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의 노포> 코로나시대, 가볼만한 성동의 책방들
<성동의 노포> 코로나시대, 가볼만한 성동의 책방들
  • 원동업
  • 승인 2020.12.11 1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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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와 자신 그리고 자연을 만나고 싶으시다면
<피스북스> <옥수서재> 그리고 <산책아이> 가보실 것

이전에 익히 경험하지 못했던 새시대가 왔다. 코로나19는 2020년을 완전히 장악했다. 집단면역을 체계적으로 추구했던 복지국가 스웨덴도, 바이러스 앞에 용감해지라고 선동했던 트럼프의 최강대국 미국도 속수무책. 선전해오던 나라 대한민국도 멈춤의 시간을 이어가고 있다. 이때 어디를 찾아가 볼까? 은밀하게 그리고 친밀하게 찾아가볼 만한 세 곳의 책방을 소개한다. 옥수동의 피스북스와 옥수서재 그리고 성수동의 산책아이다. 각기 이 사태를 차근차근 살피고, 나와 이웃을 돌아보며 위안을 얻고, 우리가 돌아가야할 곳 자연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1. 피스북스

“돈 가는 데 마음이 간다. 평화에도 돈을 쓰게 해보자!”

피스북스는 옥수동 독서당로에 있다. 독서당로란 피스북스 근처에 있던 동호독서당서 나온 도로명이다. 그곳 표지석은 피스북스서 한남동쪽으로 가다 오른편에 서 있다. 

조선은 무인 이성계가 세운 나라였지만, 실질적 기획자들은 유교 문인들이었다. 그 전통 속에서 세종은 1426년 사가독서 제도를 만든다. 관리가 일만 해서는 큰 그림을 그릴 수 없으니, 억지로 휴가 주고 모여 책을 읽게 하는 제도요, 공간이었다. 1442년 은평구 북한산 자락 진관사에서 읽게 했다가, 성종때 용산의 페사 장의사에서 남호독서당을, 중종때 이곳으로 이전해 오면서 동호독서당으로 불렀다. 이덕형, 이황, 이율곡, 유성룡이 모두 여기를 거쳐갔다.

(주)피스북스는 2019년 한베평화재단 공간 내에 설립됐다. 대표 김소희 님은 행당동서 오랜 동안 '책읽는 엄마 책읽는 아이' 작은도서관을 운영하다, 금호동 산동네로 이사한 2016년 이후 새 길로 들었다. 

그 곳이 여기 '여행하는 평화책방', '평화활동가들을 키우는 대안의 학습공간' 피스북스다. 피스북스는 지난해 베를린으로 베트남으로, 미얀마로 부지런히 다니며 '사업'을 준비해 왔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가 모든 루트를 막았다. 평화여행 말고, 이곳 공간은 물론 책방이다. 공간에 들면 평화를 이야기하는 수많은 형식과 내용의 책들과 소품들, 그리고 교육과 모임들이 존재한다. 오늘날의 '재앙'은 인간과 자연의 평화가 깨진 때문이다. 김소희 대표가 “평화란 팽팽한 긴장상태”라고 했던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주소 : 서울 성동구 독서당로 216 풍림빌딩 4층 / 070-4352-2016 


2. 옥수서재

서재로 시작했지만 책방이 되고 마을이 된 곳

옥수서재는, 이름에서 보듯이 옥수동에 있다. 동빙고가 있던 곳과 멀지 않다. 냉장고가 없던 당시에는 언덕에 굴을 파고, 그곳에 얼음을 넣어 1년 내내 보관했다. 옥수서재는 지상에서 조금 내려가야 하는 지하에 있다. 하지만 한쪽 벽으로 햇살이 들고, 층고는 높다. 동빙고가 이랬을 것이다. 얼음이 빼곡했을 그 공간처럼 이곳에도 책들이 여럿 꽂혀있다.  

옥수서재를 지키고 있는 이는 두 명의 남자다. 최아론은 책을 '무척' 좋아하던 사람이었다. 권오준 역시 뒤지지 않는다. 둘은 교회 사역을 하던 이들. '담임목사 지원' 등 중요한 결정을 할 시기에, 엉뚱하게도 책방을 여는 쪽으로 마음이 갔다. 주민을 만나고, 바르게 제대로 살자는 생각을 추구한다면 다른 길도 아니었다. 

종교서적은 부러 가져다 놓지 않았고, 청소년들에게 마음을 준 책들은 적지 않다. 이곳은 전시가 열리고, 음악이 연주된다. 책모임은 당연하다. 아무튼 시리즈와 <아픈 몸을 살다>, <야밤의 공대생 만화>,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등의 책들이 보인다. “책을 읽다보면 상위 클라스가 있어요. 자연스럽게 넘어가게 되죠.”“사회적 아픔에 대한 책, 독립출판의 공간도 넓어졌어요.”
둘은 책에 관한 한 술술술이다. 술자리가 아니라, 책의 자리로 그들의 친구들이 찾아온단다. 자신의 이야기를 만나게 된단다. 둘은 나지막히 이야기해 주었다.   
주소 : 성동구 한림말1길 16-1 B1(옥수역 7번출구) / 월,토:12-18시/화-금:12-20시/공휴일 휴무   

3. 산책아이 

나무의 숲과 사람의 마을 사이에서 길을 찾다

이곳 산책아이는 이름을 몇 번 바꾸었다. 목수책방을 전은정 편집장과 함께 운영하다가 옥수책빵으로 바꾸었다가, 현재는 산책아이다. 
그리고 책방이 있던 공간도 바뀌었다. 이전에는 옥수동에 있다가, 성수동 서울숲길로 이사왔다. 옥수동서, 근처 주민들 활동 공간은 옥수동이 아닌 것 같았다. 아이들은 책방이나 도서관보다 학원이 우선이었다. 

성수동으로 온 건, 이 책방 '산책아이'가 생태와 환경을 주로 다뤄서다. 엎어지면 배꼽이 닿을 곳에 서울숲이 있다. 하지만 이곳서 만난 사람들은 책을 충분히 사랑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책들은 그저 사진 찍는 배경 정도로만 여기는 것 같다. 

이곳을 운영하고 있는 이는 장세이 작가다. 김해평야서 나고 자라며, 워낙 지천에 깔린 것이 '자연'이었던 사람. 
그는 기자, 편집자였다. '종이'와 '활자'같은 기호가 그녀의 삶터요 일터였다. 그렇게 17년여의 기간 동안 '죽었다가 부활한 나무들-종이-'와 살다가 어느날 진짜 자연이 고파졌다. 숲해설사가 되었다. 그 교육과정이 겨울에 시작했다. 나무를 알아보는 데, 가장 적확해질 수 있는 때가 겨울이란 것을 그때 처음 알았다. '눈'이 나무의 고갱이였다. 

첫 책 <서울 사는 나무>를 냈다. 편집자로 오래 살아온 촉과 필력은 이후에도 꾸준히 힘을 발휘했다. 생태놀이를 담은 <엄마는 숲해설가>도 냈고, <오롯한글(글맛, 글씨맛 나는 한 글자의 세계), <후 불어 꿀떡(처음 맛보는 의성의태어 이야기)>도 썼다. 그녀의 책들만 아니라, 생태와 환경에 관한 많은 책들이 잘 엄선되어 이곳서 산다.
주소 : 서울 성동구 서울숲2길 16 1층 / 전화 : 02-461-2161
【원동업=성수동쓰다 편집장】
(3bigpictu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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