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입양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할 때
<독자기고> 입양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할 때
  • 성광일보
  • 승인 2020.12.21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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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영어영문학과
김성준
김성준

한국에서도 유명한 루시 M. 몽고메리의 소설 <빨강머리 앤>은 입양에서 시작한다. 소설의 주인공 앤 셜리는 우연히 매슈와 마릴라 남매에게 입양되고, 그들의 환대와 사랑을 받는다. 물론 그때에도 입양에 대한 편견은 있었다. 매슈와 마릴라 남매의 이웃인 린드 부인은 입양아가 양부모를 독살했다고 엄포를 놓기도 한다. 린드 부인의 우려와 다르게 앤은 남매와 애틋한 가족애를 나누며 한 사회의 훌륭한 구성원으로 아름답게 성장한다.

얼마 전 충격적인 기사가 대한민국을 흔들었다. 한 부모가 생후 16개월 된 입양아를 학대해 숨지게 한 것이다. 심지어 입양아의 모(母)는 지난 추석 EBS다큐멘터리 ‘어느 평범한 가족’ 에 출연하여 입양가족의 화목한 모습을 연기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달에는 중고거래 사이트 ‘당근마켓’에서 20만원에 아이를 입양한다는 글이 올라와서 화제가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충격적인 사실을 접하고 분노를 느꼈다. 입양아동에 대한 보호가 더욱 필요하다는 사회적 인식도 높아지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국 사람들은 여전히 입양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국가지표체계에 따르면 작년 대한민국 입양아의 수는 704명이다. 이 수는 2011년 2464명에 비하면 매우 적은 수치며,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어째서 우리나라에서 입양아 수가 줄어들고 있을까. 아마도 원인은 입양특례법에 있는 듯 하다. 2012년에 개정된 입양특례법에 따르면 미혼모가 아이를 입양보내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아이의 출생신고를 무조건 먼저 해야 한다. 미혼모의 입장에서는 출생신고를 하게 되면, 본인의 신원이 전부 드러나게 된다. 이를 꺼려하는 미혼모들은 입양 보다는 종종 신생아를 유기하는 일을 선택하게 된다. 그 결과로 2012년 입양아 수는 1880명, 2013년에는 922명으로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화장실에 아이를 버리고 가거나 아이가 상자에 담겨 있는 베이비 박스에 관한 기사들은 이러한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입양은 우리 사회에 자리 잡고 있다. 작년 말에 예능프로그램 ‘동상이몽2’에서 배우 진태현, 박시은 부부가 대학생 성인 입양을 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목이 집중되었다. 매우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만 하는 성인 입양임에도 불구하고 부부는 입양을 통해 더욱 화목한 가정을 이룰 수 있었다고 한다. 이런 아름다운 사례는 앞으로 우리가 입양을 할 때 가져야할 마음가짐을 알려주기도 한다. 비록 피가 이어진 가족은 아니지만 마음으로 낳은 자녀들이 가정에 속할 수 있도록, 입양아동에 대한 인식변화와 더욱 구체화된 제도가 생기기를 바란다.김성준<sjk33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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