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변도시 성동구, 청계천 하류의 반전 매력
수변도시 성동구, 청계천 하류의 반전 매력
  • 서성원
  • 승인 2020.10.28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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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원의 엉뚱 발랄 성동 이야기> ⑩ 청계천(淸溪川)
청계천 풍경, 서성원 ⓒ
청계천 풍경, 서성원 ⓒ

○소재지: 서울시 성동구 상왕십리, 하왕십리, 마장동, 용답동, 사근동, 송정동

청계천은 성동구의 하천입니다

청계천을 아시나요. 아시는군요. 그렇다면 청계천이 어느 구의 하천일까요. 서울에 있는 유명한 하천으로 알고만 있었다구요. 그랬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알려드립니다. 
청계천은 성동구의 하천입니다. 한번 볼까요. 상류(4.4km)에서는 종로와 중구의 경계를 이룹니다. 그러니 종로도 중구도 아닙니다. 
중류에서는 동대문구와 성동구에 경계가 됩니다. 1.4km 정도입니다. 그래서 동대문구와 성동구 어느 쪽도 아닙니다. 

이제 하류입니다. 여기서는 아예 성동구를 통과합니다. 3km입니다. 청계천이 8.8km인데 4.4km는 성동구와 잇닿아 있습니다. 이쯤 되면 성동구 하천이라고 해도 되겠지요. 그래도 시민들은 시내 중심부의 청계천을 방문하고 종로나 중구의 하천이라고 생각하겠지요. 

이쯤에서 무학대사가 생각납니다. 조선의 도읍지를 찾아다닐 때, 왕십리에 도착한 그가 궁을 지을 장소로 적당하다고 생각했다지요. 그런데 어느 노인이 십 리만 더 가라고 그랬다고 하던가. 그 이후, 성동은 청계천의 하류로 살았습니다. 왕십리 사람이 아니었을 그 노인이 좀 괘씸해집니다.

징검다리가 많아서 정겨운 청계천, 서성원 ⓒ
징검다리가 많아서 정겨운 청계천, 서성원 ⓒ

청계천의 진짜 이름은 개천입니다.

개천이라는 말을 아시지요. 그래요, 작은 시내를 말하지요. 그런데 청계천을 조선 시대에는 개천(開川)이라고 했답니다. 한자를 볼까요. 열 開, 내 川 입니다. 내를 연다는 의미죠. 이건 토목 용어였답니다. '내를 파내다'는 뜻으로 썼답니다. 

청계천이 어떠했기에 준천을 했을까요. 청계천은 한양의 중심부를 통과하는 하천인데 겨울에는 물이 별로 없는 건천이었습니다. 문제는 여름입니다. 장마 기간이거나 태풍이 불면 개울 근처는 물난리를 자주 겪었나 봐요. 

태종이 문제 해결에 나섭니다. 개천도감(開川都監)이라는 기관을 두고 개울을 정비합니다. 태종답게 군대까지 동원해서 작전을 펴듯이 한 달 만에 끝내버립니다. 
그 당시 하천은 하수도 역할을 했습니다. 인구가 급증하면서 하천으로 들어오는 생활 쓰레기들 또한 급증합니다. 물길이 막히지요. 여름철에는 물난리가 나고 익사자도 발생합니다. 이에 영조는 개천(開川)을 합니다. 이렇게 한양의 도심을 통과하는 하천은 골칫거리였고 개천을 해야 했습니다. '개천(開川)'한다고 하면 의례 청계천을 두고 하는 말로 여겼나 봅니다. 이렇게 '개천'은 청계천을 이르는 말이 됩니다. 그런데 '개천'이 어떻게 '청계천'이 되었을까요.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그렇게 바꿨다고 합니다.

 

이 모습만 봐도 청계천 관리에 노력하는 성동구를 알 수 있다. 서성원ⓒ
이 모습만 봐도 청계천 관리에 노력하는 성동구를 알 수 있다. 서성원ⓒ

청계천은 정치인의 물길입니다.

청계천은 1955년부터 복개를 시작합니다. 교통 문제와 오염 등등을 해결하려 그랬겠지요. 
1961년 12월 청계6가 동대문운동장까지, 1967년 청계 8가 신설동까지, 1977년 신답철교까지 복개합니다. 복개도로 위에는 고가도로도 건설됩니다. 광교에서부터 마장동에 이르는 총 길이 5,6km, 폭 16m의 청계고가도로가 1967년 8월 15일 착공되어 1971년 8월 15일 완공됩니다. 청계고가도로가 낡아서 문제가 됩니다. 그러자 철거로 가닥을 잡습니다.

그렇게 해서 청계천은 하늘을 보는 하천으로 탄생합니다. 2003년부터 2005년 사이에 복원했지요. 복원한 5.8km 구간은 폭이 좁습니다. 그러다 정릉천과 만나면서 폭이 넓어집니다. 여기서부터 하류는 복원 구간이 아닙니다. 그래서 하천 주변에 나무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복원한 청계천을 많이 찾고 널리 알려집니다. 자연을 품은 진짜 청계천은 오히려 하류에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청계천 하류는 반전의 매력입니다.

2020년 10월 25일, 청계천 하류를 둘러보았습니다. 용답동 쪽의 청계천변에는 나무와 수풀이 무성했습니다. 백로를 비롯한 오리 등, 새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전문가가 아닌 사람의 눈으로 봐도 풍성한 자연이었습니다. 

용답동 방면 청계천 모습. 서성원ⓒ
용답동 방면 청계천 억새꽃길이 아름다웠다. 서성원 ⓒ

서울 도심에서 이런 물길과 수풀과 새를 볼 수 있다는 게 놀라웠습니다. 다리를 건너던 사람들이 물을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무얼 보나, 하고 나도 보았습니다. 물속에 잉어가 무리 지어 헤엄치고 있었습니다. 크기는 또 얼마나 큰지. 나는 한강 변에 자주 나갑니다. 사는 곳이 한강과 가깝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청계천 하류를 걸어보니까 청계천이 훨씬 나았습니다. 볼거리가 많고 풍경이 정겨웠습니다. 파리의 세느강은 한강보다 작습니다. 그렇지만 세계적으로 유명합니다. 마찬가지입니다. 크다고 좋은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리고 상류라고 다 좋은 것도 아닐 것입니다. 

성동구의 청계천이 하류이기는 하지만 상류가 갖지 못한 보물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름답고 풍성했습니다. 아마도 이런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 이들이 있었을 것입니다. 자전거길로 청계천 하류 지역을 통과했거나 걸어 본 이들입니다. 이들은 이런 사실들을 널리 알리지 않았습니다. 널리 알리게 되면 사람들이 너무 많이 찾아올까봐 자기들만 즐기려고 그랬나 봅니다. 그래서 그들이 조금 야속하게 생각됩니다. 참, 왕십리에서 십리를 더 가라고 했던 노인에게 감사를 드리려 합니다.

여기서 한가지, 성동구에는 청계천만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성동구는 수변 도시입니다. 중랑천과 한강이 있습니다. 다음에 얘기할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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