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다가오는 斷想] 죽이기 = 살리기
[멀리서 다가오는 斷想] 죽이기 = 살리기
  • 성광일보
  • 승인 2020.07.13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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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기 / 칼럼리스트, 시인
金杉基
金杉基

韓日갈등이 발생할 때마다 느낀 점인데, 일본 교수나 학자 중 일부는 일본의 잘못을 지적하기도 하지만, 한국 교수나 학자는 한 명도 한국의 잘못에 대해서 지적하지 않고 일본의 잘못만 얘기한다는 것이다.

언뜻 보기에는 한국 지식층의 애국심이 더 강한 것 같이 보이지만, 사실은 자식이 잘 되기를 바라며 회초리를 들어야 하는 부모의 관점에서 본다면, 일본 지식층의 애국심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한국 지식층은 한국과 일본의 역사적 배경 탓에 일본과의 관계에서는 국가나 국민의 눈치를 봐야 하지만, 일본 지식층은 국가나 국민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결국 韓日갈등에서 한국은 그 갈등이 해소되거나 자연스럽게 봉홥되는 수준에서 머물지만, 일본은 그 갈등을 통해 일본 스스로 더 성숙하고 발전을 꾀한다는 것이다.

최근 대한민국 뉴스의 중심에 서 있는 진보 성향의 논객 진중권 교수가 연일 진보정권과 진보정당을 향해 쓴소리를 쏟아 내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보수 성향의 논객 중에서 보수정당에 대해 쓴소리를 내는 사람은 한 명도 볼 수 없다.
   
진 교수는 자신의 정신적 기반이라 할 수 있는 진보 세력이 정권을 잡은 현 상황에서 진보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지만, 정권을 빼앗긴 보수 논객들은 보수 세력의 눈치를 봐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보수 논객과 진보 논객의 상황이 한국 지식층과 일본 지식층의 상황과 비슷하게 돌아가는 것 같다.  

그런데 일본 교수나 학자가 일본의 잘못을 지적했다고 해서 한국 편을 든 게 아니듯이, 진 교수도 진보 세력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이지, 보수 세력이 잘했다고 응원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보수정당이 진 교수의 진보 때리기를 보면서 좋아할 상황만이 아니라는 말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지금 대한민국의 진보정권과 진보정당은 진 교수로부터 회초리를 맞으면서 진 교수의 발언에 대해 크게 대꾸하지 않고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정치적 성숙을 꾀하고 있는 느낌이다.

그러나 보수정당이나 보수 세력은 그들의 잘못을 지적해주는 논객이 없어 정치적 무감각과 무기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어렸을 때, 옆집 사는 친구와 다툼이 있을 때, 어머니는 내 잘못을 지적하면서 회초리를 들었지만, 옆집 아줌마는 우리 집까지 찾아와서 옆집 친구의 잘못보다는 내 잘못만 탓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는 어머니가 서운했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옆집 친구는 나쁘고 나는 잘못이 없다”면서 내 편만 들어주지 않았던 어머니가 지혜로웠었던 것 같다.

진 교수가 아무리 강하게 진보정권을 공격해도 진보정권이 말대꾸를 별로 하지 않는 것을 보니, 집안싸움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아 다행이다.

보수정당 역시 진 교수의 진보정권 공격에 큰 관심이 없는 걸 보니, 진 교수의 ‘진보 죽이기’에 숨어 있는 함의(含意)를 이미 알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국민도 강준만 교수가 1995년에 쓴 책 제목 ‘김대중 죽이기’의 의미와 그리고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망 다음 날 낼 예정이었던 책 제목 ‘박원순 죽이기’의 의미를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어제(12일) 보수정당 모 의원이 "고 박원순 전 시장의 아들 병역비리 의혹을 해결하라"라고 촉구한 것에 대해 "미래통합당은 답이 없다"고 말한 진 교수의 일침도 ‘@@@ 죽이기’의 의미를 담고 있는지 두고 볼 일이다.

[단상]  
죽이기(때리기) = 살리기  
장맛비기가 내리는 월요일 비모닝입니다.
운전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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