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 그리고 우리가 아름답게 사는 방법 ?
너와 나 그리고 우리가 아름답게 사는 방법 ?
  • 송란교
  • 승인 2020.08.26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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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란교 / 논설위원

 '나', '너', 우리의 '우'라는 글자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매우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작은 작대기 하나이지만 나의 'ㅏ'는 밖으로 너의 'ㅓ'는 안으로 우의 'ㅜ'는 아래로 향하고 있다. 각각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다르다.  밖으로만 나아가려하는 ㅏ와 안으로만 끌어당기려는 ㅓ 사이에서 ㅜ가 양쪽으로 팔을 벌리고 서서 좌우로 위 아래로 적절하게 조정하고 있다. 

등불을 켰다 껐다 하는 스위치처럼, 둔탁한 혈액을 받아서 깨끗한 혈액으로 바꾸어 내보내는 허파처럼,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 사이에서 중개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송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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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내가 서로 마주 보고 있으면서 같은 방향인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몸을 돌려 보자. 그러면 시선이 교차되지 않는다. 서로 뒤돌아서서 같은 방향으로 머리를 돌려도 결코 눈빛이 마주칠 수 없다. 

나는 왼쪽으로 너는 오른쪽으로 각자 다른 방향으로 돌려야 서로의 얼굴을 바라볼 수 있고 시선을 교감할 수 있다. 여기에서 사고의 폭을 좀 더 넓혀보자. 

내가 화를 내고 있는데 네가 동시에 화를 낸다면 마음이 소통할 수 있을까? 
내가 화를 내고 있을 때는 네가 조금만 참고 기다려주면 우리라는 공동체가 아름답게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풍족하고 넘친다면 너에게 아낌없이 나누어주고, 내가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 있으면 네가 형편 되는 대로 보태주고 도와준다면 우리라는 기둥이 굳건하게 세워질 것이다. 

서로 넘친다고 주려고만 하거나 서로 부족하다고 달라고만 한다면 결코 주고받음이 없을 것이다. 
서로 양손에 물건을 잔뜩 들고 있으면서 내가 주는데 왜 안 받느냐고 화를 낸다거나, 양손에 아무것도 가져오지 않고서 안준다고 서운해 하고 화를 내면 어찌하란 말인가. 

동시에 주고받으려 한다면 줄 수도 받을 수도 없을 것이다. 
왼쪽 사람이 주려하면 오른쪽 사람이 받아주면 될 것이다. 이쪽 사람이 받고자 하면 저쪽 사람이 내어준다면 주고받음이 생길 것이다. 그런 과정을 거쳐 우리라는 아름다운 공동체가 이루어질 수 있다. 

내어 주려는 나의 마음과 받아주려는 너의 마음이 한 데 어울릴 때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들은 행복함을 느낄 것이다. 
부드러운 비단도 씨줄과 날줄이 서로 엉키며 어긋나게 짜여 져야 튼튼해지는 것이고, 식물의 잎사귀들도 방향을 달리하며 서로 어긋나게 솟아나야 햇볕을 잘 받을 수 있고 바람도 잘 통하게 된다. 

평행선을 끝까지 달려가면 결코 만날 수 없고, 누군가가 먼저 어긋나게 걸어야 만나지게 된다. 이웃과 관계를 맺으며 더불어 사는 것도 이와  같을 것이다. 

내가 먼저 다가가야 이웃이 다가오고, 내가 먼저 손 내밀면 상대방도 내민 손을 잡아준다. 그래서 공감이 이루어진다. 내가 먼저 물어야 상대방도 내가 원하는 대답을 한다. 그러면 대화도 소통도 순하다. 

내가 다가가지 않고 손 내밀지 않고 묻지 않으면 나는 나일뿐이고 너는 너일 뿐이고 우리들은 각자의 우리 속에 고독한 작대기로 갇혀 있게 된다. 

나는 고집스럽게 변하지 않으면서 너만 새롭게 변하라고 한다. 나는 걸어가면서 너만 뛰라고 한다. 나는 속도를 줄이지 않으면서 너만 속도를 줄이라 한다. 나는 하지 않고 너만 하라고 한다. 나는 짧은 지름길로 가고 너는 먼 길 돌아오라 한다. 나는 좋은 일 편한 일만 하고 너는 나쁜 일 힘든 일만 하라고 한다. 

그러면 우리들이 사는 세상에서 평등과 정의 그리고 공정의 가치는 결코 아름답지 않을 것이다. 
황소 등에서 털 하나 빠진다고 표시가 나겠는가, 사나운 바람에 방귀 좀 뀌었다고 냄새가 남아 있겠는가, 흘러가는 강물에 침 한 방울 튀었다고 색깔이야 변하겠는가 하는 얄팍한 마음, 보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함부로 내던지지 말자. 

성경에서도“우리의 돌아보는 것은 보이는 것이 아니요 보이지 않는 것이니 보이는 것은 잠간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함이니라”(고후 4:18)고 강조했었다.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는 것을 드러나게 한다. 내 생각, 내 행동, 내 모습이 온 세상에 드러나고 까발려질 때 하얀 얼굴이 붉혀지지 않을 정도면 족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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