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공정여행 대표 백영화
㈜사계절공정여행 대표 백영화
  • 서성원 기자
  • 승인 2021.03.25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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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장애인에게 여행 상품을 팔다니 …
아무나 할 수 없는 길을 개척해서 사회적 약자를 도와주는 '사계절 공정여행사'
백영화 대표 서성원 ⓒ

사람들은 잘살고 싶어 한다. 그러려면 돈이 필요하다고 한다. 잘 사는데 돈이 아니라 다른 게 필요하다고 하는 이들이 있다. 예술가들이 대개 그렇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을 '가치지향적인 사람'이라고 말한다. 내가 만난 사람이 딱 그런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는 예술가가 아니다. 회사 대표다. 사계절공정여행 백영화. 
2021년 3월 17일, ㈜사계절공정여행사가 있는 소셜캠퍼스 온에서 그를 만나 얘기를 들어보았다. 사계절 공정여행은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예비 사회적 기업이다. 

- 사회적 기업이 무엇인지 간단하게 알려주세요.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죠. 그런데 '사회적'이란 말이 덧붙여 있잖아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영업으로 이윤을 남기는 기업쯤으로 보면 될 것 같아요.”
'사회적 기업(※주1)'에 대해 먼저 물은 것은 '백영화'란 사람이 그 속에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기업은 돈을 벌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사회적 기업은 돈만 벌려고 하는 건 아니다. 쉽지 않은 길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백영화 씨가 사회적 기업을 창업한 이유가 있을 것 같았다.

- 사계절공정여행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금호동 달동네서 태어나고 자랐어요. 하루 벌어서 하루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았죠. 낮에는 아이들만 남아요. 동네 노인들이 그 아이들을 다 거뒀어요. 보호자 없는 낮에는 '이웃'이 아이들 보호자죠. 부족한 것들은 이웃들의 '품앗이'로 채웠어요. 그래서 내 유년은 부족함 없이 보냈지요. 전 이게 성동구의 '힘'이라고 봐요.”

'성동구의 힘'이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가난하게 살았던 달동네의 삶은 드러내고 싶지 않은 과거이지 않을까. 그런데 백영화 씨는 달랐다. 그게 현재를 살아가는 '힘'이라니. 나는 추가 설명을 부탁할까 하다가 그냥 지나갔다. 

“성동구에는 자활센터도 있고, 수제화 이야기도 그렇고 중랑, 청계, 한강을 끼고 있잖아요. 사람 살기 좋은 곳인데 이런 걸 사람들이 잘 몰라요. 성동구 지역에 대한 가치를 많은 외부인들에게 알려서 성동구를 찾아오게 하고 싶었지요.”

- 그런 생각을 할 수는 있죠. 하지만 실행하는 건 다르잖아요.
“그렇죠. 2015년에 성동협동사회경제 추진단(지금은 성동구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공정여행가 양성과정을 열었어요. 거기에 수강했던 게 이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계기였지요.”

무장애 여행- 시각장애인이 해설사와 함께 서울숲을 여행하고 있다

-회사명에 '공정여행(※주2)'이 있어요. '공정무역' 이란 말이 더 알려졌는데 이때의 '공정'과 같은 의미인가요.
“네, 그래요. 나만 즐겁기보다는 지역 주민에게 도움(선순환)이 되는 여행이죠. 어떻게 보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여행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공정'이란 말이 머리에 남았다. 어쩌면 문재인 정부의 핵심 키워드이지 않을까 싶다. 취임사 한 부분,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촛불정신을 구현해야 할 정부였다. 쉽지 않은 길이었다. 그렇다면 사계절공정여행은 어떨까. 백영화 씨는 회사명에 '공정'이란 말을 꼭 넣고 싶었을까.
어쨌거나 사계절공정여행은 패기가 넘치는 것으로 보인다. 홈페이지에서 이런 구절을 보았기 때문이다. '국내 대표 공정여행사'. 이런 자세와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올까. '성동구의 힘'에서 인가? 

- 공정여행의 현주소는 어떤가요.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단계지요. 여행의 트랜드는 패키지에서 개별 여행쪽으로 옮겨가고 있잖아요. 그리고 여행에서도 '가치소비'가 일어날 거예요. 그게 시대의 흐름이거든요.”

- 여러 가지 사업 중에 성과를 냈거나 회사 목적에 맞아서 내세울 만한 사업을 구체적으로 소개해주시죠.
“먼저 '성동구 사회적경제 둘레길' 사업을 얘기하고 싶어요.
2015년부터 했던 사업이죠. 물론 해마다 업그레이드했구요. 성동구에는 사회적기업이 많아요. 다른 어떤 지역보다 모범적으로 운영하고 있지요. 여행자가 이런 기업들을 탐방하면서 서울숲이나 골목투어를 했어요. 물론 체험도 함께 했지요. 희락공방에서 도자기도 만들고 미니프린트 체험 같은 것도 했어요. 소녀방앗간에서 식사도 했지요.”
“'성수동 수제화 & 도시재생'도 말하고 싶어요. 성수동 수제화는 유명하죠. 그런데 외부인이 수제화에 대해 알고 싶어도 그게 쉽지 않았지요. 이런 사람들을 위한 프로그램이었어요. 2017년에 시작했지요. 수제화 장인도 만나고 청년기업가도 만났지요. 투어 중에 공방에서 가죽체험도 했어요.”
이 외에도 '야밤여행' '책과 노니는 동네'도 했었단다. '야밤여행'은 가족 단위로 밤에 골목투어를 한 것이고, '책과 노니는 동네'는 이색 책방 투어를 했단다.

