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인 감각 위해 매년 해외 행사에 나가는 김진업 명장
국제적인 감각 위해 매년 해외 행사에 나가는 김진업 명장
  • 서성원
  • 승인 2021.01.28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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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양복점
양복 만드는 명장 김진업. 서성원 ⓒ

21년 1월 19일 GQ양복점을 찾았다. 김진업 명장과 인터뷰는 두 번째였다. 지난해 11월 3일에 했으니까 잠깐이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한데 아니었다. 세 시간이나 걸렸다. 사소한 것이라도 대충 넘기는 법이 없었다. 책 한 권을 만들 것도 아닌데 철저했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꼼꼼했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다음날 다시 연락이 왔다. 사진을 찍을 게 있다고. 추가 취재를 했다. 허헛, 명장님은 알지 못했을 거다. 내가 무보수 재능기부 기자라는 것을. 

인터뷰하는 김진업 명장

무슨 일이든 정확하고 치밀하게 하는 성격이었다. 맞춤 양복 기술은 어느 누구보다 뛰어나야 한다는 자부심으로 양복점을 꾸려온 김명장이었다. 지난해 11월 인터뷰 이후에 새로운 소식을 두 가지를 더 만들어 놓았다. 산업현장 교수로 위촉받은 일, K tag 인증점으로 지정받았다는 것. 놀라웠다. 맞춤 양복을 향한 김명장의 열정은 아직도 20대였다. 

“올해는 산업현장 교수로 활동하게 되어 영광스럽죠.”

“대학, 실업고, 직업전문학교, 산업체, 개인 사업자를 대상으로 양복 기술을 가르치게 돼요. 고용노동부에서 하는 거구요.”
양복 기술을 배우고 싶은 기관에서 고용노동부로 신청을 하면 김명장 같이 산업현장 교수로 지정된 사람이 교육시키는 제도라고 했다.
“올해 2명 지정 받았어요.”

김명장은 참여해서 받는 보수도 보수지만 교수로 인정받았다는 게 뿌듯해 하는 것으로 보였다. 김명장은 올해는 교수로서 바쁘게 지낼 것 같았다. 지난해 12월에 위촉받았으니 곧 활동을 시작하게 될 것 같았다.

20년, GQ양복점은 경사가 많았다.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백년가게'로 선정되었다. 심사 기준이 꽤 까다롭다. 30년 이상 가게를 운영했어야 하고 이름처럼 장기적인 안목으로 운영하는 가게여야 했다. 
“GQ양복점이 K tag 인증점으로 지정되었어요. 중소벤처기업부에서 하는 거구요. 소상공인 공동 브랜드입니다.”
소상공인 업체들의 신뢰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라고 한다.

“실제적으로 옷을 잘 만들어야 해요. 그래, 그 집 최고야. 고객들이 이런 말을 하게 하려고 해요.”

김명장은 64년부터 맞춤 양복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무려 58년째 현역이다. 그래도 가게를 오랫동안 운영했으니 김명장만의 홍보 방법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 집, 최고야, 잘해, 고객들이 이런 말을 할 수 있게 해야 해요. 실제적으로 옷을 잘 만들어야 해요.”

얼마 전에는 석탑산업 훈장을 받았다. 맞춤 양복 발전에 기여한 공로였다. 맞춤 양복 업계에서는 최초라고 한다. 정부에서 훈장을 아무에게나 주는 게 아닐 것이다. 훈장은 충분히 자랑스러운 것이다. 가계 홍보에 이용해야 할 터. 한데 김명장은 가게가 '입소문'으로 알려지는 걸 원했다. '실제적으로 옷을 잘 만들어야 해요' 이 말은 그런 뜻이었다.
“옷 잘 만들려고 굉장히 신경 써요. 고객들 입소문으로 가게를 홍보한다는 게 만만한 게 아니거든요.”

석탑산업훈장 포상

◆ 국제적인 감각을 갖기 위해 매년 해외 행사에 참가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하는 게 기술이에요.”   

김명장은 아직도 기술을 익히고 배운다고 했다. 
“나이 먹었다고 비실대면 안 돼요.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구요. 국제 행사에 매년 참가하는 것도 그것 때문이에요.”

한번 나가면 5,6백만원이 든다. 국제 행사에 참가해서 패션쇼에서 다른 디자이너들의 옷을 보아야 한다. 아시아맞춤양복연맹, 세계맞춤양복연맹이 격년제로 행사를 한다. 이태리, 핀란드, 일본, 대만 등등 많은 나라에 갔었다.
“나이가 많을수록 더 많이 다녀야 해요. 안 그러면 우물 안 개구리가 되겠지요.”

대만은 한국보다 맞춤 양복 기술이 뒤졌는데 지금은 크게 발전했다고. 

