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위기, 온라인콘텐츠중심시대가 도래.. 한국 연극판은 더 '고민'해야한다
코로나위기, 온라인콘텐츠중심시대가 도래.. 한국 연극판은 더 '고민'해야한다
  • 임태경 기자
  • 승인 2021.03.12 12: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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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경/취재부 기자
임태경/기자

네이버 사전에 검색해보면 '현대 공연 예술' 전체에 대한 사전적 정의는 나오지 않는다. 단지 '공연 예술'만이 정의되어 있는데, 사전에 의하면 공연예술이란 인쇄할 수 있는 문학과는 달리 무대 위의 공연자를 통해 공연되는 동안만 존재하다가 공연이 끝나면 없어져버리는 일회적인 예술이라 할 수 있다. 즉 무대라는 공간적 제약과 공연시간이라는 시간적 제약, 그리고 제작상의 여러 가지 제약 때문에 그대로의 재현은 불가능하므로 가장 적합하고 적절한 표현기법이 요구되는 예술이다. 특히 대표적인 공연예술로는 연극을 말할 수 있다.

이 에세이에서 다룰 것은 바로 이 대표적 공연예술인 연극이 현재 직면한 '한국 연극판은 죽었다'라는 딜레마이다. 보도에 따르면 정부의 연극인 실태조사 결과 월수입 100만원 이하가 67%, 50만원 미만은 25%로 절대 다수가 빈곤층이라고 한다.

 말은 곧 문화예술인의 92%가 월수입이 100만원도 안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연극이라는 예술의 질을 올리기가 어렵고, 상업성을 띤 질 낮은 연극이 양산되는 것과 직결될 수 있다고 하겠다. 생계와 발전 사이의 이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서 또 다루어야 할 것이 연극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관객성에 관한 것이다. 이는 해결과정에서 연극이 겪어온 내/외부 변화과정, 사회의 통시적 변화와 관객성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를 반드시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이 딜레마는 현대 사회의 문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문제는 현대 사회의 타락에 있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옳고 그른가를 판별할 수 있는 절대적 기준을 잃어버렸다는 데 있다. 다양성을 중시하다 보니, 예술로 인정하는 범주가 넓어졌고, 이에 따라 혼란이 초래된 것이다. 

코로나에, 온라인 콘텐츠 중점 시대가 도래하자 한 평론가는 "대중적인 연극의 시대가 끝났으니만큼 당분간 대량의 연극관객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고 전제했다. "일반 대중들은 더욱 더 영상매체나 컴퓨터 게임 등으로 몰릴 것이고 뮤지컬을 제외한 순수연극은 소수의 열렬한 연극 마니아 관객층에 의해 유지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연극의 대중화 가능성에 대하여 비관적 결론을 내렸다.

혹자는 19세기 말에 영화가 등장하면서 순수예술은 기록예술의 현실 모사 능력을 따라갈 수 없기 때문에 미련 없이 예술성만이라도 붙들기 위하여 선택한 방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20세기의 추세였고 이 같은 추세는 21세기에도 당분간 주된 흐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으로 국내 평론가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오늘날의 연극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가? 문자 문화에서 이미지 문화로의 도상적 전환이 진행되고 있는 동시대의 환경은 연극 무대를 공감각적 지각 체계로 이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영화나 텔레비전, 인터넷, 스마트폰 등 스크린 매체의 일상적 침투에 따른 지각 인습의 변화는 연극 공연을 경험하는 방식 뿐만 아니라 연극 무대의 성격까지 바꾸어 놓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 연극 무대는 이제 희곡 텍스트의 틀을 벗어나 이미지를 형상화하는 과정을 통해 의미 산출을 시도하게 되는 것이다. 공연 무대에서 상이한 매체들의 상호작용은 새로운 연극 형식과 인지방식을 생성해내고 있으며, 관객과 무대의 관계를 끊임없이 재 설정하고 있다. 바로 이 연극을 포스트 드라마라고 칭할 수 있다. 포스트 드라마는 사실상 시대에 적응하기 위한 '연극인'의 노력이자, 관객을 다시 끌어오기 위한 시도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포스트 드라마 연극 무대는 연극의 본질이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을 수반한다. 특히 포스트드라마 연극은 연극이 고유의 언어를 버리고, 무대에 영상과 같은 새로운 매체를 도입하여 미디어 언어를 흉내내려고 함으로써 연극의 본질을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미디어 연극이라는 레이블로써 서로를 구별하기에 이르렀는데, 여기서 연극은 전통 매체로 인식되며 뉴미디어와는 대치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예술에서 새로운 기술은 적어도 혁신의 이미지와 연결되어 있다. 때문에 포스트드라마 연극이 혁신을 앞세워, 내용이 아닌 형식에 치중함으로써 공허한 기호만을 생산하는데 일조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이에 따라 연극의 매체성을 사회문화적 조건이나 환경의 반영이 아닌 독립적인 구성물로 인식해야 한다는 주장도 함께 제기되어 왔다. 즉 혁신과 본질 중 어떤 것을 더 중시해야하느냐의 딜레마라고 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빠르게 변화해가는 시대인만큼 더욱이 연출가는 무대공간에 대한 고민을 통한 관객성 판단 여부를 철저하게 고민하고 관점을 다르게 접근함으로써 요새 중점이 되는 연극이라는 현대 공연 예술의 위기에 대해 상세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새롭게 매체로 등장한 '매체'의 가치와 의미는 주체와 세계를 연결해주는 매개체로의 역할에서 나오고, 이는 연출가가 설정하는 것이므로, 미디어가 신경자극이나 한시적 볼거리가 아닌 소통매체로서 무대 위에서 가지는 잠재성이 어디까지인지는 지속적으로 테스트 되어야 할 문제로 남아 있는 것이다. <practice 10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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