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필 봄바람 붙잡으러 간 내포지방(1)
<수필> 필 봄바람 붙잡으러 간 내포지방(1)
  • 성광일보
  • 승인 2020.12.24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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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 松 한길수
한길수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한다. 그래서 사람은 홀로는 살지 못하고 여럿이 어울려 살아야 하는가 보다. 
사람인(人)자를 잘 살펴보면 1 하나는 서지 못하고 쓰러지려고 해서 불안하기에 ㅣ하나가 옆에서 받쳐주어야 한다는 것을 형상화 했다는 것이다.  
하기야 동물들도 한데로 뭉쳐야 먹이를 사냥 할 수 있어 삶을 유지하는 걸 TV에서 자주 보았다. 동물 중의 왕이라 할 수 있는 사자도 뭉쳐서 사는데 홀로 여생을 쓸쓸하게 보내는 것은 이제는 임무가 끝났다고 암사자에게서 쫓겨난 수사자뿐이었다.
그래서 사람 사는 곳에는 어김없이 모임이 있고 단합된 힘이 있는 것 같다.

서울 광진구에는 세종대 경영대학원 문화예술 최고위과정 수료자들로 구성한 [세종대 제2기 원우회]라는 모임이 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0년 3월 23일에 조직한 모임으로 발족당시에는 50여명의 원우들이 모여 성황을 이루었으나 닭 모이통에 모이가 줄 듯이 서서히 줄어서 2017년 12월 말에는 20명이 남았더니 지금은 10여명의 원우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시설이나 단체에 위문도 가고 친목도 도모하고 있는데 춘추로 야외 모임도 갖고 있다.

2019년 5월 18일에 일행 7명이 광진구청 앞에 모여 홍원식 부회장이 주선한 승합차로 달아나는 봄을 붙잡으려고 내포지방으로 힘찬 출발을 했다.

오늘 참여자는 김명순 회장을 비롯하여 필자와 이채율 고문 이형근 감사 신동혁 사무총장 문정자 차장 손정숙 사장 등이었다. 
차가 땅위를 구르자마자 사무차장이 우리들에게 푸짐한 선물을 한 아름씩 안겨주었다. 김밥 1줄, 물 1병, 쑥 찰떡, 오렌지, 포도와 방울토마토 1박스 견과류 1봉지 등 이를 준비한 문정자 사무차장은 부지런도 하다. 이 모든 것을 준비하느라고 아마도 지난밤을 꼬박 세웠을 것 같다.
우리 차는 서 하남으로 들어가서 서울 외곽고속도로를 타고 판교를 지나 평택에서 서해안고속도로 방향으로 달리다가 행담도에서 잠시 멈추었다.

행담도의 면적은 0.16㎢이고 해안선 길이는 2km이라고 한다. 행담도는 아산만 깊숙이 위치한 섬으로 왼쪽 해안은 당진시 송악읍 복운리까지 1km이며 오른쪽은 평택시 포승읍 해안까지의 거리는 3.6km이라고 한다. 

이곳은 조수간만의 차가 커서 그 차이가 9.2m에 이른다고 한다. 서해안고속도로 건설로 2000년에 완공된 서해대교가 이 섬을 관통하면서 행담도 휴게소가 설치됨으로써 우리에게 편리한 공간을 제공하게 되었다. 

이 섬의 지명 유래를 보면 행行자는 간만의 차가 가장 심한 백중사리 때 갯벌에 물이 빠지면 육지에서 섬까지 걸어갈 수 있다는 의미이고 담淡자는 평소에는 물에 잠겨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한다. 

이곳 사람들은 이 곳을 토끼 섬이라고 부르는데 이 섬사람들은 손으로 잡거나 캐는 해산물로 생계를 유지 해 왔는데 한때는 이곳에 초등학교 분교까지 있을 정도로 큰 마을이 있었다고 한다.

전설에 의하면 "옛날 한 선비가 배를 타고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가다가 풍랑을 만나 표류하던 중 이 섬으로 떠밀려 왔다. 그런데 갈증이 심하여 한참 마실 물을 찾아 헤매던 끝에 샘 하나가 있어 그 물을 마셨더니 어찌나 물맛이 좋았던지 금세 기운을 차리고 과거 길에 올라 장원 급제를 하였다"고 전하는데 선비가 이 섬에서 물을 마시고 장원 급제 하였다 하여 붙은 이름이 幸潭島 라고 했다는데 복이 많은 섬이다.

우리가 다시 달려 홍성 나들목에 당도했다. 이곳 홍성은 성삼문 한용운 김좌진 한원진 민종식 등 우리나라 근 현대사에 빼놓을 수 없는 걸출한 인물들을 배출한 고장이다.

우리들은 지방도로로 나가 정주영 회장이 야심차게 막은 천수만 방조제를 지나게 되었다. 이곳 일대는 고려 인종 때부터 조선시대에 걸쳐 천수만과 가로림 만을 연결하는 굴포 운하를 시도하다가 조수 간만의 차가 너무나 심하여 운하건설이 실패한곳이다. 

그런데도 서산 A B지구 간척사업은 1970년대 중동에 나가 있던 현대건설이 장비를 철수하게 되자 놀고 있는 장비를 활용하고자 이 장비로 대단위 간척 공사를 착수하여 농지를 늘려 식량 자급량을 확보하려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1979년 8월 24일 현대건설은 서산A B지구 매립 면허를 취득한 뒤 1980년 5월 23일에 본격적으로 착공하였다고 한다. 방조제 건설 당시 최종 물막이 공사에 접어들어 남은 구간이 260m가 되었을 때는 유속이 초속 8.2m에 달해 10톤이 넘는 바위도 쓸려 나가는 바람에 애를 먹었다고 한다. 

