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선 / 성동문인협회 고문
굴뚝새를 찾아서 · 1
굴뚝새를 찾아 나선 것은
그리움 때문만은 아니다
만월이 초생달을 향해가듯
초생달처럼 작은 굴뚝새를 잊을 수 없어서다
긴 장마 쓸고 간 허허벌판
고작 누울 곳이라곤 돌 틈바구니와
짐짝 같은 어둠뿐
펑 뚫린 세상 담벼락 구멍으로
마른 눈물 펑펑 쏟아 내던
굴뚝새, 굴뚝새
왜 그런 기억들이 별처럼 빛날까
날도래 까맣게 날던 봄이 더디 가든 그 해
소쿠리 가득 송사리 잡아
허기진 식솔들의 끼니를 추수리던 굴뚝새,
지금, 어느 하늘 어디쯤 날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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