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진리와 함께 기뻐합니다 (고전13:6) 2020.04.20
“말수가 적은 노인들은 말문이 퇴었고, 수년간 거의 듣지 못했던 귀가 열렸다. 시간은 영원 속으로 녹아들었다. 자정이 훨씬 지난 시각, 창문이 황금처럼 빛났고 아름다운 노래가 바깥의 겨울 공기 속으로 흘러
나갔다.”
이자크 디네센 저(著) 추미옥 역(譯) 《바베트의 만찬》(문학동네, 67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금욕적이고 절제력이 강한 청교도적 신앙을 가진 마을이 있었습니다. 이 마을 사람들이 프랑스 최고의 요리사였던 바베트가 차린 최고의 만찬을 나누게 되었습니다. 이 만찬 속에서 사람들은 경직성이 풀어지고용서와 화해, 그리고 삶의 환희를 느껴가게 되었습니다.
“시간은 영원 속으로 녹아들었다.” 최고의 만찬 속에서 영원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된 것입니다.
사무엘하 9장에 보면 다윗의 아름다운 식사 이야기가 나옵니다. 다윗은 몰락한 사울 왕가의 뒤를 이어 이스라엘의 왕이 됩니다. 얼마 후 그는 사울 왕가의 남은 마지막 핏줄을 찾아오라고 명합니다. 그는 요나단의 아들 므비보셋입니다.
다섯 살 어린 나이에 사고로 절뚝발이가 된 채,숨죽이며 살던 버림받은 왕자였습니다. 므비보셋은 다윗 앞에서 두려워 떱니다. 정적을 모두 제거해 버리는 권력의 생리를 알기 때문입니다. 이미 자신을 지켜 줄 보호자,울타리가 다 사라져 버린 비운의 왕자입니다.
그는 다윗이 자신을 부르는 순간 자신의 죽음을 예감합니다. 그러나 다윗은 그를 일으켜 세웁니다. 그리고 므비보셋을 자기의 아들들과 함께 평생 같은 식탁에서 음식을 먹게 합니다. 퇴락한 정권의 장애인을 극진히 예우합니다.
예수님은 “내가 곧 생명의 떡이니라.”(요6:48)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이 부른 사람들은 바베트의 만찬, 다윗의 만찬과는 비교할 수 없는 하늘의 만찬으로 초대 받은 사람들입니다.
서울시 강남구 삼성2동 27-2
강남 비전교회
한재욱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