이때 고안된 공법이 세계 토목 사상 유래가 없는 VLCC 유조선 공법이었다. VLCC 유조선 공법은 방조제 사이를 유조선으로 가로막고 유조선 탱크에 바닷물을 넣어 바닥에 가라앉힌 다음 조수의 유입을 차단하여 방조제를 잇는데 활용한 공법이다. 

이 공법은 정주영 회장의 기발한 제안에 모두가 “그것 안 됩니다”하며 고개를 설래 설래 저을 때 “야 너의 들 해보기나 했어?”로 유명한 정주영鄭周永 회장이 고안한 공법으로 '정주영 공법'이라고도 한다. 

24km의 방조제를 만드는데 사업비 6470억 4700만원을 투입하여 여의도 면적의 40배에 해당하는 넓이의 토지를 생산하였다. 
이런 옥답을 개간하였으나 인력으로는 영농이 어려워 비행기로 볍씨를 직접 뿌리는 직파농법으로 농사를 짓는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해인가 이곳에서 첫 수확을 했다고 양질의 쌀 포대를 정주영 회장이 종로구민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는 선행을 필자가 목격한 일이 있다. 어찌되었건 정주영 회장은 우리의 국토를 늘린 참다운 애국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 도착한 곳은 우리의 목적지인 안면도이다. 안면도는 113.46㎢의 면적에 해안선 길이 120km이며 최고봉은 북쪽의 국사봉國師峰(107m)이다. 이 섬은 남북 24km, 동서 5km인 우리나라에서 6번째로 큰 섬이다. 안면도에는 안면읍과 고남면이 있으며 이곳에는 안면도 외에 59개의 섬이 있는데 53개는 무인도이고 6개가 유인도 라고 한다.

안면도는 리아스식 해안으로 승언리와 창기리 마을 해안에는 해안사구와 해안사빈이 잘 발달되어 있다. 해안사빈은 모두 해수욕장으로 개발되었고, 해안사구는 유리를 만드는 규사의 채취원이 되었다. 

안면도는 1968년 안면교가 개통되기 전까지는 고립된 섬으로 북쪽은 생활권이 태안읍에 속하였고, 남쪽은 홍성군 광천읍에 속했었다. 그러나 다리가 건설된 뒤로는 태안읍과 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문화유적은 신야리에 조개무지가 있고 승언리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모감주나무 군락지가 있다.

안면安眠의 유래를 보면 글자 그대로 「편하게 잘 잔다」는 뜻이다. 숲으로 우거져 있는 자연 환경을 나타낸 지명으로 여겨진다. 
태안군은 동쪽을 제외하고는 3면이 모두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로 옛날에는 궁궐건축용 목재인 소나무의 생산 공급지이었으나 지금은 삼림욕장이 되어 있고 해안선은 국내 유일의 '해안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곳곳마다 절경을 이루고 있다. 그래서 태안군은 이 해변 길을 테마로 하여 '태안해변길'이라는 이름의 트레킹코스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2018 태안 세계튤립축제는 WTS(World Tulip Summit)로부터 2015년에 이어 2017년에도 세계 5대 튤립축제지로 재선정되는 영광이 있었다고 한다. 

이번에는 장소를 옮겨 네이처 월드가 아닌 2002년과 2009년 안면도 국제 꽃 박람회가 펼쳐졌던 꽃지 해안공원에서 옛 영광을 재현했다. 우리들은 드넓게 펼쳐진 바다와 모래사장 그리고 수백만 송이의 튤립을 만나 보려고 꽃 문을 두드렸다.

우리들이 튤립박람회장에 입장하려고 하니 박람회 기간이 2019년 4월 13일~5월 12일 까지 인데 입장료는 대인 8.000원 장애인 국가유공자 경로우대는 7.000원이다. 그런데도 문제는 이미 기간이 1주일이나 경과 되었는데도 그냥 그대로 입장료를 받고 있었다는 데에 있다. 그래도 우리는 절에 간 색시처럼 하라는 대로 따랐다. 

그대로 순응하였는데 들어가서 보니 꽃들이 대부분 시들어 버렸고 연예인 초청 공연이나 문화예술 공연도 없었으며 페이스 페인팅 같은 체험행사도 생략했고 또한 시설을 제대로 운영하지 아니하는 곳도 있었다.

‘가든 오브제’라고 하는 곳은 한쪽에 안내문만 비치되어 있었고 현품은 철수 해 버렸다. 벤반잔텐 키코마치 월드 익스프레션 스프린 그린 등 200여 품종의 튤립을 도입해서 전시해 놓았다고 하는데 대부분의 꽃들이 우리들에게 왜 이제 왔느냐고 입을 빼물고 투정을 부리며 졸고 있었다.

우리들이 들린 곳은 중소기업 홍보관- 화가의 정원- 동물농장- 열대식물전시관-나래분재원- 나봄정원-플라워 파크관- 힐링센터- 해넘이 터널- 루피너스 정원 등을 둘러보다가 꽃 가람 식물원 앞에서 필자가 엿을 사가지고 수선화 숲에서 잠깐 쉬면서 오늘의 현장에 불만에 차 있는 회원들에게 엿을 먹였다. 아무리 아쉬움이 많은 현장일지라도 이는 꽃들의 탓이 아니니 이를 이해하는 수 박게 없었다. <다음 호에 계속>

<한길수 프로필>
·현대문예]에서 시로 등단, [한맥문학]에서 수필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인성교육개발위원, 광진구 문화재단 이사
·서울시 시우문인회장, 광진구 문인협회 자문위원
·서울시우 문학상, 한맥문학사 수필 대상
·시와 수필집[낙수첩] 7집까지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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