- 최근에 했던 사업은 얘기하지 않으시네요.
“호호, 한꺼번에 묶어서 말하려구요. 2020년 지난해에는 우리 회사는 정말 중요한 사업을 했었거든요.”
코로나 19로 여행사는 '다 죽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런데 사계절공정여행은 아니었나보다. 도대체 사계절공정여행은 지난해에 무슨 사업을 했다는 걸까.
백영화 대표는 2020년 사업을 먼저 열거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혼자라도 괜찮아>  1인가구와 함께 하는 여행
<뚜벅뚜벅>  양평 두물머리 공정여행
<안녕? 성수동 마을>  시각장애인 무장애 여행
<톡톡, 하례리 마을 사흘 살기>  제주도 하례리 마을 생태 여행
<뚝도채널 e> 로컬 크리에이터 사업, 이야기 기자단과 이야기 발굴, 책 발간

사계절공정여행은 코로나19가 터지기 전부터 7명 이내로 하는 여행을 계획했었다. 그래서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계획했던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백영화 대표는 지난해 사업에 대해 열정적으로 설명했다. 그만큼 애착을 가지고 사업을 진행했던 것이다. 

방송에 출연한 백영화 대표(오른쪽)
무장애 여행 안내 카드뉴스

- 시각장애인에게 여행 상품을 제공했다는 건 아주 특별한데요. 열대지방 사람들에서 난로를 파는 거랑 비슷한 거 같기도 하고.
“무슨 말씀이세요. 시각장애인도 우리랑 다르지 않아요. 여행하고 싶어 하죠. 반응이 아주 좋았어요. 무장애 여행을 크게 홍보하지 않았는데도 부산에서도 전화가 올 정도였거든요.”
“성수동과 서울숲을 여행했지요. 참가자들이 궁궐 투어도 진행해달라고도 했고, 제주도도 가고 싶다고 했죠. 당일치기는 너무 짧으니까 숙박하는 여행도 요구했구요. 이만하면 대단한 거 아닌가요. 이렇게 뜨거운 반응을 얻기까지, 사실은 준비도 철저하게 했었어요.”

20년 서울관광재단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현장 영상 해설사' 교육을 실시했다. 여기에 사계절공정여행 전 사원이 참가해서 교육을 받았다. 
사계절공정여행은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여행사다. 1인 가구를 위한 여행과 무장애 여행은 여행사 설립 취지에 맞는 사업임이 확실했다. 그런데 성과가 좋게 나왔다. 그래서 그런지 이 사업을 설명할 때 백 대표의 목소리는 더 밝았고 힘이 넘쳤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여행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시각 장애인에게 여행지의 사물, 환경, 분위기를 객관적으로 묘사해서 현장을 보다 생생하게 체험하고 즐길 수 있게 해야 하거든요. 사계절공정여행은 시각장애인 여행이란 블루 오션을 개척하고 있지요.”

- 보람을 느꼈던 일은
“우리 직원이 그랬어요. 하는 일마다 '무한도전'을 찍는 거 같다고. 실제로 그랬어요. 힘들죠. 회사니까 이윤도 내야하구요. 하지만 나는 이 일이 즐거워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게 설레구요. 지역을 여행 상품으로 만들어서 지역 주민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단는 것도 좋구요. 사람들과 만나 얘기 나누는 것도 좋아요. 여전히 이윤을 내는 게 과제로 남아있어요. 쉽지 않았어요. 회사를 운영하면서 그래도 '사람'이 남았어요. 그게 보람이죠.”

- 장기적인 계획이 있을 거 같은데요.
“공정여행은 네트웍을 바탕으로 사업을 해요. 지역과 지역으로 확장하면 영업 지역이 전국으로 넓혀지지 않을까요. 지금은 성동구를 기반으로 하지만요.”

※주1
사회적 약자인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나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며 이를 위해 수익을 창출하는 영리·비영리 조직이다. 민법상 법인·조합, 상법상 회사, 등록된 비영리 민간단체 등의 일정한 조직형태를 갖춰야 한다. 또 영업활동을 통해 얻는 수입이 총 수입의 일정 비율 이상이어야 하며, 이익은 사업 자체나 지역공동체에 재투자해야 하는 조건이 붙는다. 자원봉사단체나 순수 공익적 목적만을 수행하는 사회복지법인 및 시설 등은 사회적기업이 아니다. -한경 경제용어사전-
※주2
생산자와 소비자가 대등한 관계를 맺는 공정무역(fair trade)에서 따온 개념으로, 착한 여행이라고도 한다. 즐기기만 하는 여행에서 초래된 환경오염, 문명 파괴, 낭비 등을 반성하고 어려운 나라의 주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자는 취지에서 2000년대 들어서면서 유럽을 비롯한 영미권에서 추진되어 왔다. -네이버 지식백과, 시사상식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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