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학교교육이 변화해야 할 때
지금은 학교교육이 변화해야 할 때
  • 정소원 기자
  • 승인 2020.10.21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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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원 / 취재부장
정소원

그동안의 동서양을 넘어 대표적인 교육철학적 사유의 장은‘학교’였다. 학교교육은 우리가 접하는 가장 체계적이며 실제적인 제도화된 교육의 장이다. 따라서 교육철학의 정체성 문제를 사회적 적절성의 차원에서 검토한다면, 이러한 학교교육은 교육철학이 감당해야 할 가장 우선적인 문제 영역이다. 

특히, 최근에 4차산업혁명 및 코로나 사태가 이어지며 우리 사회에서 제기되고 있는 '학교교육 붕괴론' 혹은 '학교교육 위기론'은 비단 교육자들뿐 아니라 지식인들 전체가 학교교육의 문제에 관심을 가질 것을 촉구하고 있다.'학교붕괴' 담론은 우리 사회의 관심사 중의 하나로 많은 논쟁거리를 형성하였다. 

이 담론은 처음에는 학교붕괴 현상의 사실적 존재 유무와 그 책임론 등 미시적 관점에 관한 것이었지만, 점차 이러한 현상을 문명사적 변화 곧, 지식기반 사회의 도래에 따른 새로운 학교교육에 대한 요구 등 학교교육에 미치는 영향으로 보려는 거시적 입장으로 발전하였다. 

최근에는 학교교육 위기 현상이 전국적으로 존재하고 있다는 전제하에 4차산업혁명과 코로나 이후의 상황이 겹치며 그전에 이어져오던 학교의 위기들과 함께 “그렇다면 사회로부터 새로운 변화에의 요구를 받고 있는 학교가 어떻게 개혁되어야 하는가? 이러한 위기의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고 내실 있는 학교로 바꿀 수 있을 것인가?”등 학교교육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오늘날 우리 교육철학의 정체성 문제를 논의하는 단초로서 이러한 학교교육의 문제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가장 중심적이고 심각한 교육의 문제는 바로 학교교육의 문제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교육철학은 마땅히 다양한 학교교육의 문제들을 해명하고,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학교교육사에서 대표적인 선구자인 에라스무스의 사례를 참고해보았다.
에라스무스는 사회적 인문주의의 대표자로 최초의 세계평화 교육론자이며 남녀동등의 교육사상의 선구자이다. 그는 아동의 성격을 면밀히 조사 연구하여 개별적으로 학습을 지도할 것을 요구하며, 아동의 정신발달과 흥미에 따라 그 가르치는 교재의 분량을 정하여야 한다는 수준별 학습을 해야 한다고 하였다. 

마지막으로 빈부·귀천·남녀의 차별 없이 교육은 이루어져야 하고 개성에 의해 교육되어야 한다고 아동자유교육론에서 밝혔다.
그의 교육방법에 있어서의 아동학생들의 개별적인 지도의 원리, 개성발달의 원리의 유희적방법등은 아동심리학의 발달에 영향을 주게 되고 17, 18세기의 실학주의 교육사상, 계발주의 교육사상의 대두에 선구적 역할을 하였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도 위의 아동의 자유교육론과 같이 계층이나 문화의 차별 없이 평등하게 교육이 이루어져야한다는 점에서 현대 교육의 의무가 이에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에라스무스의 교육철학의 의의는 아동개인차교육, 교육의 중요성강조(훈련강조)등에 의한 오늘날의 인간교육, 전인교육 이념의 기틀을 마련하여 학교 교육의 전반적 틀을 형성했다는 것에 있다.

에라스무스의 교육철학에서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은 교육의 평등성과 다양성의 조화가 필수적이라는 점이다. 그럼에도 최근 교육의 평등성 보장은 교육 정책의 이상이지만 현실적으로 달성이 어려워지고 있다. 시사점을 얻은 것은 좋으나 진정한 교육의 기회 균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평등성 못지않게 다양성도 고려해야 한다. 한날한시에 태어난 일란성 쌍둥이도 능력이 다른데 모든 학생을 획일적인 제도로 묶어놓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모든 정책은 완벽하지 않다. 평준화 정책은 필요한 정책이지만 충분한 정책은 아니다. 교육의 평등성 보장이 중요하지만, 다양성 확보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평준화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된 외국어고·국제고·자율형사립고 제도를 통해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등성을 중시하는 현 정부는 과거 교육의 다양성 확보 차원에서 도입한 외고·국제고·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수순에 들어갔다. 순기능보다 역기능을 더 크게 본 결과다. 고교 체제의 다양성을 포기하면 평준화의 부작용이 부각될 것이다. 
정책 당국은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평준화의 부작용이 해소될 수 있다고 기대하는 듯하나, 평준화의 부작용이 학점제의 부작용으로 바뀔 뿐이다. 

다양한 프로그램도 필요하지만 다양한 학교도 필요하고 다양한 정책도 필요하다. 필자가 평준화의 문제점을 인지하면서도 원칙적으로 평준화를 찬성하는 것은 보통교육 정책의 큰 줄기는 평등성에 기반해야 한다는 것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교육의 평등성이 살아나려면 이를 보완하는 교육의 다양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렇다면 교육의 다양성은 어디에서 얻어질 수 있을까? 주자는 "교육"의 본질은 '심'과 '이'의 두 가지로 집약된다고 설파하였다. 결국 교육의 다양성은 에라스무스처럼 개인차를 고려하는 데서 얻어질 수 있는 성질이다. 그렇다면 교육을 받는 개인의 본질은 무엇인가?

실제로 주자학과 성리학적 관점에서 사유하고 성찰해 보면 "교육"은 '심'의 문제가 필연적이  된다. 교육이란 '나는 누구인가'라는 정체성의 문제로부터 출발하는 일이며, 이 때 나라는 정체성을 형성하는 바탕이 바로 마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대의 교육학은 교육과 마음의 밀접한 관련성에 대해 무심하고, 이 둘을 구분지어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교육'과 '마음'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연결시키자는 것이 마음 교육의 핵심임을 인식하고 '한 인간'의 정체성과 가치관이 길러지는 가장 중대한 인간형성의 장이 교육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결국 교육받는 개인들이 '심'을 다스릴 수 있게끔 개인들의 '심'을 중시했을 때 비로소 어떤 정책으로도 보완할 수 없었던 다양성 문제가 회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결론내릴 수 있다. 
따라서 향후 교육의 다양성은 개인들의 '심'을 고려하여 진행되어야 할 것이며, 이러한 변화는 평등성과 다양성에 관한 모두의 관심이 있어야 가능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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