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어떻게 나고 있나요?
겨울, 어떻게 나고 있나요?
  • 어효은 기자
  • 승인 2021.01.08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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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효은/기자, 작가
어효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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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겨울보다 추울 것이라는 기사를 보고 추우면 얼마나 추울까 생각했는데 서울은 35년 만에 최강 추위인 영하 18도를 기록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 특보가 발효된 상황이다. 갑작스러운 폭설로 교통이 마비되고 크고 작은 사고가 일어났다.

워낙 추위를 잘 타는 나이지만 옷을 몇 겹씩 껴입고 외출을 마다하진 않았다. 추운 겨울에도 마음 맞는 사람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활동을 하다 보면 에너지가 생기곤 했다. 사무실이나 카페에서 음료를 마시며 몇 시간씩 기획 회의를 나누기도 하고 저녁에는 따듯한 식사를 함께하고 때때로 술집에 가서 인생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입김이 나오는 밤, 집에 들어가는 길에 추위가 그리 강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인해 만남이 현저히 줄어들다 보니 이전의 방식으로 겨울을 나는 것이 어렵게 됐다. 몸도 마음도 움츠러들었다. 모두가 이 겨울을 어떻게 나고 있을지 궁금하다.

작년 12월까지 온라인으로 작업하는 일을 마치고 지금은 쉬고 있다. 나의 수익 활동은 매해 바뀌었는데 보통 청년예술인으로 예술인지원사업활동에 참여하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이어왔다. 작년에는 운이 좋아 잡지에 글을 기고하기도 하고 인터뷰 작성 및 문화예술교육활동안내서 만들기 등에 참여하는 일을 했다. 한두 달은 쉬면서 일을 구해보자는 마음으로 그동안 배우고 싶었던 공부를 하고 운동도 하면서 보내려고 마음먹었지만, 수익 활동이 끊기니 무기력하고 스스로 무가치하다는 느낌과 생각이 종종 올라오곤 한다. 코로나19와 강추위를 뚫고 일을 하러 외출하는 사람들을 보며 어쩐지 따듯한 방에서 책을 읽고 드라마를 보는 것이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회사를 다니는 지인들 경우 재택근무로 바뀌기도 하고 기타 온라인 일들도 많아지긴 했지만 아직까지 대부분의 일이 대면으로 이루어지고 있기에 생활비를 벌기 위해 여러 위험을 감수하며 외출을 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어쩔 수 없이 고립된 사람들은 다른 사회구성원들의 도움 없이 살아가기 힘든 경우가 많다. 거동이 불편한 독거노인분들과 장애인분들, 맞벌이 부모를 둔 자녀, 어린 나이에 가장이 된 아이들, 혹은 방치된 아이들이 찬 방에 홀로 버틸 겨울의 시간은 너무나 길고도 가혹한 것이다. 노숙자분들은 이 추위를 어떻게 견딜까.

‘추위 나눔’이라고 검색창에 치면 다양한 나눔의 현장을 볼 수 있다. 담요 나눔, 죽 나눔, 몇십에서 몇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기부하는 분들, 취약계층에게 음식 등 나눔 꾸러미를 전달하기도 한다. 이런 소식을 보고 들으면서 따듯한 온정을 느낀다.

춘천에 혹한의 날씨를 뚫고 찾아와 기부를 한 기사를 보며 울컥했다. 매서운 한파가 몰아쳤던 지난 1월 5일, 90대로 보이는 한 어르신이 춘천시청 복지정책과를 찾아 기부자를 대신해 3억 원이 든 봉투와 편지 한 통을 담당 공무원에게 전달하였다는 내용이었다. 편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힘든 현실에 놓인 이웃을 돕고 싶다는 뜻을 밝혔고 특히 '어린 자녀를 거느리고 있거나 병든 노부모를 모시고 식구들을 먹여 살려야 하는 부녀자 가장'을 도와주었으면 좋겠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또 '꼭 도움이 필요한 100개 가정을 엄선해 1월부터 3월까지 매달 100만 원씩 지급했으면 좋겠다'라는 의견도 적혀있었다. "기부자는 익명으로 처리하여 주십시오"라며 끝을 맺었다.(기사 내용 출처 : 연합뉴스 -혹한의 날씨 뚫고 찾아온 온기…3억 원 익명 기부 '화제' 이상학 기자)

어려운 시기에도 나눔은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큰 금액을 기부하지 않더라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선에서의 나눔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기부뿐만 아니라 하루하루를 따듯하고 밝은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나는 그것이 희망의 등불이 된다고 믿는다. 모든 존재는 연결되어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힘든 상황에도 모두는 각자의 역할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자신의 풍요를 나누는 사람이 있다. 절망에 빠진 사람이 있으면 자신의 행복을 나누는 이들이 있다. 한 사람도 빠짐없이 모두가 소중한 존재들이다.

힘든 시기에도 그렇지 않다고 느끼는 시기에도 해는 떠오르고 진다. 삶 속에서의 시간은 유한하다. 지금 내 모습으로 삶을 살아가는 것은 이번 생이 유일하다. 같은 하루가 없다. 모든 순간이 새로운 순간들이다. 언 땅 아래에 때가 되면 싹틔울 새싹을 기다린다. 지금도 그 과정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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