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체트병 구내염과 헷갈리지 마세요!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동부지부

입안에 헐고 하얗게 물집이 생기는 일명 입병, 구내염은 현대인들에게 흔한 염증성 질환이다. 금방 사라지고, 재발도 흔하기 때문에 굳이 병원을 찾아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지만, 구강 궤양이 잘 낫지 않거나, 음부에도 궤양이 생기고, 피부에 붉은 반점이 생겼다면 베체트병을 의심해봐야 한다.

◇ 베체트병이란?

베체트병은 반복적인 구강 궤양, 음부 궤양을 동반하며, 안구에 염증이 발생할 경우 시력을 잃기도 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처음 이 병을 발표한 터키 피부과 의사 ‘훌루시 베체트’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졌으며 남녀노소 어떤 나이에도 발생하지만, 주로 아시아 지역의 젊은 환자가 많다.

◇ 베체트병 증상

- 구강 궤양
궤양이 원형으로 파여 있고, 하얗게 덮여 있으며, 심한 구내염처럼 통증이 심해 식사를 하기 힘들며, 입천장, 혀 등 구강 어느 곳에서도 발생한다. 1~2주 후 깨끗이 없어지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재발하는 특징이 있다.

- 음부 궤양
성기, 항문 주위에 구강 궤양보다 더 크고 깊은 음부 궤양이 나타난다. 상처가 낫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통증이 없는 경우도 있어 알아차리기 어려우며, 성병으로 오인하는 사례가 많다.

- 안구 염증
- 전방 포도막염 : 충혈, 심한 통증
- 후방 포도막염 : 시야 흐림, 시야 잔상, 시력 상실

안구 염증은 수정체를 기준으로 전방 포도막염과 후방 포도막염으로 구분한다. 수정체의 뒤쪽에 발생한 후방 포도막염은 앞이 뿌옇게 보이고, 무언가가 떠다니는 듯한 잔상이 느껴지며, 심한 경우 시력을 잃는다.

- 피부 병변(모낭염, 결절 홍반)
모낭염으로 인해 작은 고름 주머니가 관찰되고, 얼굴에 여드름으로 혼동하기 쉬운 병변이 나타난다. 염증이 피부 정맥을 타고 올라갈 경우 띠 모양의 결절이 생기기도 하며, 결절 홍반이라고 불리는 동그랗고 붉은 반점이 하지에 나타난다. 이 증상들은 환자에 따라 동시에 나타나거나, 몇 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나타난다.

◇ 베체트병 합병증

베체트병이 무서운 이유는 후방 포도막염으로 인한 시력 상실은 물론 ‘신경 베체트병’과 ‘혈관염’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도 유발하기 때문이다. 신경 베체트병은 뇌졸중과 같이 반신불수 등의 후유증을 남기며, 혈관이 막히거나, 늘어나는 혈관염은 동맥 파열을 일으킬 수 있다.

◇ 베체트병 원인

베체트병의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인간백혈구항원(HLA)중 HLA-B51 유전자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으며, 최근 HLA 외에도 16개의 유전자 변이가 확인됨에 따라 여러 요인이 상호 작용하면서 면역 체계에 문제가 생기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 베체트병 검사

주된 증상: 구강 궤양, 음부 궤양, 안구 염증, 피부 병변
보조 증상: 관절염, 장 궤양, 부고환염, 혈관 질환, 신경학적 증상

베체트병의 객관적인 진단 기준이 없기에 임상적인 대표 증상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혈액검사를 통해 염증 수치와 다른 질환의 유무를 확인한 후, 확진을 내린다.

- 완전형: 주된 증상 4가지 모두 해당
- 불완전형: 주된 증상 3가지 해당 or 안구 염증과 주된 증상 1가지 해당
- 의심형: 안구 염증을 제외한 2가지 주된 증상 해당
- 가능형: 1가지 주된 증상 해당

◇ 베체트병 치료

증상이 나타나는 부위와 합병증 유무에 따라 다양한 약물치료를 시행한다. 구강 궤양과 음부 궤양, 피부 병변에는 콜히친을 복용하고, 각종 스테로이드제제(먹는 약, 바르는 약, 가글 타입)가 처방된다. 안구 염증과 신경 베체트병, 혈관염 등의 합병증에는 면역 억제제가 사용된다. 베체트병은 면역이 약한 사람들이 걸리는 병이 아닌,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자기 몸을 공격하는 자가 면역 질환이다.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구강 궤양과 함께 베체트병의 주된 증상이 한 가지라도 나타난다면 즉시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동부지부 건강검진센터>

이기성 기자 다른기사 보기