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과 함께 하고 싶은 포부를 선보인 젊은 소리꾼 실력자 집단, 낭만판소리
주민들과 함께 하고 싶은 포부를 선보인 젊은 소리꾼 실력자 집단, 낭만판소리
  • 정소원 기자
  • 승인 2021.02.23 17: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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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극, 국악뮤지컬, 유튜브, 멜론... 판소리를 기반으로 다양한 국악 콘텐츠를 선보이고자
- 성동구에서 주민들과 함께 다양한 형태로 판소리를 공유하고파

코로나 시대, 예술인 지원에 따른 한계.. 현재는 판소리를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온라인의 장을 마련하려 시도

'흥타령'음원제작을 위해 연습에 돌입한 낭만판소리(왼쪽부터 윤희상, 성상윤, 최민종, 이형진)

낭만 판소리는 2018년 성동문화재단이 후원한 <서울숲돗자리스타>에서 상연된 판소리역사극 <미스터 성동>에서 활약한 젊은 소리꾼 집단이다. 낭만판소리는 대표적인 4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판소리꾼은 최민종, 타악은 윤희상, 피리와 태평소는 성상윤, 클래식은 이형진이 담당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기존 전통판소리에서 인정받은 실력자다. 대표를 맡은 최민종의 경우 판소리 창자로 인천 국악 대제전 판소리 일반부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었다. 부대표를 맡은 윤희상의 경우 국악 타악 연주자로, 제 2회 계양산 전국 국악대회 사물 최우수를 수상하며 인천국악 관현악단 단원 및 중앙국악관현악단 단원을 역임한 바 있는 실력자다. 작곡을 맡은 이형진의 경우 JTBC ‘팬덤싱어2’ 편곡 및 연주를 맡은 바 있으며, 큰 호응을 받았었던 국악기로 듣는 오페라 “사랑의 묘약“ 음악감독을 임한 바 있다. 국악기를 맡은 성상윤의 경우, 피리와 태평소를 연주하며 중요무형문화재 제 46호 피리 정악 및 대취자 전수자 및 중요무형문화재 제 2호 양주 별산대 놀이 전수자의 지위가 있는 이다.

이런 젊은 실력자들이 모여 과연 무엇을 해내려는 것일까? 최대표에 따르면 낭만 판소리라는 이름의 한자는 흐를 낭(浪), 가득찰 (滿) 만으로, ‘판소리를 세상에 가득 흐르게 하다’, ‘낭만 있는 판소리를 세상에 알리다’라는 이들의 포부를 의미한다. 젊은 소리꾼 집단인만큼 이들의 개성은 독보적이다. 그저 기존의 전통극을 답습하거나 무조건 새로운 것을 창조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전통을 기반으로 하되 재료는 현대식으로 재조합해낸다. 장르에 따라 다양한 장르의 객원들과 협업하여 융합적 예술을 만들어내는 식이다. 현재까지 음악극, 국악뮤지컬에 걸쳐 유튜브, 멜론까지 진출해 기성세대와 현세대 모두 어울릴 수 있는 다양한 국악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들은 또 한번 성동문화재단에서 후원받아 성동구에서도 주민들이 어울리며 하나가 될 수 있는 국악 콘텐츠를 선보이고 싶어한다. 낭만판소리의 시도가 기대되는 이유는 이제까지 단지 형식뿐만이 아니라, 내용면에서도 전통과 현대를 잇는 의미있는 시도들을 지속적으로 해나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의 결혼과 엮어 풀어낸 낭만판소리 대표 창작마당극 '혼인'
현대인들의 결혼과 엮어 풀어낸 낭만판소리 대표 창작마당극 '혼인'

이들이 2018년 참여했었던 판소리역사극 <미스터성동>은 성동구의 고유성을 살려 성동의 다양한 역사를 주민들에게 트로트와 엮기도 하며, 퓨전형식으로 전달해내는 시도였었다. 이런 시도가 가능했었던 이유는 낭만판소리가 기존에 꾸준히 전통을 답습하는 데 머물지 않고 현대에 우리고유의 소리인 판소리를 같이 즐길 수 있는 내용적, 형식적 방법이 무엇일까 꾸준히 연구해왔기 때문이다.

