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코로나 19
<수필> 코로나 19
  • 이기성 기자
  • 승인 2020.04.23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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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학용 / 성동문인협회 이사
최학용
최학용

아직은 바람도 차고 몸이 움츠러드는 영하의 추운 날씨다. 냉이국 쑥국으로 입맛을 찾을 봄을 기다리며 긴 겨울을 지냈다. 이젠 움츠렸던 기지개를 펴자. 오랜만에 남쪽 창문을 활짝 열었다. 겨우내 멈추었던 인공 냇물이 소리 내며 흐른다. 얼마나 기다리던 정겨운 소리인가? 물이 흘러 모이는 곳 연못. 금붕어가 헤엄치는 곳이다. 늦은 봄 지나 초여름이면 붓꽃이 개울 양쪽에 많이 피는 곳. 보라색 붓꽃이 만개할 땐 사진으로 아들 딸에게 보내주기도 한다. 붓꽃은 색도 예쁘지만 ‘좋은 소식 전해주세요’라고. 전해지는 꽃말이 마음을 끈다.

오는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조급하다. 아차 이게 무슨 해괴망칙한 뉴스인가? 눈과 귀를 의심했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에 웬 찬물을 끼얹는 뉴스란 말인가? 중국 우한에서 이상한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우리에게도 전파되고 있다는 뉴스를 접했다. 이름하여 ‘코로나 바이러스’ 비말 감염에 의한 바이러스성 감염병이란다. 눈만 뜨면 보도되는 뉴스는 심각하다. 가히 노이로제 수준이다. 자고 나면 온통 코로나 관련 뉴스뿐이다. 신천지 교회의 실체도 드러났다. 몸도 마음도 바짝 움츠러들게 한다. 바이러스의 빠른 전파를 막기 위해 가까운 사람들과의 대면도 2미터 이상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사회적 거리 두기’ 그리고 한편으론 등교와 출근을 금하고 집에 머물러야 한다는 ‘한곳에 묶어 두기’ 캠페인까지도 벌리는 상황 돌입이다. 일상을 멈추고 집안에 머물러야 하는 일이 모두에게 낯선 일들이다.

번거롭고 답답한 마스크의 착용이 의무 상황이 되었다. 마스크는 강도나 하는 얼굴 가리개용. 그래서 악한 자들의 전용물인 줄로만 알고 살지 않았던가?

엄청난 긴 줄을 서고도 마스크를 못 구하는 마스크의 부족 현상. 평범했던 일상이 그리운 요즘이다. 학교 가고 직장 가고 교회 가고 정답게 나누던 모든 일상이 우리에게 사랑이고 행복이었다. 그리고 활력이었다. 웬 날 벼락인가? 우리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고립되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 앞선다. 기침만 나도 재채기만 해도 배가 아파도 심지어 아무런 증상이 없어도 무증상 감염을 의심할 정도니 온 국민이 노이로제에 걸린 것은 확실하다.

꽃샘 추위를 맞는 농심남양주 우리주말농장의 고추모-꽃샘추위에 냉해방지를 위한 비닐봉투를 씌웠다.                     2020.4.22 스마트폰 촬영 [이기성 기자[
꽃샘 추위를 맞는 농심
남양주 우리주말농장의 고추모-꽃샘추위에 냉해방지를 위한 비닐봉투를 씌웠다. 2020.4.22 스마트폰 촬영 [이기성 기자]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는 환자들과 봉사자들을 생각만 해도 마음 아프다. 특히 사망자들 가족에게 더욱 가슴 아픈 일은 어떻게 위로할 길이 있으랴? 우리 풍습에 장례식은 가신이 에게 생전에 사랑하던 모든 이들이 모여 명복을 비는 엄숙한 예식이다. 이번 희생자들은 바이러스의 특성이란 이유로 최소한의 집계 가족만 모여 가시는 걸음을 이별함이 마음을 심히도 아프게 한다.

장례식에서 제일 기본인 복장조차도 예를 못 갖춘다. 상주가 마스크를 쓰고 이상한 화장장의 방호복을 입은 채 이별을 고함이 해괴한 모습이다. 그도 선先 화장 후後장례라니 동방 예의지국이란 말은 감추어 져야 하는 기막힌 상황이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상황 앞에 아연실색할 일만 남은 것 같은 씁쓸한 마음뿐이다. 신종 플루 메르스 사스도 슬기롭게 이겨낸 우리들이기에 각자의 처소에서 승리하길 빌뿐이다.

경제는 바닥으로 추락했고 다들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그야말로 소리 없는 아우성. ‘사회적 거리 두기’란 용어까지 나온 현실. 강추위 속에서도 포근할 봄을 기다리듯 전 국민이 활짝 웃는 웃음소리를 듣고 싶다. 남녘땅 어디선가 엔 해마다 팬지 꽃 심는 할매들의 호미든 행렬이 올해도 이어질 것 같은 봄날이다. 올해 봄! 조금 늦게라도 올것 임을 믿는다. 코로나여 이젠 물러가라! 인류를 괴롭히는 바이러스여 지구상에서 영영 사라질지어다. 일상이 어느 때 보다 그리워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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