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문화에 기꺼이 옻오를 기회
예술 문화에 기꺼이 옻오를 기회
  • 성광일보
  • 승인 2020.06.26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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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의 문화예술 소묘 ① 스페이스 오매
<유월에 漆畵칠화>전

성동구를 '성수동'과 '비성수동'으로 나누는 시각이 있다. 여기엔 놀라움과 부러움의 시선이 스며있다. 서울숲처럼 접근 가능하고 잘 관리되는 대표 도시공원의 유무, 하루가 다르게 솟는 지식산업센터나 사옥들, 갤러리아 포레나 트리마제 혹은 최근 26만여 명의 청약이 발생한 대림 아크로같은 고급 주거지(이들 기업과 주거지 주민들은 다음 지역경제의 든든한 수요자가 된다), 트렌드를 반영한 식당과 카페와 쇼핑공간 등이 그 판가름의 기준들이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차이. 그건 미술관이나 갤러리 등 동네 가까이에 존재하는 문화공간의 유무다. 

 성수동을 대표하는 문화공간 중 하나가 스페이스 오매다. 경수초등학교 앞편 이면도로, 낮은 저층 주거와 연립주택 사이로 우뚝 아니 자연스럽게 섞여있다. 이 벽돌집이 고마운 건 성수동의 가파른 변화에도 2016년 여기 온 애초의 자기 설립 의도를 충실하게 지켜가고 있기 때문이다. 오래된(Old) 것들에서 새로운 것들(new)을 아우르고, 남자와 여자(Men & Women)를 가르지 않으며, 모두가 즐기는(A to Z) 우리들과 저들(East & West)이 매달 전시 혹은 공연된다. 삶과 예술, 문화와 산업이 섞인 성수동의 공간들처럼, 오매 또한 그렇다. 

 6월, 우리가 즐길 스페이스 오매의 주제는 옻칠화다. '유월의 漆畵'전. 우리가 흔히 '라카칠'로 부르는 그 간편한 화학 스프레이 도료 라카가 '옻'의 대체물이다. 우리는 옻닭도 좋아하고, 어른들은 '나전칠기'를 사랑하지만, 실제 천연 옻은 다루기 쉽지 않다. 채취는 어렵고, 생산량은 적어 가격도 비싸다. 무엇보다 오래 고된 작업이 필요하고, 작업자들에게도 피하기 어려운 옻독 생채기를 남긴다. 그래도 옻칠화를 고집하는 이유는 깊은 색감, 오랜 동안 보존 가능한 속성 때문이다. 예술은 영원을 기약하는 행위지 않은가. 뜻대로 되지 않는 이 도료의 까칠한 고집도 작업자 혹은 작업과 닮아있다. 

 이번 전시참여 작가는 7인. 약학을 전공하고 지천옻칠센터를 설립해 '옻'을 과학으로 풀어가는 김은경 작가, 다양하게 주제와 형식에 재료 또한 지속적으로 변형해온 성태훈 작가, 2019 로에베상(스페인 로에베 재단이 젊은 공예가들에게 준다) 30인에 지명된 박성열 작가, 18년간 옻칠작업에 매진해온 '무릉도원도'의 이상의 작가, 옻에 칼러를 입히는 오유미 작가, 의인화된 의자 시리즈로 유쾌하게 작업해온 함도하 작가 그리고 영롱당의 '당수' 젊은 루키 임지원 작가가 참여했다. 민화와 자수로 2019년을 채웠던 김이숙 대표의 2020년 상반기 결과물이기도 하다.  유월에 칠화: Ottchil Paintings in June>전은 6월 27일까지. 
■ 스페이스 오매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동2가 뚝섬로9길 16]
                                                                                                            원동업 성수동쓰다 편집장 [3bigpictu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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