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과 현실의 차이, 그 빠른 결말
이상과 현실의 차이, 그 빠른 결말
  • 정성은 기자
  • 승인 2020.04.06 1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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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종 / 건국대학교 의과전문대학원 교수
장원종 / 건국대학교 교수
장원종 / 건국대학교 교수

지난 4월 3일 건국대학교는 1학기를 모두 온라인 수업을 한다는 발표를 했다. 진달래와 벚꽃이 만발한 화창한 봄날을 맞이하는 캠퍼스는 관계자외 출입금지는 물론, 학생들의 출입조차 최소한으로 통제하고 있다. 전국의 대학이 현재 온라인 수업을 진행중이고 짧게는 몇 주안에 대면 강의를 시작한다는 대학들이 있었지만, 하나 둘 1학기를 모두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5일 초•중•고등학교가 9일부터 단계적으로 원격 수업하는 방안을 밝혔다. 그 덕분에 전에 없었던 ‘온라인 개학’이라는 용어가 만들어졌다.

코로나19, 우리는 너무나 많이 듣고, 보고, 체험하고 있어 모두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전문가가 되었다. 지난 2019년 12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원인불명의 폐렴이 집단으로 발병하면서 전 세계가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되었고 또한 인류의 한계를 시험하기에 다다랐다. 최초 그 원인체를 분리해 보니, 코로나바이러스의 일종임이 밝혀졌다. 그 원인 바이러스를 우한에서 발견했다고 ‘우한 코로나바이러스’고 부르다가 이후 우여곡절 끝에 올해 2월 11일에 국제바이러스분류위원회에서 SARS-CoV-2라고 공식적으로 명명했다. 그 질병의 공식 명칭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COVID-19)라고 하고 국내에서는 간단히 코로나19라고 한다.

코로나19는 중국에서 처음 환자가 발생하여 중국에서 환자가 급증하였지만, 이제는 전세계적으로 퍼져 나가 오히려 중국이 다른 나라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을 관리하기에 이르렀다. 4월 6일 현재 전세계적으로 1,275,542명이 확진자로 판명되었고, 전 세계에서 미국에서 337,635명으로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러니하게도 중국은 스페인 (131,646명), 이탈리아 (128,948명), 독일 (100,123명), 프랑스 (93,780명)에 이어 여섯 번째로 많은 확진자 수를(82,641명) 보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7위로서 현재 확진자가 10,284명에 이른다. 다행인 것은 우리나라는 초기에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신천지) 교도들에 의해 집단발병과 확산이 급격히 일어났었지만, 정부와 모든 국민의 노력으로 최근에는 신규 환자발생이 대폭 줄어들고 있다.

그런데, 최근 확진자 발생 수로서 우리나라 뒤를 바짝 따라잡은 한 나라가 알려졌다. 그 나라는 현재 6,830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스웨덴’이다. 스웨덴은 우리가 알다시피 노벨상의 창시자이자 다이너마이트의 발명가인 ‘알프레드 노벨’이 탄생한 나라이다. 스웨덴은 발명과 혁신을 중시하는 나라이니 만큼 코로나19에 대한 대응도 매우 특이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봉쇄정책과 외출금지령 등으로 이동제한을 강화하는데 반해서 스웨덴은 느슨한 방역조치를 취하고, 50인 이상 모임을 금지하고 재택근무를 권고했을 뿐 시민들의 이동을 제한하지 않았다. 오히려 지역소비를 살려야 한다면서 가까운 식당에서 식사를 권하였다.

스웨덴 보건 전문가들은 코로나19에 대한 백신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집단면역’만이 코로나19를 막을 수 있다는 신념을 가졌었다고 한다. 집단면역 (herd immunity)은 한 집단에서 일정 비율 이상이 면역력을 갖게 되면 감염병확산이 느려지고 면역력이 없는 구성원의 감염 확률도 낮아져 집단 전체가 질병에 대한 저항성을 갖게 된다는 취지이다. 몇몇 전문가들은 전 세계인구의 약 60%가 감염되어 면역력을 가질 때 코로나19의 확산이 멈출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그런데 스웨덴은 감염 확진자가 120배가 늘어나고서야 그 들의 신념이 틀렸다는 것을 알고 정책전환을 고려하기에 이르렀다.

실제 집단면역은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최근에 집단면역으로 질병확산이 멈춘 예를 든다면, 브라질 리우올림픽 때 유행했었던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을 들 수 있다. 지카바이러스는 모기 등의 방역도 유효했지만, 집단면역으로 더 이상 환자가 발생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 잘 알려졌다. 그런데 예방접종이 아닌 자연적으로 집단면역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전파속도와 질병의 심각성, 치료법 유무, 환자 수용능력 등의 여러 조건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스웨덴은 코로나19의 전파속도를 늦추지 못했고, 감염자는 폭증하였으며, 사망자가 속출하고 병원은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

스웨덴의 엉뚱한 시도가 성공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필자 역시 그중의 하나였다. 하지만, 그 시도가 요행을 바라는 수준이었음을 우리가 깨닫는 데는 불과 한 달 밖에 걸리지 않았다. 우리 정부는 최근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2주간 연기했고, 학교 수업은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되고 있다. 비단 학교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는 경험해 보지 못한 세상을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인류가 머나먼 과거에 치명적인 질병의 유행을 이겨내고 지금까지 생존해 왔듯이 이번 코로나19 유행을 극복하고 한층 더 강한 인류로 거듭날 것임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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