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미소 한 방에...
너의 미소 한 방에...
  • 성광일보
  • 승인 2021.03.12 11: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송란교 / 논설위원
 송란교 / 논설위원

내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이 나를 바라보면서 살짝 미소를 지어준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나를 위해 활짝 웃어준다고 생각하면 나도 몰래 미소가 지어지고 웃는 마음이 생길 것이다. 미소는 나를 바라보는 다른 사람을 위해 지어 보이지만 그 사람이 나의 미소에 따라 더 예쁜 미소로 응답을 해온다. 그 사람의 미소를 보고 내가 더 즐거워하니 미소를 짓는 것은 결국 나를 위한 미소 지음인 것이다. 나의 미소는 다른 사람의 얼굴을 통해서 다시 나에게로 되돌아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자신을 보고 미소를 지으면 어색해 하거나, 별 미친놈이 나에게 작업을 거는 걸까? 아니면 참 실없는 사람이네 하는 생각을 먼저 떠 올리게 된다.

어린 아이들이 방긋방긋 웃고 있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머금는다. 아이들의 미소에는 무방비 상태로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 있는데 어른들의 미소에는 방어자세를 취하는 이유가 뭘까? 아이들은 자신과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 앞에서도 아무 의도를 지니지 않은 채 그저 웃어준다. 그런데 다 자란 어른들은 왜 웃어주지 못할까? 아이들이 세상에 태어나 맨 처음 마주하는 하얀 마음은 귀여운 얼굴에 고스란히 나타나 있다. 어린 아이는 사람의 첫 모습이다, 동심(童心)은 사람으로 태어나서 최초로 가지게 되는 첫 마음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다른 색깔로 물이 들어간다. 다른 모습으로 변해간다. 처음에는 환하게 웃던 얼굴이 시간이 지나면서 별똥별이 떨어지는 것처럼 그렇게 반짝거리는 미소가 사라지는 이유는 뭘까?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이 검은 마음으로 물들여 놓았기 때문일 것이다.

마시고 있는 커피 잔에 겨울을 녹여보자. 오는 봄을 녹이지 말고 차가운 겨울바람을 커피 향으로 녹여보자. 몽당연필에 침을 발라 꾹꾹 눌러 쓴 너의 안부 한 글자, 너의 손 편지에 눈물 한 방울 떨어뜨려 감동으로 물들여 보자. 잘 지내고 있다는 너의 고마운 말 한미다가 오늘따라 왜 이리 고맙게 다가오는지 모르겠다. 누군가의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하는 너는 정녕 봄이란 말인가. 설마 꿈은 아니겠지. 아낌없는 믿음이 겨울을 이겨내는 봄 쑥처럼 희망으로 쑥쑥 솟아오른다. 그 옆에서 돌미나리도 응원을 한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라 하지만 우리가 바라는 것은 실제로 내 것이 아닌 경우가 더 많다. 다른 사람의 시선, 다른 사람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나의 바람이 다른 사람의 바람으로 바뀌어 간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더 다른 모습으로 바뀌어 간다. 동심에서 출발했던 너와 나의 마음이 이제는 하나가 아닌 것을 어쩌랴. 그냥 하나라고 우격다짐으로 밀어부처 볼까나. 내 생각과 네 생각은 언제나 같아야 한다고?

내 맘 속에서 면역력이 떨어져 갈 때 소리 없이 들어온 백신처럼 너는 언제나 믿음직스럽다. 너의 마음이 소리 없이 내 맘에 포개지고 있다. 내 눈이 왜 네 눈동자에 앉아 있는지 무척 궁금하다. 다시 한 번 네 눈을 바라본다. 네 맘이 왜 내 맘속에 둥지를 틀고 있는데? 나도 몰래 들어온 너의 마음은 정녕 천사인가 침입자인가. 한 평생 떠나지 않을 자신은 있겠지? 그런 너의 미소 한방에 나는 정신 줄을 놓는다.

동전 크기 만 한 천 쪼가리를 하나 둘 깁고 꿰고 수놓으면 아름다운 책상보가 된다. 바다 위에 떠있는 섬 같은 배들도 조그마한 철판을 수많은 사람들이 용접을 통해 잇대어 놓은 것이다. 너와 나의 마음 조각들을 한 땀 한 땀 이어내면 천상에서 내려온 아름다운 미소 꽃으로 피어나리라 믿는다.

조금이라도 움직일 수 있다면 고맙다고 외치자. 조금이라도 들을 수 있다면 감사하다고 외치자. 조금이라도 먹을 수 있다면 이 얼마나 행복한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이 있다는 것에도 감사하자. 미소 한 송이로 수많은 사람들을 환하게 웃을 수 있게 한다면 그 미소의 가치는 무한대다. 웃음 한 방에 모두가 쓰러진다면, 그 웃음의 가치는 상상을 초월한다. 미소를 찾자. 웃음을 지키자. 그리고 동심으로 돌아가자. 성큼 다가오는 봄을 향해 미소 한 방 날려 보내자. 봄이 깜짝 놀라서 까치발로 뛰어오게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 특별시 광진구 용마산로128 원방빌딩 501호(중곡동)
  • 대표전화 : 02-2294-7322
  • 팩스 : 02-2294-732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주연
  • 법인명 : 성광미디어(주)
  • 제호 : 성광일보
  • 등록번호 : 서울 아 01336
  • 등록일 : 2010-09-01
  • 발행일 : 2010-09-01
  • 발행인 : 이원주
  • 편집인 : 이원주
  • 회장 : 조연만
  • 편집이사 : 김광부
  • 논설주간 : 김정숙
  • 자매지 : 성동신문·광진투데이
  • 통신판매 등록 번 제2018-서울광진-1174호
  • 성광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1 성광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gilbo@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