이들은 2017년 종로 창덕궁 소극장에서 <혼인>이라는 창극을 창단하며 시작되었는데, 창극하면 전통적인 심청전을 떠올리는 기존 관객들의 선입견을 깨고 현대인과 엮어 결혼에 대한 풍자를 담은 전통극을 선보였다. 이 당시 좋은 가문에 시집보내려는 양반집 아버지를 둔 딸들의 결혼에 대한 심리를 현대인들과 엮어 풀어내 관객들에게 신선하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후 2017년 서울문화재단 최초예술 지원작에 선정되어 혼인의 차기작품으로 과거에나 현대에나 결혼에 대한 조건이 있다는 것을 상기시키며 풍자를 통해 교훈을 주는 국악뮤지컬 <조건>을 대학로 연진아트홀에서 상연하며 신선하다는 평을 이어나갔다. 이후 2018년 서울시 교육청, 아트공감 지정작 어린이 마당극 <스르렁뚝딱>을 통해 초등학교 12개를 순회하고, 서울시 길거리를 4차례 공연하며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판소리의 전통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옛 이야기를 무조건 각색하기보다는 어린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달하는 공연을 해왔다. 이는 전통을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낭만판소리만의 가치관을 반영할 수 있는 시도를 한 셈이다. 이같은 모든 시도들은 상황에 따라서 ‘고급진 B급감성’을 살려 대중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나가는데 항상 중점을 두고 있다.

낭만판소리가 2018년부터 참여했던 「신나는 국악여행」 프로젝트는 국악 활성화와 신진국안인 육성을 위한 민·관 협력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서울특별시와 해태, 크라운이 주관하여 국악보다 서양음악을 훨씬 더 많이 접하는 초등학생들에게 전통음악과 친밀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낭만판소리는 2020년에도 어린이를 위한 마당극 <스르렁 뚝딱!>을 창작한 바 있다. 5명의 배우와 5명의 연주자가 들려주는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어린이 흥보전으로, 이야기꾼 코리가 들려주는 흥 많은 흥보 아저씨 부부, 잘 노는 놀부아저씨 부부의 좌충우돌 박 타는 이야기로써 다함께 스르렁 뚝딱!을 외치면 박이 짠하고 열리며 다 같이 외쳐보는 형식을 통해 어린이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어린이들이 잘 모르는 흥부전을 무조건 각색한 것이 아니라 어린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잘 풀어내 전달했다는 점에서도 많은 의의가 있는 것으로 평받은 바 있다.

낭만판소리의 도전은 창극, 뮤지컬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수차례의 다양한 퓨전형식의 음악콘서트를 통해 사라져 가는 옛 전통의 온고지신(옛 것을 익히고 그것을 미루어서 새것을 앎)을 행해왔는데, 대표작은 2018년 상연된 <달맞이 꽃의 노래>, <가라지 갈라쇼>, <라이브의 가치>등이 있다.

그렇다면 이들의 다음 행보는 어디일까. 피리 연주자인 성상윤은 ”낭만 판소리의 다음 행보는 유튜브와 멜론을 통해 판소리 기반 음원, 영상콘텐츠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지금 제작하는 음원이 “흥타령”인데 제목 들으면 신나는 흥 남도 민요 중에 대표적인 곡이거든요.

대중들에게 공유하고 싶었어요. 국악계에서는 워낙 유명한 곡이라 민요나 이런 판소리 작업을 옛날부터 다른 팀들도 많이 해왔지만 대중들은 잘 모르는 곡이죠. 국악계에서는 녹음하는 환경이랑 익숙하지 않거든요. 개인적으로는 요즘같은 코로나시대에 녹음을 통해 대중들에게 저희가 작업한 기록물을 공유하고, 우리 고유의 소리인 판소리를 다양한 형식으로 즐기실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최대표에 따르면 이들이 기록물로 행보를 취하게 된 것은 코로나 시대에 성동문화재단이 후원해줄 다양한 공연제작기회가 없어진 것도 원인이 있다. 아무래도 다양한 시도를 하다 보니 많은 인력과 함께 하고 적지 않은 비용이 들기 때문인 것이다.

최대표는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도록 기회가 주어지면 좋죠. 아무래도 주민분들게, 더 나아가 많은 대중분들게 아, 판소리를 이렇게 즐겁게 즐길 수 있구나를 꼭 알려드리고 싶어요. 때로는 지역의 고유성을 살린 이야기로, 혹은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축제와 같은 다양한 형태로요. 코로나라서 지금은 지원받을 기회가 없고, 우선은 유튜브나 음원같은 기록물로 시도를 하려고 합니다. 많은 분들이 즐기실 수 있는 콘텐츠가 되었으면 좋겠네요.“라고 말하며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추운 겨울이었지만 이들이 모인 연습실은 춥지 않았다. 오로지 낭만판소리가 선보이는 고유의 소리, 그들만의 낭만의 열기로 계속해서 따뜻할 따름이었다.

대담 : 정소원 취재 부장 smartsowon@naver.com
기사 : 임태경 기자 practice10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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