◆ 최고의 양복 기술자를 찾아다녔던 시절 

김명장이 어떻게 해서 맞춤 양복을 시작하게 되었을지 궁금했다. 
“친척 형이 명동 양복점에서 일했어요. 내가 무슨 일을 할까 찾고 있을 때거든요. 하얀 와이셔츠를 입고 일하는 모습이 좋아 보였어요. 수입이 많았고 손님 중에는 장차관까지 있더라구요.”

그래서 양복 만드는 기술을 배워보자고 생각했다. 고영기 양복점에서 시작했다. 기술이 아주 뛰어난 분이었다. 그 후에도 양복 잘 만드는 델 찾아 다니며 배웠다. 잡부, 견습, 가봉, 바지 만들기, 상위 만들기, 재단사 보조, 재단사를 거쳤다. 비로소 한 사람의 기술자가 되었다. 이 기간이 대략 5년쯤 걸린다. 
“기술자는 처음에 잘 배워야 훌륭한 옷을 만들 수 있어요. 그 때는 고급 기술자가 명동에 있었어요.”

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기술지원을  하고 출연 배우들과 함께
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기술지원을 하고 출연 배우들과 함께

◆ 옷은 밸런스를 어떻게 맞추느냐에 따라 실루엣이 달라져

“기술자 생활을 하다가 77년, 무학봉길에  '20세기 양복점'을 열었어요. 84년에 지금의 자리로 옮기면서 'GQ양복점'으로 바꿨지요.”

미국 남성 패션 잡지에 GQ가 있었다. 84년 그때부터 국제적인 감각을 가지려고 노력했던가 보다.
맞춤 양복 제작에서 명장님의 장기는 무엇일까. 내가 양복을 보는 안목이 있다면 명장이 만든 걸 보고 바로 알았겠지만 보는 눈이 없으니까 직접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양복에서 기술 차이가 나는 곳은 카라, 소매, 어깨라고 보면 돼요. 거기가 어렵거든요. 그런데 좋은 옷을 만들려면 밸런스가 중요해요. 신체 치수에 맞게 상위 기장 같은 걸 잡아야 하거든요. 옷 전체적인 흐름을 맞춰야 실루엣이 살아나요.”

지난해 11월, 처음 인터뷰를 갔을 때, 가게 쇼룸에 있는 상위를 본 기억이 났다. 뭔지 모르게 예사롭지 않았다. 그게 실루엣이 잘 나와서 내 눈에 들어왔었나 보다. 한데 나는 나에게 실망했었다. 명장의 옷은 내가 입어도 어울릴까 싶었다. 멋진 옷을 보니 날씬해지고 싶었다. 
○ GQ양복점
○ 전화 : 2292-4503 
○ 주소 : 성동구 왕십리로 359 (2호선 상왕십리역 4번 출구 앞)
서성원 작가 ( itta@naver.com )

마라톤대회까지 개최한 마라톤 매니아

마라토너처럼 운영한 양복점은 앞으로도 달라질 듯

김명장은 마라톤 매니아다. 91년부터 마라톤을 했다. 건강을 위해서 시작했다.
“처음엔 건강달리기에 참가했어요. 7km를 뛰었어요. 그 다음에는 목표를 10km 했지요. 이왕이면 하프를 해보자 싶어서 21Km를 뛰었지요. 풀코스도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그렇게 된 겁니다.”

애기를 들어 보니 마라톤은 김명장의 양복점 운영과 닮아 있었다. 그는 양복점 운영하면서 안주하지 않았다. 도전하고 도전했다. 마라톤도 마찬가지였다. 마라톤이 그렇듯 김명장은 단거리 선수는 아니었다. 미래를 내다보고 뛰었다.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서 뜀박질하는 마라토너였다. 
“협회 로고기를 들고 49.195km를 뛴 적이 있어요.”

한국맞춤양복협회 회장을 맡았을 때 협회 로고기를 들고 뛰었다는 얘기다. 협회를 위해 얼마나 열정적으로 일했는지 알 것 같았다.

그런데 마라톤대회를 개최한 적이 있다고 했다. 그것도 남산에서다. 아무튼 김명장은 못 말리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의 양복점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김진업 한국양복 명장 이력>
- 대한민국 산업현장 교수
- 백년가게 선정 지큐양복점 대표
- K tag 인증점 
- 한국양복 명장
-한국비스포크 패션쇼 디자이너
-한국양복산업 기사
-국제주문양복연맹총회 금상수상
-아시아 맞춤양복총회 금상 수상
-대한민국 석탑산업훈장 포상
-기능개발유공자 국무총리상 수상
-한국맞춤양복협회 명예회장
-한국남성패션문화 명예회장
-성동구소상공인연합회 감사

GQ양복점 외부
GQ양복점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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