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박의 기행수필> 이집트 최고의 파라오 람세스 2세(下)
<김종박의 기행수필> 이집트 최고의 파라오 람세스 2세(下)
  • 성광일보
  • 승인 2020.10.28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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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박 / 성동문인협회 이사
김종박
김종박

람세스 2세가 아부심벨에 지은 소(小)신전을 사랑의 여신 하토르와 네페르타리에게 바쳤다는 사실은 왕비에 대한 그의 사랑이 어느 정도였는가를 보여준다는 징표이기도 하다. 
그녀는 아크나톤의 부인이었던 네페르티티(Nefertiti)와 이름이 비슷해서 종종 혼동되기도 하지만 둘은 분명히 다른 인물이다. 

네페르타리의 유명세는 물론 람세스 2세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주 아름답고 또 상당히 잘 보존되어 있는 테베의 '왕비들의 무덤 계곡'에 있는 그녀의 무덤(QV66)도 그녀의 유명세를 키우는데 한 몫 거들었다고 본다. 

이름이 남아 있는 또 다른 왕비로는, 이시노프레, 메리타문, 위에서 언급한 히타이트 공주 마트네프루레가 있다. 네페르타리가 사망한 후에는 이시노프레가 제1왕비의 역할을 수행했는데, 그녀는 람세스 2세를 계승한 13번째 왕자 메렌프타를 비롯해 4명의 아들을 낳았다. 

공식적인 왕비들 이외에도 자기의 누나와 딸 등을 포함해 많은 부인이나 후궁을 두었고 관습에 따라 그는 많은 궁녀들을 거느리고 있었으며 100명이 넘는 아들과 더 많은 딸들로 이루어진 대가족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다고 한다.  

또한 람세스 2세는 90세가 넘도록 까지 살았는데, 워낙 장수를 하다 보니 그의 아들들은 대부분 아버지보다 먼저 세상을 떴고, 서열 13위인 메렌프타가 왕위에 오른 것도 사실은 이 때문이었고 물론 메렌프타가 왕위에 올랐을 때에는 그도 이미 마흔이 넘은, 당시 기준으로는 꽤 고령이었던 것.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람세스 2세는 초반 히타이트와 팔레스타인을 사이에 두고 세력을 다퉜는데 직접 전투에 출정하여 전쟁을 벌였으나 결과는 좋지 않았고 결국 히타이트 세력을 팔레스타인에서 몰아내지를 못했다. 이 때문에 실로 16년이라는 장기간의 전쟁을 하다가 결국 람세스 2세는 평화조약을 체결, 공식휴전하게 되었고 그 대가로 상기(上記)한 바와 같이 히타이트 왕녀를 왕비로 맞이하게끔 되었다.

이것은 세계사에서 최초의 평화조약으로 평가 받는 전투였음을 재강조하고자 한다. 
당시 여러 전쟁에서 승리를 하던 람세스 2세가 승리하지 못한 전투였지만 당시 많은 파라오들이 전쟁에서 휴전이라는 개념체계가 없어 오직 직진만 할 줄 알았던 시대에 람세스 2세가 처음으로 휴전이라는 개념을 내세워 전쟁을 끝내고자 했던 것으로 유명하다는 점이다. 그만큼 그는 이득을 따질 줄 아는 영리한 파라오였으며 탁월한 통치능력이 있었던 것이다. 
그가 통치하는 동안에는 단 한 번도 왕좌의 난이 일어나지 않았고 그는 절대 권력을 가진 가장 강력한 파라오로써 66년이라는 오랜 시간 이집트를 다스릴 수 있었다.   

그러나 세월 앞에 장사 없다고 어느 덧 90이 넘는 나이가 되어버린 람세스 2세는 결국 노령으로 죽는다. 그는 당시의 여느 사람들처럼 미라가 되어 먼 훗날 카이로박물관에 전시되게 된다. 그는 이집트인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붉은 머리였으며 매부리코였다고 밝혀지기도….

사실, 워낙 불확실한 기록이 많지만 람세스 2세가 어떻게 보면 이만큼이나 칭송 받을 만한 파라오가 아니었음에도 그가 생전에 혹은 사후에 깔아놓은 수많은 엄청난 건축물 등의 과시성의 밑밥들 덕분에 그는 이집트 왕조사상 가장 최고의 파라오로 신격화되었고 세월을 뛰어 넘은 전설적인 큰 인물로 재탄생하게 됐다고 본다. 
그는 자신을 멸시하고 비웃은 다른 이들을 비웃듯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 가장 오만하며 가장 자신 있게 오래도록 생이 다하는 날까지 이집트를 오롯이 다스렸고 드디어는 살아 있는 신(God)이 되었던 것이다.  

“람세스, 가장 위대한 정복자, 진리의 수호자인 태양왕."이란 샹폴레옹의 말이 초극미물인 코로나19의 갑작스런 창궐로 막혀버린 온 지구촌의 안쓰럽게 가라앉진 세상모습들이 아른거려서인지, 지금도 계속하여 나의 뇌리에 사자후로 메아리를 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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