이터를 남기지
<김지영 프로필>
·한양여대 문예창작과 졸업/ 1996년 전국마로니에 여성백일장장원
·등단: 1999년 『예술세계』 신인상
·수상: 2016년 웹북(시조 신인상) 한국문학예술(드라마 신인상) 국민일보 신춘문예(밀알상)
·저서: 시집 2002 《내안의 길》 2010 《태양》에세이: 2017 《시간의 나이아스》
·한국문협회원, 광진문협회원, 강진모란촌회원, 시산문회원, 전국어머니편지 쓰기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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